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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아름다운 호수, 보덴제에 면한 마을 바서부르크와 린다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13,081회 작성일 05-05-27 07:43

본문

wass01.jpg 
 
멀리 알프스산이 바라보이는 호수, 보덴제(Bodensee)에 다녀왔다.

이곳은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속해 있는 동시에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접경 지대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사진 속 나루터에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국기 및 유럽 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그냥 말로만 넘어가면 이곳에 대해 감이 잘 안 올 듯 하여 지도를 만들어 봤다.


bodensee.jpg
 
지도 윗부분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중부 유럽에서 보덴제의 위치,
아랫부분은 보덴제에 면한 도시들을 보여주기 위해 부분 확대한 지도이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맞닿은 곳에 이 큰 호수는 자리잡고 있다.
내가 방문한 곳은 그 가운데 아랫부분 지도에 표시된 바서부르크와 린다우.
맞은편 콘스탄츠 역시 유명한 관광 명소라는데
이곳에 한 일주일 정도 느긋이 머물면서
호수 한 바퀴를 서서히 둘러보는 것도 좋은 휴식이 될 것 같다.


바서부르크(Wasserburg)
 
이곳이 보덴제에 위치한 작은 휴양 마을 바서부르크이다.
나룻가에 누워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자연 속에서 작은 한 점으로만 느껴지는 곳.
 

wass02s.jpg
 
기차에서 내려 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입구에 위치한 시청 앞에서 귀여운 간판이 반겨준다.
"바서부르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w01540.jpg
 
작은 간이 기차역에서 내려 환영 간판을 지나면
호수로 향하는 작고 아기자기한 길의 입구가 이렇게 나타난다.
 
 
wass04.jpg
 
그 길에는 온통 흐드러진 꽃들로 장식된 예쁜 집들...
 
 
aw02540.jpg
 
호수에 거의 다다르면 예쁘장한 호텔과 레스토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사랑스런 아우구스틴 호텔' 간판 앞 우물.
 
이곳의 호텔과 요리집 이름 중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 너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O, Du Lieber Augustin)'이 여러군데나 있어서 특이했다. 
 
'아우구스틴' 민요는 우리가 어릴 적에 불렀던
'동무들아 오너라, 서로들 손 잡고, 노래하며 춤추며 웃어보자...'라는 동요와 멜로디가 같다.
 
'아우구스틴'의 가사는 조금 더 슬프고 무상하다.
 
'오, 너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모든 것은 떠나갔네
(O, du lieber Augustin, alles ist hin.)'
 
헤르만 헤세의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보면
술에 취한 한스 기벤라트가 죽음을 앞둔 저녁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장면이 있다.
 
'한스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오, 너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아우구스틴, 아우구스틴,
오, 너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모든 것은 떠나갔네.
 
노래가 채 끝나기도 전에 가슴이 저리도록 아파왔다.
어렴풋한 상념들과 추억들, 수치심과 자책감이 음울하게 물결치며 한스를 뒤덮었다.'
 
 
wass03.jpg
 
'아우구스틴'에 관한 상념에 잠시 젖다보면 어느덧 호수에 다다른다.
 
호수에 이르면 온통 고요한 가운데 물소리만 들린다.
물 위를 조용히 노니는 오리들이 평화로움을 더 해주는 듯한 조용한 마을.
 
 
wass05.jpg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감히 자연의 정적을 깨트리지 못한다.
자연의 일부로 동화될 뿐...
 
 
aw03540.jpg
 
호수의 다른 편에서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미역을 감고 있었다.
 
바다처럼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마냥 쉬고 싶기도 했고...
 
 
aw04540.jpg
 
이런 배 위에 사뿐 올라타 보고 싶기도 했다.
 
 
aw05540.jpg
 
저 알프스 산의 끝에 닿도록 멀리 멀리... 호수를 누비고 싶었다.
 
이곳에서 기차로 10여분 남짓 떨어진 곳에 린다우가 있다.


린다우(Lindau)

기차로 불과 10분 떨어진 곳이지만 두 도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바서부르크는 앞서 언급했 듯 들리는 거라곤 물소리 뿐인 고요한 휴양도시,
반면 린다우는 활기찬 사람들로 가득한, 생기 넘치는 관광도시였다.
 

lindaupaul.jpg
 
이곳은 린다우.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이렇게 탁트인 호수가 펼쳐진다.
이 도시의 가장 전형적인 상징물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이렇게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것도 축복받은 재능인 것 같다.

바서부르크에서는 다들 평온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반면,
린다우에는 카메라 들고 분주히 돌아다니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aatuer.jpg
 
보덴제는 물이 갈라놓은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3국의 자연 국경이다.
그래서 보덴제에 면한 도시 린다우에는 이런 세관이 있다.
딱딱한 세관이지만 도시의 분위기를 조금도 해치지 않는 친근한 모습이다.
 
 
al01540.jpg
 
호수 뒤편으로 시내로 조금 걸어들어가면 예쁘장한 건물들이 보인다.
바서부르크와 조금 비슷한 듯도 하지만,
린다우의 시내는 역사가 오랜 건물들이 벽화로 단장되어 있어 역시 면모가 사뭇 다르다. 
 
 
al02540.jpg
 
시내를 단장한 벽화들 가운데는 15세기 한스 홀바인의 작품도 있다고 한다.
 
 
al03540.jpg
 
홀바인이 그렸다는 벽화는 찾지 못 했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인데 홀바인의 작품이 아니면 어떠리.
 

turm.jpg
 
앞에 보이는 것이 13세기에 축조된 옛 등대,
뒤에 보이는 것이 19세기에 건축된 새 등대.

옛등대는, 라푼젤과 별 상관없는 건물이지만,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습이라서 그런지
귀엽게도 라푼젤의 머리를 땋아서 늘어트려 놓았다.
저 머리채에 닿으려면 왕자님의 점프력이 굉장해야할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난다.
 

vogels.jpg
 
새들도 포즈를 취해주었던 곳,
시인 횔덜린이 '보덴제의 진주'라 일컬으며 칭송했던 곳, 아름다운 린다우.
 
평화로운 호수가 있는 물의 도시를 그저 보고 싶어 저 남쪽 국경까지 무작정 발길을 옮겼더랬다.
 
 
* * *
써놓고 보니 '유학일기' 게시판에
유학 와서 공부하는 얘기는 안 쓰고 여행 놀러다닌 이야기만 올리게 되었네요.
 
공부도 하는데... 믿어주세요... 쿨럭...
추천11

댓글목록

유지원님의 댓글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토님, 린다우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셨다니 반갑네요. :)

올려놓고 나서 내용을 다시 확인해보니 배꼽만 보이던 사진이 몇개 있었군요.
모두 수정했습니다.

세토님의 댓글

세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로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저는 린다우를 두번갔었는데 한번은 오후늦게 도착해서 바로 돌아와야 했기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두번째에는 2년전 그 무덥던 여름에 가서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껏 즐길수 있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한번쯤은 가볼만한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물론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접근이 용이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뮌헨쪽에 가실 일이 있는 분들은 그곳에서 아침에 열차를 타고 출발을 하시면 몇시간정도는 충분히 즐기실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랑할수록님의 댓글

사랑할수록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우구스틴 노래 말인데요. 인용하신 가사 뒤에 이어지는 부분도 물론 아시지요?

오, 너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O, du lieber Augustin,
아우구스틴, 아우구스틴, Augustin, Augustin,
오, 너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O, du lieber Augustin,
모든 것은 떠나갔네. Alles ist hin.

이러다가 다음 가사가 이렇게 되잖아요.

Geld ist weg, Lieb ist weg,
Alles weg, alles weg.
O, du lieber Augustin ,
Alles ist hin.

처음 이 노래 접했을 때, '돈 떨어져, 여자 떨어져 나가, 모든 걸 다 잃어버린' 아우구스틴의 처지가 몹시 애처로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그러한 인생의 귀결이 뭐 그럴 수 밖에 있겠느냐는 생각도 들었다는...^^

그 언제던가 여행 중에 그저 스쳐지나가버렸던 곳의 아름다움과 아쉬움을 새삼 불러 일으켜주시는 멋진 사진들과 글에 대한 시새움(?)에 그저 한 말씀 토를 달았습니다. 언제이던 한번 가보고 싶군요.
매번 멋진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곳 소개해주시기를...

dobo님의 댓글

dob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지원씨 사랑합니다.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운 장면과 내용을 담아 올 수 있는지요. 이번 사진 너무 아름다워 제 바탕화면으로 깔았습니다. 바서부르크의 호수위에 오리둥둥 떠있는 사진 말입니다.
다음에 독일을 여유있게 다녀올 기회가 있으면 전 유지원씨의 사진을 따라 기행 해볼겁니다.

낮에뜨는별님의 댓글

낮에뜨는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덴제 이름만 듣고,,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내년에 꼭 가야겠습니다...  올해는 갈곳이 너무 많아서...

진달레님의 댓글

진달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보덴제는 바덴-뷔텐부륵주에 속할 것 같아요. 바이에른주와 같이 남쪽에 위치해 있긴 한 데,훨 서쪽에 치우쳐져 있는 편이거든요. 콘스탄츠로의 이사를 생각중이라, 더 잘 읽었답니다.
아우구스틴에 대한 상념끝에 이르른 보덴제의 사진은 바이에른주의 킴제(chiem-see)의 프라우엔인젤(Frauen-Insel)과 비슷한 느낌인데, 색깔은 더 밝아보입니다.^^

유지원님의 댓글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콘스탄츠가 관광지로는 린다우보다 유명한 것 같은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아우구스틴 뒷부분 가사를 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탕아의 이미지는 서양의 문학과 구전에서 많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한 원형인 것 같아요. :)

공기놀이님의 댓글

공기놀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덴제를 접한 많은 도시들이 바덴-뷔템베억 주에 속합니다. 린다우를 포함한 남쪽 일부가 바이어른 주이구요.
콘스탄츠는 보덴제에서 젤 큰 도시이자 대표도시라서 아마 더 유명할 겁니다. 많은 한국분들은 린다우를 찾으시던데 보덴제 사는 저로선 왜 그런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아, 참. 그곳에 정기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 모임인가 학회가 있다던 남편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보덴제는 어느 곳에서 바라보던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곳 여행엔 독일에서 나온 여행책자 한권쯤 보고 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럼 한국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들을 많이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요즘 날씨가 좋아서 유지원님의 멋진 사진들과 똑같은 풍경을 늘 즐기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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