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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유학생의 애환이 담긴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시소설 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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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150.178) 댓글 2건 조회 3,887회 작성일 10-12-23 15:16

본문

봄꿈
 
 
누군가 속삭인다
이 끝없는 싸움의 끝은
또 다른 싸움의 시작일 뿐이라고
 
서로 기쁨에
얼싸안고 눈시울 적시던
달콤한 기억 사라진 지 오래
 
꽁꽁 언 가슴 한 켠에서
한 자루 서슬선 칼 뽑아 든다
칼날에는 아주 조그맣게 라틴글자로
in terra pax hominibus bonae voluntatis
라고 새겨져 있다
 
마치 이 땅에서
자기만 좋은 뜻을 갖고 있고
응당 자기 것으로 믿는 그 평화를
그 칼을 써서 앗아 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싸움이 끝나면 내가 잃을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패배자가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칼을 먼저 버릴
용기를 애써 깊숙히 감춘다
 
그래도 우리 꿈 속에서는
온 땅에 푸르른 봄이 찾아와
서로 녹은 가슴으로 얼싸안으며
그 끝없던 싸움의 철없음을 추억하리라
 
 
23.12.2010 fatamorgana
 
모두 서로 평화를 나누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잠시 봄꿈 꾸듯이 이 시간들을 그렇게 보내시기를 빕니다.
추천0

댓글목록

Jeremie님의 댓글

Jerem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1.♡.86.97) 작성일

<DIV>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이 글을 읽자니 전 웃음이 나는데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DIV><DIV>칼을 뽑아들 것 같은 팽팽함이 감도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구요.</DIV><DIV>이제 겨울 시작인데 벌써 따스한 봄을 그리시네요. &nbsp;</DIV><DIV>곁에 있다면 따뜻한 차 한잔 타 드릴텐데요..</DIV><DIV>(사실 저는 칼을 품기만 하지 않고 얇게 썰어 먹어버리고 싶더군요.)</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7.♡.150.117) 작성일

<DIV>안녕하세요. Jeremie 님</DIV>
<DIV>&nbsp;</DIV>
<DIV>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또 집단의 차원에서,&nbsp;상처를 받으면, 평화를 지킨다는 거창한 이름으로 다시&nbsp;상처 주려고 서성입니다. 싸움이 끝이 없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상처 받았을 때, 먼저 내가 품은&nbsp;칼을&nbsp;버리고 오히려 상대를 안아 주는 용기가 진정 세상의 상처, 우리의 상처를 더 낫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좀처럼 받는 상처는&nbsp;쉬이 알아 차리지만, 주는 상처는 주고도 잘 모르거나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nbsp;실제로는 상처를 받기보다 주로&nbsp;주고 살면서 말이지요.</DIV>
<DIV>&nbsp;</DIV>
<DIV>한 잔 따스한 차 곁에서 마신 셈 치겠습니다. 향이 좋군요. 고맙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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