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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공과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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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4,562회 작성일 11-04-19 00:34

본문

산이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참관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독일학교는 기본적으로 사시사철 실내 체육관에서 체육수업을 하고 여름이 되어 날씨가 아주 좋을 때만 예외적으로 야외에서 체육수업을 한다. 

체육관에는 남녀 탈의실이 달려있어서 체육시간 전후로 아이들은 모두 체육복으로 갈아입어야 하고 그래서 모든 학생은 초등학교 입학시 책가방외에 운동주머니를 하나씩 반드시 마련한다. 그 안에는 실내전용 운동화와 체육복만 들어있지만 아주 중요한 거라서 체육시간에 그걸 잊고 안 가져가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체육관 귀퉁이에 놓인 긴 나무의자에서 대기하거나 심지어 탈의실에서 기다려여만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산이 체육수업 시간에 나도 내내 그 긴의자에 앉아있었다.

독일의 학교는 교사의 자율성도 큰 편이다. 독일 학교에도 물론 기본교과과정이 있어 몇 학년 때 무슨 내용을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는가는 교사가 맘대로 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교사에 따라 수업 방법이 판이하게 달라서 같은 학년이라도 배우는 것이 천차만별이이다.    

산이의 체육선생님은 굽실굽실한 긴머리 금발의 멋장이 중년 부인인데 체육시간 내내 팝송을 틀어놓았다. 그리고 자유운동 시간도 아주 많아서 첨에는 노는 시간인지 수업시간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었다.

수업을 연거부 참관하다보니 그 무한정 방임같아 보이는 체육시간의 틀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고 음악도 남달리 선정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매시간마다  빠지지 않고 흘러나오는 음악이 마이클 잭슨의 노래인데 반복해서 들을 수록 그가 진정 '음악의 천재'였음이 실감되었다. 그의 음악은 뇌의 어느 중추를 건드리는 것이 분명하다. 다른 노래들은 그냥 다 흘려듣는 나에게 그의 음악은 어느새 가만히 앉아만 있지 말고 막 몸을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신체로 하여금 더 높이, 더 빨리 달리게끔 하는 호르몬을 마구마구 분비시켜 운동의 극대화를 꾀하는 음악인 것 같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는 좀 길다 싶은 90분 연속수업이기 때문에 수업의 마지막 15분 정도는 거의 늘 자유시간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기구실에서 공이나 끈, 웨이브 보드, 훌라우프 등등 각종 운동기구들을 꺼내어 자유롭게 놀았다. 그런데 학급의 남학생들은 떼거지로 선생님께 몰려가서 제발 축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졸라 마침내 공하나를 받아서는 체육관 구석에서 죽어라 축구를 하는 것이다.  

여자 어린이들은 여러 운동 기구들을 바꿔가며 이것 저것 시도하는데 비해 남자어린이들은 첨부터 끝까지 공만 쫒아다닌다. 산이를 제외한 남학생 전원이! 한번도 빠짐없이 매 주마다!

그리고 체육시간이 끝나고 나면 남자 탈의실이 엄청 시끄럽다. 축구 때문인다. 누가 반칙을 했느니, 누가 뭘 잘 못 했느니.. 매 주마다 싸워서 안싸우고 건너띄는 날은 단 한번도 없었다. 아하 훌리건이란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 것이구나..

보다 못한 체육선생님이 

"너희들은 또 싸우냐? 분명이 내가 지난 시간에 주의를 주었을텐데! 이제부터 4주간 너희반은 축구금지다.  "

남자 아이들의 사이에서 탄식 새어나온다. 

"그래도 이제 곧 부활방학이니 정작 수업에서는 2주만 건너뛰고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이야. 너무 실망하지 말거라"

선생님은 고 녀석들이 한편 불쌍하였는지 위로를 조금 해 주신다. 

"너희들 뿐 아니야, 오늘 F 반도 축구금지 당했거든."


굴러가는 공이 그렇게도 좋을까?   

분명 신은 남자를 창조할 때 굴러가는 둥근 물체를 보면 피가 끓도록 만들어 두신게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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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자들이 공을 좋아한다는 거.<BR>월드컵 축구 보면 알겠더군요.<BR>저는 예전에 그런 생각도 해보았지요.<BR>그렇게 좋은 공, 축구 할 때 한 20개쯤 가지고 하지 왜 한 개만 가지고 하나.<BR>성인 남자 20명이 공 하나를 가지고 그러는지......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쵸? <BR>왜 공 하나만 가지고..<BR><BR>그런데 명랑운동회에서 공 여러개 가지고도 변형축구도 해요.&nbsp;&nbsp;<BR><BR>한 50-60여명이 떼거지로 운동장에 들어가서 축구공 3-4개 가지고 하는 건데 심판도 물론 여러명이 들어가고요. 정신없어서 정말 재미있어요. <BR><BR>전 직접 해보지 않고 구경만&nbsp;했지요.<BR>&nbsp;<BR>생각해보니 제가&nbsp;초등학교 때는 한반에 70명도 넘었는데&nbsp;그 중 남자아이들만도 40여명 가까이 되었거든요. 여자어린이들은 축구공이 어떻게&nbsp;생겼는지 볼&nbsp;기회도 주어지지&nbsp;않았던거 같아요. 제가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이유가 아마도 거기서 비롯..&nbsp;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하하하, 공이 좋으면 한 20개쯤 가지고 하지 왜 한 개만 가지고 하냐는 말에 포복졸도 하고 갑니다. <br>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로주점님 은근 치마바람????&nbsp; 아그들 핵교엔 왜 그리 자주 가시누??? <BR><BR>그런데여.. 독일선생님들도 부모가 학교생활에 관심보이고 또 학교후원회에 기부금 많이 내고 그러면 많이 봐 주던디...ㅎㅎㅎ<BR><BR><BR>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에궁..<BR>바람 일으키는 그런 근사한 요술치마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BR><BR>미모님은&nbsp;왜 학교에 갔는지 그렇게 궁금하셔요?<BR>솔직히 고백하자면..<BR><BR>애가 입학하기가 무섭게 학교에서 사고를 좀 쳤어요. <BR>교장이 절 부르더군요. 학교에서 만약 큰 사고가 나면 그 책임 못진다. 그러니까 엄마가 와서 아이를 감시하라고 하더군요. 특히 체육시간에..&nbsp;<BR><BR>그래서 가서&nbsp;있었다우.<BR><BR>기부금 못내니까&nbsp;가서 몸으로라도 떼우는거죠.&nbsp;<BR><BR>근데 가서 체육선생님 얼굴만 보고 오는데 그것도&nbsp;효과가 있을까? 담임선생님을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BR><BR>&nbsp;</P>

  • 추천 1

미미모나님의 댓글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담임선생님이 마지막 결정권을 쥐고 있지만 다른 과목선생님들의 입김도 무시 못합니다.<BR><BR>울 아들은 유치원 때 부터 말이 너무 많아서 선생님한테 묵념하는 벌을 많이 받더니만 결국 김나지움에선 제가 선생님한테 불려갔습니다.. 말이 너무 많아서 수업을 이끌어갈 수가 없다나요? 선생인 자기보다 말이 더 많으면 선생인 자기는 뭘 하냐고.... ㅠㅠ<BR><BR>아이들이 몸싸움을 많이 하면 운동을 시키면 된다는데 말이 많은 아이들은 뭘 시켜야 하나여~~~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그럼 체육선생님께도 알랑방구를 뀠어야하는 거였나요?<BR><BR>이런, 이 미련퉁이곰퉁이가&nbsp;체육선생님께 '예쁘시네요' 말 한마디 건넨 적도 없는데..후회막급..<BR><BR>그런데 학교에서 신청한 수업도우미가 드디어 배정되어서 이젠 제가 더 이상 학교에 안가도 되거든요. 한발 늦었다....<BR><BR>그리고&nbsp;님의 아드님은 웅변을 시키면 어떨까요?

미미모나님의 댓글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하하하... 알랑방구.. 한 오십년전에 들어본 말 이네요..ㅎㅎㅎ<BR><BR>체육선생님힌텐 "몸매 좋다" 가 젤 잘 먹힐 것 같은디...^^<BR><BR>저도 안 그래도 어디서 웅변같은 거 안 가르치나...찾아보는데 안 보이네요..<BR><BR>요샌 그래도 노래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말이 좀 줄어들긴 했슴다...ㅋㅋㅋ</P>

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또리님, 정말 웃기지요? 저는 노엘리님의 답글에 이어 미미모나님이랑 목로주점님이 대화하는 소리 듣고 정말 넘어갔습니다. 아하하하 재밌어라.<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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