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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교수님과의 인사법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melang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6,294회 작성일 05-04-14 18:58

본문

얼마 전 교수님과의 관계에 대해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그 때 여러분들의 조언을 듣고 좀 더 신중하게 (되도록 둘이 있는 자리를 피하는 등) 행동하면서 조심하고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일(?)이 터졌지요.

친하게 지내는 남자친구가 마침 도서관에 왔길래 같이 자판기 커피 한 잔 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선생님이 보신 모양입니다.
복도에서 선생님이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바로 따라 들어갔는데,
저를 보시는 선생님의 얼굴 - 그렇게 빨개진 얼굴은 이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눈빛도...

그리고나서 저는 안에 들어가서 선생님과 약속에 있었기에 기다리고 있는데,
선생님은 들어오실 생각을 안 하고,
밖에서 유리잔, 접시를 집어 던지시는지(밖에 간단한 씽그대랑 조리대가 있거든요) 쨍그랑 하면서 마구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만, 조금 있다가는 무슨 박스를 밟아 뭉게시는지, 뜯으시는지 정말 저희 Institut 전체가 울리게 큰 소리들을 내시더군요. 원래 그러신 분이 아니시거든요. 정말 그 소리들을 들으면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가슴이 쿵쾅쿵쾅거리면서 손발이 저리고 식은땀이 났습니다.

그리곤 조금 있다 들어와서는 저에겐 이렇다할 한 마디 말도 없이 제 앞을 왔다갔다 왔다갔다 수도 없이 왔다갔다 하며 다른 일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전 다음 약속이 있다고 하고 그냥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여전히 발갛게 상기된 선생님 얼굴을 보면서요...

나오면서 정말 황당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선생님을 한 번도 남자로 생각한 적도 없고 (30년도 더 차이나는 그냥 할아버지인데다가),
그저 전 한국에서 교수님들을 대하는 습관대로 늘 웃으면서 공손하게 대한 것 뿐인데...
게다가 어제 일도
그 친구가 제 남자친구인지 그냥 Kollege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같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는 일 하나로 저렇게 흥분하며 티를 낸다는게,
한편으론 저 사람 Pschyo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물론 제가 오버하는게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 얼마 동안 다른 참 많은 일들을 미루어 볼 때 분명히 오버는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괜히 오버하는게 아닌가, 선생님은 그저 너무 친절하신 분일 뿐인데 문화적 차이를 내가 잘못 이해하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들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거지요.

가끔 선생님을 보면서 물론 학문적으론 뛰어나지만,
저렇게 지내는 삶이 무슨 재미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에 중독되어 사시는 게 (원래 일중독들인 독일 교수들 중에서도 좀 더 심하신 편입니다)
조금은 안타깝고 안되게 생각되었었는데,
사람이 그렇게 살다보면 자기만의 세계 속에 빠지게 되는지...

어쨌든 담달에 promotion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맘이 아주 심란합니다.
사실 더 일찍 할 수도 있었는데,
선생님이 계속 시간을 질질 끄시는 바람에 계속 늦어지고 늦어져서 담달 5월이 된거거든요.
그래서 제 속이 정말 탑니다.
여기까지 유학와서 공부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왜 이런 일까지 겪어야 하는지...
요즘 너무 지치고, 생각하면 눈물 밖에 나오지 않네요.

저 같은 일 겪으신 분들 또 계시나요...
결국 다 제 잘못이겠지요, 제 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추천6

댓글목록

하일트님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사 학위 시험을 한 달 남기고 이런 상황에 빠지다니 정말 난감하시겠어요. 스캔들 커질까봐 학교 친구들이랑 함부로 의논하기도 힘드실테고...

그런데 왕년에 제자였던 한참 젊은 여자와 커플되어 결혼하는 남자 교수들의 경우가 가끔 있긴 있습니다. 지도 교수로서 학위 취득이 한 달 남은 제자에게 대쉬를 했다는 사례 까지는 못들어봤습니다만 학생과 강사가 어찌어찌 사귀게 되었다는 사례가 가끔은 보여요. 그러니까 님의 지도 교수 입장에서는 자기가 그리 비상식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무스타파님의 댓글

무스타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이런말씀 드려도 될진 모르겠지만 그 교수님도 어쩐지 참 안쓰러워요.
정말 속상하시겠죠 곧 박사 학위 받을텐데 생각지도 못한 이런 일땜에..
그런데요 전 그 교수가 그냥 그러다 말거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고백을 할수도 있겠죠.
하지만 자기의 감정땜에 학위에 어떤 문제가 생길일을 하지는 않을것 같아요.
그냥 이건 제 느낌이예요.
죄송합니다. 별로 도움이 못되서...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이런 황당한 경우에 대하여 많이 생각해 봤는데요. (우리나라 여학생들이 착하게 선생님말을 잘 듣고 잘 따르니 노인 분들이 아주 좋아 하시는 것 같다는 비슷한 경험이 정도는 약하지만 저도 있습니다.)

차라리 잘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교수님이 melange님이 자신이 독점한 애인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신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동안 설혹 님이 교수님께 굉장히 친절하게, 공손하게 잘 따라서 교수님이 설혹 날를 좋아하나보다 하고 오해를 하셨을 지라도 그것은 단지 당신 혼자만의 감정으로 쌍방이 합의한 것이 아니므로 다른 남자와 같이 커피마신 장면을 보고 설혹 질투의 감정을 불태우시더라도 그건 그분 사정이고 그를 이유로 겨우 한달 밖에 안남은 제자의 학위에 문제를 만드시진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냥 님을 헤픈 여자로 판단하고 화를 내다가 스스로 체념 하실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분도 교수라는 지위에 대한 체면이 있기 때문에 공연히 일을 크게 만들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혹시 그분이 따로 시간을 내어 프로포즈라도 하신다면 그땐 솔직하고 예의바르게 님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 중요할 것같아요. 교수님을 존경한다. 교수님의 음악에 대한 열정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 배우고 싶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남자로 교수님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무엇보다 난 고향인 한국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 거기서 하러고 계획 중인 일도 있다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교수님이 스스로 그분 감정을 정리하고 정상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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