시소설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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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037회 작성일 12-04-20 12:38본문
욕심
벌거벗은 처음과 끝을 알면서도
텅 빈 것 같은 삶이 너무도 두려워
오늘도 그렇게 부풀려 갑니다
채워진 듯 채워진 줄 모르고
계속 그렇게 부풀려 갑니다
내가 누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언제나
더 크고 많아 보입니다
늘 나의 욕심은 좋은 뜻으로
너의 잘못은 그저 벌 받을 허물로
더 좋은 것을 너보다 더 가지려고
너의 아픔 따위는 결연히 밟아 섭니다
처음부터 이 욕심의 끝이
어떻게 될 줄 알고 있지만
끝내 모르는 척 부풀려 갑니다
마음 깊은 곳 어딘가 새겨져 있기로는
너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너의 허물을 나의 허물로
분노하고 단죄하기 보다
용서하고 화해하자
너를 외면하고 짓밟기 보다
더 돌아보고 더 감싸안자
아 부풀어가는 내 욕심을 건전한 삶의 방식인 양
포장 당한 지금 이 속살을 꺼내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만 집니다
20.04.2012 fatamorgana
벌거벗은 처음과 끝을 알면서도
텅 빈 것 같은 삶이 너무도 두려워
오늘도 그렇게 부풀려 갑니다
채워진 듯 채워진 줄 모르고
계속 그렇게 부풀려 갑니다
내가 누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언제나
더 크고 많아 보입니다
늘 나의 욕심은 좋은 뜻으로
너의 잘못은 그저 벌 받을 허물로
더 좋은 것을 너보다 더 가지려고
너의 아픔 따위는 결연히 밟아 섭니다
처음부터 이 욕심의 끝이
어떻게 될 줄 알고 있지만
끝내 모르는 척 부풀려 갑니다
마음 깊은 곳 어딘가 새겨져 있기로는
너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너의 허물을 나의 허물로
분노하고 단죄하기 보다
용서하고 화해하자
너를 외면하고 짓밟기 보다
더 돌아보고 더 감싸안자
아 부풀어가는 내 욕심을 건전한 삶의 방식인 양
포장 당한 지금 이 속살을 꺼내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만 집니다
20.04.2012 fatamorgana
추천2
댓글목록
한겨레님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아픔니다. 그래요, 아무리 다짐하고 다짐해도, 이미 이기심으로 포장되어 버린 내 속살을 꺼내는 일은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지요. 그래서 저도 님의 시를 읽으면서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fatamorgana님의 댓글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읽고 공감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이 밤에 봄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있네요. 정말이지 자기 마음 한 가운데로 가라 앉아 보면, '어떤 탓도 생각도 나이도 없는 삶'을 어렴풋이 함께 느낄 수 있나 봅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길 빕니다.
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님의 댓글
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깊이가 있는....의미가 너무나 많이 내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사월의 햇살아래에서 더욱 생각이 많아지게 됩니다.
fatamorgana님의 댓글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님. 혹 괜한 글로 생각을 복잡하게 해 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기쁨이 가득한 날들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