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니벨룽의 반지, 링,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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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717회 작성일 05-02-08 03:58본문
어느 분의 홈피에서 가져온 사진.
제목의 타이포그라피를 보는 순간
띵 얻어맞은 듯 한 눈에 반한 포스터다.
라이프치히에서 멀지 않은, 켐니츠 오페라 극장의 포스터.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
Der Ring des Niebelungen(니벨룽의 반지)이라는,
전체 네 편의 악극을 어우르는 제목이 원형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이것은 1차적으로 반지의 모양을 상징한다.
그러나 '링'이라는 단어는 '순환'의 의미 역시 내포한다.
그래서 이 글자열은 작품과 관련된 많은 의미들을 연상하게 해준다.
Der Ring des Niebelungen,
이 제목이 링으로 형상화되어 있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이 작품 자체가 거대한 링이요, 거대한 순환인 것이다.
이 작품 속의 세계관은 직선적이지 않고 순환적이다.
이 작품의 구성 역시 순환적이다.
전체 4편은 기-승-전-결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라기보다는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새로운 봄을 예고하는 구조이다.
모든 것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첫 장면에서 자연의 상징인 라인의 세 처녀들은 물 속에서 뛰논다.
물은 생명과 생성을 상징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작위적인 것들이 불로 화한 후에,
라인의 세 처녀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평스럽게
물 속에서 뛰노는 장면으로 다시 돌아가며 마무리된다.
다변없이 웅변하는 비주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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