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8.8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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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171회 작성일 05-01-05 08:03본문
오늘 DTP 3차 접종이 예약되어 있었다.
주사도 주사지만 어떤 분이 가르켜 주신대로 소아과에 가면 부탁해서 체중을 재려고 꼭 마음 먹고 있었다. 아기 체중을 달려면 옷을 다 벗기고 기저귀까지 벗겨야 하므로 조금 번거롭기는 하다. 그래서인지 여기 사람들이 Vorsorge라고 부르는 정기 검진 때 말고는 의사가 체중을 특별히 따로 달아 주지 않았다.
그저께 신정이라 성당에 가서 다 같이 떡국을 먹고 있는데 한 교민 아주머니가 지나가다 아기를 보더니 웃으면서 '뚱보야' 하며 손을 벌리고 오셨다. (사실 여기서 오래사신 분들은 표현이 너무 솔직한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자 그 옆에 계신 분이 얼른 '장군아' 하며 그 말을 덮어버렸는데 사실 뭐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애가 좀 큰 것은 사실이이까 그걸 부정할 수야 없지 않은가. 사실 제 아빠도 산이를 '뚱보'라고 부르는 걸. 나야 물런 '예쁜 것" 이라고 부른다.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옆자리의 9주 된 여자아기는 거짓말 하나도 안보테고 딱 산이의 절반이었다. 하긴 생후 7주 쯤에는 산이도 아직 굉장히 작아 애가 안자라는 것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산이 목욕할 때 헹금물용으로 쓰는 커다란 빨래 다라이도 작아지려는 형편이다. 처음 병원에서 데리고 왔을 땐 바가지에 물을 담고 거기에 넣어 헹구어 줄 정도로 작았는데..
간호사에게 체중을 달고 싶다고 하니 친절하게 옷을 다 벗기라고 한다. 그래서 산이의 우람한 체격이 드디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의사도 간호사도 모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산이에게 'Dicker'라고 불렀다. 체중을 다니 8.870 kg 이다. 간호사는 30g이 아기를 싼 수건의 무게이니 그걸 빼라고 한다. 그래서 현재 산이의 몸무게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의사가 예방주사를 허벅지에 한방 찔렀는데도 산이는 울지 않고 태연하다. 주사 찌른 곳에 대일밴드를 붙이려고 보니 어느새 바늘자국도 없어져서 의사가 한참을 들여다보며 바늘자국을 찾았다. 의사는 연신 Meine Guete를 연발하고 있다.
"피검사 하려고 피 뽑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의사가 산이에게 한마디 건내고 방을 나갔다.
여긴 근육주사를 맞은 후 그 부위를 문지러주지 않는다. 한국에선 아기 예방 접종 맞힌 후 아기 다리를 문지르느라 엄마들이 바쁘데 여긴 대일밴드 하나면 끝!
집에 오자마자 큰애의 아기수첩을 꺼내서 비교해 보았다. 앗, 그 수첩에는 큰애가 4개월에 벌써 8kg가 후딱 넘어서있다. 그럴리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때 큰애는 기저귀를 채우고 체중을 달은 것 같다. 한국 병원에서 아기 옷을 완전히 다 벗긴 기억이 없다. 하긴 한국의 소아과에선 항상 만원인 대기실에서 오래 기다렸고 나처럼 그렇게 진창 기다리고 있을 뒤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진료할 때도 항상 서둘렀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래서 예방주사 하나 맞히러 가서 애 옷을 몽땅 다 벗기고 입히고 그러지 않았던 것 같다. 기저귀 무게로 대략 1kg를 빼고나니 지금 산이와 비슷한 체중이 된다.
'집안 내력이군!'
큰애는 지금 자기반에서 작은 편에 속한다. 아기 때 크다고 다 커서도 큰것은 아니지만 큰애로 낳아 몸을 못 가누는 아기적에 체구도 작은 엄마가 내내 힘들게 안고 다니다가 막상 크고나서 애가 작아지는 것은 웬지 좀 억울하다. 작게 낳아 크게 키우라고들 하셨는데 크게 낳아 작게 키우는 나는 어쩔 수 없는 미련둥인가 보다.
맷집 좋은 산아 무럭무럭 잘 크거라!!
주사도 주사지만 어떤 분이 가르켜 주신대로 소아과에 가면 부탁해서 체중을 재려고 꼭 마음 먹고 있었다. 아기 체중을 달려면 옷을 다 벗기고 기저귀까지 벗겨야 하므로 조금 번거롭기는 하다. 그래서인지 여기 사람들이 Vorsorge라고 부르는 정기 검진 때 말고는 의사가 체중을 특별히 따로 달아 주지 않았다.
그저께 신정이라 성당에 가서 다 같이 떡국을 먹고 있는데 한 교민 아주머니가 지나가다 아기를 보더니 웃으면서 '뚱보야' 하며 손을 벌리고 오셨다. (사실 여기서 오래사신 분들은 표현이 너무 솔직한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자 그 옆에 계신 분이 얼른 '장군아' 하며 그 말을 덮어버렸는데 사실 뭐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애가 좀 큰 것은 사실이이까 그걸 부정할 수야 없지 않은가. 사실 제 아빠도 산이를 '뚱보'라고 부르는 걸. 나야 물런 '예쁜 것" 이라고 부른다.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옆자리의 9주 된 여자아기는 거짓말 하나도 안보테고 딱 산이의 절반이었다. 하긴 생후 7주 쯤에는 산이도 아직 굉장히 작아 애가 안자라는 것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산이 목욕할 때 헹금물용으로 쓰는 커다란 빨래 다라이도 작아지려는 형편이다. 처음 병원에서 데리고 왔을 땐 바가지에 물을 담고 거기에 넣어 헹구어 줄 정도로 작았는데..
간호사에게 체중을 달고 싶다고 하니 친절하게 옷을 다 벗기라고 한다. 그래서 산이의 우람한 체격이 드디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의사도 간호사도 모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산이에게 'Dicker'라고 불렀다. 체중을 다니 8.870 kg 이다. 간호사는 30g이 아기를 싼 수건의 무게이니 그걸 빼라고 한다. 그래서 현재 산이의 몸무게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의사가 예방주사를 허벅지에 한방 찔렀는데도 산이는 울지 않고 태연하다. 주사 찌른 곳에 대일밴드를 붙이려고 보니 어느새 바늘자국도 없어져서 의사가 한참을 들여다보며 바늘자국을 찾았다. 의사는 연신 Meine Guete를 연발하고 있다.
"피검사 하려고 피 뽑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의사가 산이에게 한마디 건내고 방을 나갔다.
여긴 근육주사를 맞은 후 그 부위를 문지러주지 않는다. 한국에선 아기 예방 접종 맞힌 후 아기 다리를 문지르느라 엄마들이 바쁘데 여긴 대일밴드 하나면 끝!
집에 오자마자 큰애의 아기수첩을 꺼내서 비교해 보았다. 앗, 그 수첩에는 큰애가 4개월에 벌써 8kg가 후딱 넘어서있다. 그럴리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때 큰애는 기저귀를 채우고 체중을 달은 것 같다. 한국 병원에서 아기 옷을 완전히 다 벗긴 기억이 없다. 하긴 한국의 소아과에선 항상 만원인 대기실에서 오래 기다렸고 나처럼 그렇게 진창 기다리고 있을 뒤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진료할 때도 항상 서둘렀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래서 예방주사 하나 맞히러 가서 애 옷을 몽땅 다 벗기고 입히고 그러지 않았던 것 같다. 기저귀 무게로 대략 1kg를 빼고나니 지금 산이와 비슷한 체중이 된다.
'집안 내력이군!'
큰애는 지금 자기반에서 작은 편에 속한다. 아기 때 크다고 다 커서도 큰것은 아니지만 큰애로 낳아 몸을 못 가누는 아기적에 체구도 작은 엄마가 내내 힘들게 안고 다니다가 막상 크고나서 애가 작아지는 것은 웬지 좀 억울하다. 작게 낳아 크게 키우라고들 하셨는데 크게 낳아 작게 키우는 나는 어쩔 수 없는 미련둥인가 보다.
맷집 좋은 산아 무럭무럭 잘 크거라!!
추천6
댓글목록
윤준영님의 댓글
윤준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좋은 글 올리셨네요..
주사맞아도 울지않는다고 하니 어릴적 생각이 나네요.
그냥 따끔한 주사를 맞는데, 다른 애들은 왜 울지하면서.. ^^
아. 오늘 인터넷 신문기사중에 이런글이 올라왔더군요.
가능하면, 애기를 안아서 가볍게 흔들어주거나, 머리를 세워주면
전정기관이라는 것이 자극이 되 운동신경이 잘 발달한다고 하더군요.
기사 다시 찾아보니,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28&article_id=0000094022§ion_id=103§ion_id2=336&menu_id=103 이네요.
한겨레신문입니다.
산이 건강하게 키우세요~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적어, 적어!
정말 좋은 정보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 받아 적었고 앞으론 꼭 머리를 세워서 안아 주겠습니다.
'전정기관, 전정기관, 전정기관..." (암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