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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밤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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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형희이름으로 검색 조회 5,339회 작성일 02-08-27 05:53

본문

Hit: 92 Vote: 2  

밤이슬이 집앞을 타고 동네 어귀로 흘러들고 있다..
가로등 불빛 아래 잔잔히 내리는 밤이슬을 맞으면서 할머니와 나는
시작되는 가을을 맞이한다..
벌써 올해도 서너달 뿐 남지 않았다고, 세월 참 빠르다고 늙으신 할머니 앞에서
넋두리를 흘려놨다..
참 우습지..아직 어리기만한 손녀딸이 세월이 빠르다니, 나이를 먹어가니 애닮다니
하는 애늙이 소리를 꺼내니 우습기도 할만 할 터, 가만히 듣고만 계시다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러시면서 옛이야기를 살짝 꺼내신다..
못 먹고 사는 세상에 태어나, 못 배우고, 지지리 복도 없이 땅만 파고,...항상 듣는
레파토리인데 오늘은 내 기분이 씁쓸하다..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말씀임을 알기에 내 마음이 더욱 씁쓸하다..

집에서 좀 멀리 나와 밤 산책을 했다..동네가 한눈에 다 보이는 곳까지 나왔다..
늘 보는, 늘 겪는 일상이고 생활인데 오늘 할머니께서 말씀하신다..
가로등 불빛 아래 깔린 우리동네가 참 예쁘다고..
어린 아이처럼 가로등 불빛을 하나씩 세워보시고는 주황빛 곱게퍼진 불빛이
곱디고우시단다..
슬쩍 할머니를 안아본다..(너무 귀여워서^^)
" 어쩜~ 울 할머니 넘 아담하고 좋네" 하고 애교도 피워본다..
그러고는 밤이슬이 살갗에 닿는 촉촉한 느낌을 갖고서 발길을 돌린다..
별하나 떠 있지 않고 온통 비를 머금은 무거운 하늘에 달빛이 빼꼼히 비친다..
푸덕푸덕 갓 날개짓을 하는 매미소리와 이슬 젖은 풀잎에 발이 채인다..
오늘은 밤이 행복할 것 같아진다..

괜한 말이 길어졌네요..오늘 밤 할머니와의 산책길이 싱그러웠거든요..^^
그냥 편안히 얘기를 하려구 찾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네요..
처음 뵙는지라 낯설기도 하고 혹여나 텃새는 없는지..^^아닐테죠..

생활 속에서 이런 여유와 행복이 자주 찾아왔으면 좋겠지만 어디 그게 쉽나요..
부닥치면서, 부대끼면서, 맞춰가면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하도 많아서
가끔은 이게 여유려니, 행복이려니 여기면서 지내곤합니다..
살짝 고개만 들어도, 지긋히 눈만 감아봐도 편안한 행복일것을..아직은 모르는 것일테죠..

초면부터 두서없이 말이 길어졌네요..
사랑하세요~



자유로니 : 이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여유와 행복이 제게 깃들었습니다. 아 졸려~ 넘 행복해서^^ 서형희님 감사혀요. 글코 울 할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되유. 2002/08/16  
반푼수  : 사람들은 행복을 찾아 저 산 넘어로 가서 헤메이더군요.
서형희님의 여유와 지혜를 나누어 가질 수 있다면, ,,,, 참 좋겠습니다.
밤이슬 받으며 도란 도란 산책길에 나선 할머니와 손녀딸, 요롷게 멋질수야 !
감칠맛 나는 글, 감사합니다. 2002/08/16  


[이 게시물은 자유로니님에 의해 2004-03-11 02:41:33 수필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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