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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앉아서 오줌누는 독일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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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와자잣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919회 작성일 06-03-31 20:03

본문

여긴 우리 시댁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으로 긴 나무복도가 나오고 복도를 따라 몇개의 문을 지나면 왼편으로 화장실이 있다. 그 집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구식주택이라 구조가 화장실 따로 목욕실 따로이다. 화장실은 1평이 될까 말까하는 공간에 변기 하나 세면대 하나 변기뒤로 조그만 창문 하나 달랑 달려있다. 문이건 벽이건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 늘 썰렁하다. 겨울에도 라디에터를 트는 일이 별로 없고 여름이어도 천장이 높아서 그런지 사시사철 늘 썰렁하다.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볼일을 보고 있노라면 오른편으로 손바닥만한 액자에 넣어진 그림들이 보인다. 어떤 화가가 그린 곤충그림 6점이다. 쇠똥구리인지 말똥구리인지 모르겠지만 다 딱정벌레류인 갑각류이다. 볼일을 마치면 대충 수습하고 몸을 돌려 변기의 물을 내린다.
그때, 뜨아! 변기물통 바로 위 정면으로 붙어있는 포스터 하나!
들어갈때는 썰렁함에 몸을 떠느라 못보고 볼일볼 때는 딱정벌레 그림 보느라 못봤지만 물을 누르려 몸을 돌리는 순간 보게된 이 손바닥만한 포스터가 바로 '앉아서 오줌누는 남자' 포스터이다.

초등학교시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포스터는 다섯가지 이하의 색을 써서 그려야 하며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간단명료하게 그림속에 나타나냐 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 포스터는 선생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라 한눈에 무엇을 말하는 그림인지 알 수 있었다.
검정색 선만으로 간략하게 그려진 '앉아서 오줌누는 남자와 서서 오줌누는 남자'를 비교한 포스터.
앉아있는 남자의 거시기가 변기밑으로 향해있고 세가닥의 오줌줄기 역시 얌전하게 변기안으로 졸졸졸. 이 그림에는 O표.
서있는 남자의 거시기가 변기밑으로 향해있기는 하나 여러가닥의 오줌줄기가 여기저기 튀기며 후두두둑. 이 그림에는 X표.
난  웃자고 붙여논 포스터라고 생각했다. 우리 시어머니는 좀 짓궂은 데가 있어 화장실 문을 벌러덩 열어젖히고 오줌누는 아들모습을 사진찍기도 하고 욕실문을 벌러덩 열어젖히고 알몸인 아들 모습을 찍기도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니 앉아서 오줌누는 남자 포스터가 이 집안 화장실에 붙어있다고 해서 뭐 새삼 낯뜨거워 해야할까.
몇번이고 포스터에 대해 물어보려 시도했으나 공교롭게도 늘 식사시간에 초대되어 간지라 화장실 포스터를 입에 담기가 좀 뭣했었다. 그 후에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파티다 뭐다 해서 친구따라 쭐레쭐레 기숙사 파티에 몇번 따라간 일이 있었는데 꽤 여러집에 같은 포스터가 붙어있었던 것 같다. 그때마다
'독일사람들은 좀 이상한 유머를 즐기구나'
하고 말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신혼이 끝난지도 한참 지난 무렵. 우리 시어머니 마냥 남편 볼일보는 동안 화장실 문을 벌러덩 열어젖히는 것이 그다지 민망하지 않게 느껴질 무렵. 알게되었다. 우리 남편도 앉아서 오줌눈다는 것을. 그리고 잊어버렸던 포스터를 떠올렸다. 그게 웃자고 붙여논게 아니었구나.
"남자가 왜 앉아서 오줌을 눠?"
"그러면 왜 안돼?"
"우리 아빠랑 오빠는 서서 오줌누는데..."
"그러면 화장실이 지저분해지잖아"
"언제부터 그랬어?"
"그냥 어려서부터 늘 그래왔던 것 같아. 엄마가 그러라고 해서"
"응-"
나는 남편의 이 행위에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이다. 다른 여자분들도 마찬가지이리라. 하지만 남자들 입장에선 과연 그럴까 싶다.
남자가 앉아서 오줌누기란 말이 쉽지 은근히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다. 특히 서서 해결하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에게는. 하지만 어려서부터 어머니꼐 훈련받은 상당수의 독일남자들, 혹은 자신이 직접 화장실을 청소해야하는 입장에 놓여진 남자들은 화장실 위생을 위해 앉아서 오줌누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초보자를 위하여 앉아서 오줌누는 방법에 두가지의 독특한 자세를 추천하고자 한다.
첫째, 여자처럼 다소곳이 바지를 내리고... 큰 것과 작은 것을 동시에 해결할 때에 유용하다.
둘째, 사랑하는 여자에게 꽃다발을 바치듯 한쪽 무릎을 세우고 한쪽은 꿇고... 다소곳이 거시기를 변기쪽으로 향하게 하고 졸졸졸. 바지 전체를 내리지 않아도 되기에 작은 것만 해결할 때 유용하다.
화장실 위생을 생각하는 남자분들 한번 이용해 보시라. 어떤 체위가 자기를 위해 편한 체위인지를.

앉아서 오줌누기는 실제로 독일에서 1980년대인가 90년대 텔레비전을 통해서 캠페인으로 전개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한 TV프로그램이 남자가 서서 오줌을 눌 경우 그 오줌방울이 어디까지 튀기며 가족들의 위생에 어떤 영향을 주게되나에 대해 실험을 통해 밝힌 적이 있었다. 서서 오줌을 눌 경우 그 강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변기주위 뿐 아니라 방울이 치솔, 치약, 세면대, 세면거울, 타올까지... 강도가 강할 경우 최고 3m까지 날아가기도 해 화장실 위생에 심각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자기 오줌 받아서 먹고 닦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지만 누군들 다른 사람의 오줌이 튄 치약으로 이닦고 오줌이 튄 세면대에서 세수하고 오줌이 튄 수건으로 몸을 닦고 싶을까. 당신도 그게 싫다면 아버지에게 남편에게 아들들에게 얘기하라.
앉아서 오줌누라고.
'앉아서 오줌누는 남자'사회현상은 사실상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도 직결되어 있다. 남자들이 앉아서 오줌누는 사회는 남자들이 화장실 청소에 동참하는 사회이며 여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단언컨데 남자들이 앉아서 오줌누는 것이 실현될 때 우리나라 여성운동은 여성이 참정권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성운동의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기는 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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