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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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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880회 작성일 11-03-08 22:58

본문




긴 잠에서 깨어나
그토록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햇살을 맞으며

오래도록 기다렸던 봄
그를 한 번 꼬옥 안아 봅니다

그런데 그의 품은 아직
너무나 차갑고 팔 다리는
얼어 붙어 있습니다
추운 겨울 오래 노숙을 하며
두겹짜리 상자만 덮고
지낸 탓 입니다

낮에는 거리에서 상자를 주웠고
침묵과 단둘이 긴 밤을 보내며
첫사랑 행복했던 시절과
아픔의 순간들 미안과 불안과
절망을 되새겼습니다

변함없이 봄은 찾아 왔으나
그의 가슴은 아직
무척 차갑고 팔 다리는
얼어 붙어 있습니다

09.03.2011 fatamorgana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고 있으나,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이들의 몸과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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