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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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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4,193회 작성일 05-01-06 08:09

본문

우리 큰애 학교는 조금 집에서 멀다. 중간에 큰 찻길도 한번 건너야하고 공원도 가로질러야 하는데 무엇보다 천하태평인 우리 큰애는 길을 가다 오만 돌맹이, 나뭇가지, 물웅덩이 들과 노는 덕에 혼자 내버려주면 30분 거리를 1시간도 더 걸릴지경이어서 항상 학교 앞으로 내가 데릴러 간다.

어제는 학교 앞에서 애를 기다리는데 학교 건물 앞에 기가 두개 걸려 있었다. 독일기와 베를린기. 둘 다 깃대의 중간쯤에 흘러내려 온 듯 걸쳐있는데 그전에도 매일 그 국기대에 기가 걸려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날뿐 아니라 아래로 내려온 그 깃발들은 손이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여서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오늘도 아이를 기다리며 보니 또 기가 아래로 흘러내려와 있다. 칠칠맞기는.. 분명 어제저녁에 기를 내리지도 않은 것이여. 우리애는 엄마가 기다리거나 말거나 교실에서 같이 나온 동무와 깃대 주변 길바닥에 흩어져있는 폭죽의 껍데기들을 줏어서 노느라 한참 딴 짓을 한다. 드디어 아이가 내쪽으로 왔다. 그리곤 불쑥,
"좋은 날에는 깃발이 저 위로 올라가."
한다.

여기서 자라는 큰애의 한국말 실력은 형편없다. 어릴 땐 말이 유창한 아기였는데 독일어 산지 3년이 지난 요즘엔 독일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말을 하기에 더 표현력과 어휘구사가 어색한 것도 많다. 그래서 그애 말을 독일어로 직번역하고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여야 이해가 된다. 예를 들면
"엄마, 나 바이올린 놀께."
같은 것.
바이올린 놀기 -> Geigen Spielen -> 바이올린 연주

뭔말이여? 그럼 오늘은 좋은 날이 아니라는 거네. 오늘이 무슨날이지? 독일의 무슨 기념일인가? 공휴일도 아니고 무슨 전쟁 기념일도 아닌 것 같은데.. 순간 머리를 스치는 인도양 해상 지진..

'조기' 하면 당연 현충일만 떠오르는 나에게 동남아 자연재해와 독일 초등학교의 조기게양이 연결될리가 없었다. 내게 있어서 조기는 곧 애국의 상징이요 순국선열을 기리는 숭고한 국가적 상징이므로 그 대상은 곧 한국인들이었다. 얼마나 좁은 사고 속에서 내가 살고 있었는가! 사실 이번 일은 전 지구가 들석거리는 참사인데 그걸 애도하는 데에 국가와 민족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고하게 희생된 수많은 어린 영혼들이 가슴 아플 뿐이지.

참변을 당한 사람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며 참사현장이 빨리 수복되기를 빌 뿐이다.

추천3

댓글목록

윤준영님의 댓글

윤준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그렇군요.. 여기도 지각에 대해서는 엄격하군요...
음...  근데 회사에서 팀장님이 지정해놓은 시간에 안 가도 별 말 안하건지....
주당 근로시간을 넘는 만큼 일해서 그런지...  ^^;;

윤준영님의 댓글

윤준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집 앞이 schule라서 출근할때면 학생들 많이 보는데, 글만 보아도
말씀하신 내용이 눈앞에 선하네요.. 
한 어머니가 작은 아이는 손을 잡고 잘 따라 가는데, 조금 큰 아이는 길 가운데 쪼그리고 앉아서
장난을 치고 있더군요. 그 아이 어머니 불러도 대답없는 아이를 한 참 바라보다가,
마침 도로를 지나가는 차가 있어서 다행히 학교에 가던군요..  ㅎㅎ..
여긴 지각해도 괜찮은 건가요?

근데 독일은 학교에서 금연시키지는 안는가보죠?
길에서 담배피다가 꽁초 던지고 가는 애들은 왜그렇게 많은건지?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기도 지각하면 안되요. 유치원 다닐때는 좀 늦게 가도 아무소리 안하더니 Vorschule부턴 늦으니까 뭐라하더군요. 더우기 학년마다, 심지어는 학급마다 요일별로 등교시간이 조금씩 달라지기도해요. 하지만 지각은 지각이지요. 독일사람들 시간개념 철저한 거 아시죠?

학교에서 담배피는것은 학교마다 학칙에 따라 다르겠으나 법적으로 만16세(아마 우리나라 고1-2정도일 것입니다) 부턴 술과 담배와 섹스가 허용됩니다. 그러므로 설혹 교내에서는 못피더라도 교문을 나서자 마자부터는 아무도 그 아이의 흡연에 대해 법적으로 제지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도 Oberschule 교문에서 담배 빼다문 청소년들 많이 보았습니다. 학교마다 흡연하다 적발되면 처벌받는 나이가 다른 것 같더군요. 심지여 고학년들을 위한 흡연실 공간이 있는 학교도 있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가장 문제는 여기 청소년들이, 아니 사회 전체가 너무 심한 흡연병을 앓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열 두살이나 되었을까? 조그만 꼬마가 길거리에서 담배물고 가는 것을 저는 본 적도 몇 번 있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당연히 금연입니다.

micha님의 댓글

mich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기'라는 두글자를 보며 한치의 의심도 없이 먹는 생선을 생각하며 침까지 흘리며 목로주점님의 글을 클릭했습니다.
쩝~~~
아....창피함.....
한국 다녀올때가 됐나봅니다....ㅎㅎㅎ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조기하면 생선부터 생각나는 걸요. 제목을 잘못지었나 봅니다.

참 조기하면 생각나는 게 있는데 산이 갖고선 입덧이 아주 심할 때였습니다. 하루 종일 먹는 것마다 마다 토해내곤 '과연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하면 내내 요리책 사진들을 둘러보곤 했죠. 그러다 어느 저녁에 큰애를 재우려 그 이부자리 옆에 앉아있는데 왜 갑자기 어릴적 제사날 큰집에 가면 큰어머니가 구워 놓으시던 조기가 생각났을까요. 너무 그게 먹고 싶어 애가 아직 잠도 안들었는데 그 옆에서 엉-엉- 소리내어 울었답니다.

그리곤 다음날 정신차리고 각성을 좀 했죠. 큰어머니께서 엇그제 팔순잔치를 하셨는데 제가 한국에 있다한들 저를 위해서 조기 구워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상을 차려 드려야지요. 참 스스로가 철 없구나 했습니다. 그래도 그 이야기를 온 집안에 광고한 덕분에 지난번 한국 갔을 땐 조기 실컷 먹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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