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기다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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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5,758회 작성일 09-12-10 12:07본문
기다림의 시간
돌아올 시간이 벌써 한참 넘었는디
여태 나가 보지도 않는겨
걱정도 안되내배 참말루
오늘도 야속한 며느리에게 역정을 냅니다
구부러진 허리에 뒷짐을 지고 혼자서
신작로에도 나가 봅니다
실은 손주의 얼굴도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손주의 모습은
때로는 어릴 적 미웠던 동무가 되고
때로는 시집왔을 적 귀여운 남편이 되고
때로는 어렵기만 했던 친척 어르신이 되고
때로는 정겨운 아들이 됩니다
기다림의 시간에 나는
꼭 과자봉지들을 고이고이 접어
경대 서랍에 한데 모셔 둡니다
손주가 돌아오면 기쁨에 휩싸여
어찌 불러야 할 지도 모른 채 말없이
그렁그렁 눈물만 고입니다
손주는 피곤하다며 이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아 기다림의 시간은
정말이지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10.12.2009 Fatamorgana
돌아올 시간이 벌써 한참 넘었는디
여태 나가 보지도 않는겨
걱정도 안되내배 참말루
오늘도 야속한 며느리에게 역정을 냅니다
구부러진 허리에 뒷짐을 지고 혼자서
신작로에도 나가 봅니다
실은 손주의 얼굴도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손주의 모습은
때로는 어릴 적 미웠던 동무가 되고
때로는 시집왔을 적 귀여운 남편이 되고
때로는 어렵기만 했던 친척 어르신이 되고
때로는 정겨운 아들이 됩니다
기다림의 시간에 나는
꼭 과자봉지들을 고이고이 접어
경대 서랍에 한데 모셔 둡니다
손주가 돌아오면 기쁨에 휩싸여
어찌 불러야 할 지도 모른 채 말없이
그렁그렁 눈물만 고입니다
손주는 피곤하다며 이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아 기다림의 시간은
정말이지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10.12.2009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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