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377명
[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우당탕쿵탕 말썽일기를 시작하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4,307회 작성일 12-03-29 01:22

본문

아이를 기르며 소소히 벌어지는 일들을 하나씩 쌓아 그려나가는 일기쓰기를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사실 그동안 육아일기 쓰기가 뜸해진 이유는 유학샏도 아닌 아기엄마가 '유학일기방'을 점령하기 미안해서는 전혀 아니고 단지 육아일기로 시작을 했는데 아이가 점점 자라서 더 이상 육아일기라고 이름붙이기가 어색할 만큼 커버린 것이 4할 정도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6할의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개구장이로 자란 아이의 말썽이 너무 심해 어따 대고 떠들기가 창피해졌기 때문입니다. 남들은 모두 자식자랑을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얼마전 예전의 육아일기를 읽으신 분이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래서 그런 내용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하는 로고를 걸어두고 맘을 비워 아이를 계속 신뢰하기 위해서는 말썽꾸러기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그래서 육아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아니 이제는 육아일기가 아니라 올해로 아홉살 초등학교 2학년 짜리 개구장이의 '말썽일기'입니다. 개구장이를 기르는 많은 엄마들, 아빠들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그러면 그 첫 화. <수도꼭지의 수난> 편

--------------------------------------------------------------------------------------------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먼저 체중계에 올라간다. 아침 체중은 저녁에 잰 체중보다 조금 적기 때문에 살이 빠진 것 같아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물론 화장실은 체중계에 올라가지 전에 미리 간다.

그리고 늘 그렇듯 한숨을 살짝 내 쉰 다음 그 옆의 문을 통해 부엌으로 들어간다. 저녁에 싱크대에 담궈둔 그릇들을 얼른 치우고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날은 싱크대에 수도꼭지가 없었다. 개수대의 속의 그릇들은 그대로 있는데 수도물이 나오는 그 꼭지가 없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이런, 수도꼭지가 부러져 있었다. 상하로 움직어 물을 트는 레버부분은 그대로 있는데 물이 나오는 부분이 동강나 있었다. 혹시나 하고 레버를 살짝 위로 들어올리니 부러진 꼭지의 남은 부분의 물구멍에서 힘찬 물살이 곡사포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내 가슴 쪽으로 뻗어온다. 물은 나를 적신 후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며 부엌바닥을 물투성이로 만들었다. 그릇이 담긴 개수대에는 한방울도 안들어간다. 레버를 아래로 누르니 물줄기는 뚝 멍추었다.

"산아-!!!, 너 여기 수도꼭지가 왜 이렇게 되어 있는지 아니?"

산이는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뗀다. 그러나 집에서 나보다 더 먼저 일어나는 사람은 산이 밖에 없다. 산이가 분명 찬장 높은 곳에서 뭔가를 커내려고 수도꼭지를 딛고 올라섰을 것이다. 집의 찬장 맨 윗칸은 나도 의자 위에 올라서야 손이 닿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나는 그 칸에 와인잔을 넣어 두는데 산이는 금지된 그 잔으로 물을 마시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아이가 부정하는데 증거도 없이 아이를 무조건 혼낼 수도 없고... 으이구...

부엌에 수도물을 못쓰게되니 도저히 불편해서 살 수가 없다.

당장 수도꼭지를 사려 나섰다. 아이가 도저히 부러뜨릴 수 없는 제대로 된 것을 사야겠다.

바우마크트로 갔다. 부엌가구 코너로 가서 수도꼭지를 찾으니 세상에... 이렇게 종류가 많다니... 옷을 고를 때 보다 훨씬 더 어렵다. 모양 뿐 아니라 아이가 공격할 수 없는 종류의 수도꼭지여야 하고 매일 쓰는 것이니 기능도 따져봐야 하고.. 에고.. 가격대도 봐야하고.. 이렇게 물건하나 고르기가 어려워서야...

그리고 하나를 골라왔다. 우리집 싱크대에 비해 좀 크다싶기는 하지만 산이가 절대로 공격할 수 없을 것이다. 생긴 것이 독일단어 '물닭 (Wasserhahn)'를 정말 딱 연상시킨다.

<사진 > (현재 사진이 이 위치에 안잡히고 의도와 다르게 맨 뒤로 올라가버렸음)

우헤헤헤.. 이제 산이가 다시는 싱크대 수도꼭지를 디디고 올라서지 못할 것이다.
추천4

댓글목록

dada님의 댓글

dad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들이야기여서 반갑네요.
어제 제가 5살 난 딸아이에게 
" 어떻게 이렇게 이쁘세요 ? 방법이 무엇입니까 ?"장난으로 물어보았더니
그녀의대답은 " 엄마보다 젊기때문이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하하하하... 대박이네요..

딸아이가 너무 예쁠 것 같아요. 저는 딸이 없어서 딸 있는 분들 보면 부러워 죽어요.

그래도 다행이 산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사람인 엄마인줄 알아서 그 맛에 살아요. 홍홍

bravokim님의 댓글

bravokim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8개월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요...조만간 저도 그런일들을 많이 당하겠죠...?^^

수도꼭지 비싼놈으로 하셨네요..제 와이프도 그런걸로 해달라고 하는데...ㅋㅋ 수도꼭지를 바꾸려면 주방 가구를 전부 바꿔야해서...수도꼭지를 바꿔달라는건지..주방가구를 바꿔달라는건지원~~
혹시 댁이 뒤셀은 아니시죠...다니는 킨더아르츠트에도 산이라는 아이가 있다고 헤베메가 아냐고 묻더라고요.. 한국사람은 다 아는 사이인줄 아니참나...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뒤셀은 아니에요.

그리고 산이가 생각보다 흔한 이름이더군요. 제 친구 아들도 산이에요.

그리고 저 수도꼭지는 '오비'가서 저런 비슷한 다른 것들 보다는 좀 더 싸게 샀어요. 대신 크기가 우장바우처럼 커요. 사진에 거의 위의 찬장에 닿을 만큼 자리잡고 있는 것 보이시죠? 덕분에 산이가 더 이상 거기에 올라설 수 없게 되었지요.

연금술사님의 댓글

연금술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투에 올라온 목로주점님의 인터뷰를 듣고는 육아일기를 검색해서 다시 읽었던 1인으로 우당탕쿵탕 말썽일기가 정말 반갑네요. ^^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rhein님의 댓글

rhei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아주 재밌게 읽고 댓글 쓰고자 폼잡다가,
수도꼭지 사진을 잘 보셨다는 다른 분들 의견도 있어서 다시 올라가 사진을 보았는데요.
다름아닌 칼들의 위엄에, 저는 버쩍 얼어버렸습니다 ㅠ  저 칼들, 끝까지 잘 붙어있나요 목로주점님?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럼 지가 붙어있어야지, 안붙어있으면 어쩔건가요?
감자깍기, 도라이버, 클립, 벼라별 것들이 다 붙습니다.

[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17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6 08-18
116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6 08-05
115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4 06-25
114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3 07-24
113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7 04-26
112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3 04-06
111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2 03-31
열람중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8 03-29
109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6 06-04
108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3 04-19
107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9 04-18
106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5 08-02
105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4 05-20
104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3 04-07
103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9 04-05
102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3 01-12
101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3 07-30
100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85 11-07
99 유학일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5 10-04
98 사는얘기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7 10-03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