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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dob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765회 작성일 11-05-19 11:12

본문

벌써 그를 보낸 지 2주년 우리 가족은 봉화 마을을 다시 찾았다.

아직도 끊이지 않는 그 행렬들은 가슴을 시리게도 벅차게도 하였다.

그가 남긴 작은 비석은 실로 너무나 크고 넓고 위대한 비석들로 그가 누운 곳을 장식하고 있었고 방문객들은 그 글 하나 하나 읽어 가느라 그가 잠든 곳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한 글이 없었더라도 고개를 들 수 없는 우리였겠지만....

그렇게 걸어 분향을 했다.

요즘 세간에 회자 되고 있는 드라마 ‘49 일’에서처럼 정말 영혼이 있다면 어쩌면 아직 그는 아직 그 곳에 머물러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도 그의 죽음에 자살의 흔적보다 타살의 의혹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증폭되고

세상은 거꾸로 가는 시계방향으로 그가 점철 시키고자 했던 것들은 깡그리 짓밟히고 그가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 사람이 죽어 가는 세상이 되고 있으니...

용산과 쌍용 자동차와 기륭전자산업의 노동자들과 청소 용역자들과 그리고 아름다운 내 강산 구석구석 4대강의 삽질로 여기저기서 신음하고 앓고 죽어가고....

어찌 그가 천상으로 갈 수 있겠나 싶었다.

지키지 못해 미안했고 보낼 수 없어 미안한 심정이었다.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패한 정치가는 아니었음을 그의 삶과 이곳 봉하마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만약 실패한 정치인 이었다면 현 정부가 그를 그토록 두려워하거나 경계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을 것이었고 그렇게 하무하게 비명에 가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식당하나 제대로 없는, 숙소하나 제대로 없는 그곳에 수만명의 인파들이 몰려들어 그의 삶과 사상과 숨결을 느끼려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의 기념관 역시 자그만 했다.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기까지 남길 수 있는 것이 뭐 그리 많으랴 하지만 그 기념관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발길과 여념과 그리고 그의 철학은 차고 넘치는 듯 했다.

그의 집을 보고 아방궁이라 칭했던 이들은 이 기념관을 보고 뭐라 표현 할 수 있을 지 궁금했다.

그는 소신 있는 사람이라 아내를 편한 삶을 살게 하진 않았을 것이었으나 존경받는 가장이었고 그 아내의 동지였을 테고 그리고 자상한 할아버지였을 것이라는 것을 이 기념관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그의 물품과 그의 사진에서...

작은 딸아이의 소원이 할아버지와 함께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것이 소망이었고 그런 아이들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단다.

외할아버진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친할아버진 그렇게 잔정을 표현하시지 않는 분이라 할 수 없었다. 물론 이젠 친할아버지도 돌아가셔서 때 쓸 일도 없어지고 말이다.

자전거에 매달려 아이스크림 봉지를 들고 가는 손녀와 할아버지의 모습이 작은 딸아이에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졌나보다 한 참을 그곳에 멈추어 있었다.

그는 그렇게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다.

대통령도 손톱을 잘라본 일이 없는 시골 촌부의 삶에도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근본인 듯한데!

지금 그것조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도처에 있으니...

이젠 그는 가고 우리는 남았다.

국가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고 우리다.

잘사는 상위 1~2%의 그들에겐 국가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서민들에게 국가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니 우리가 주인인 것이다.

주인은 주인의 것을 함부로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아야하고 주인은 자신의 것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인은 자신의 마당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자존심 상해하는 일이 없지만 피고용인들은 그러한 일이 혹시 자존심 상할까 두려워하고 눈치만 보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게 된다.

이제 그를 보낸 우리는 주인의 역할을 해야 하며 그가 바라는 것처럼 우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우리 아이들의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므로....

봉하는 다시 또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마음에 한 움큼 의무를 그리고 그리움을 담고서...

추천8

댓글목록

강설님의 댓글

강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아무리 생각해도 2년전의 시간들이 꿈만 같습니다...어제는 친구가 너 23일날 뭐할꺼냐는 말에...글쎄, 나 아무느낌도 없어..그렇게 슬펐던 그 느낌들..그게 사실이었는지 조차 이제 믿을수가 없어...라고만 했습니다..<BR><BR>함께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BR><BR>올해는 조용히 신동엽의 산문시를 독어로 옮겨보려구요..<BR><BR>편안한 저녁되세요...</P>

  • 추천 1

dobo님의 댓글의 댓글

dob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함께 기억하는 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젠 기억의 저편이 되어야 할텐데 시절이 너무나 혼란스러워 그의 부재가 더 슬프네요. 이번엔 다짐이랍니다. 언제까지 슬픔에 잠겨있을 수 없음으로... 총선과 대선이 이제 목전인지라... 다짐들 잘 해야할텐데... 또 걱정입니다.</P>

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님의 댓글

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잘지내시지요? 저도 이번 한국행에서 봉화마을을 다녀왔었습니다.<BR>여러가지로 심정이 복잡해졌고 가슴이 먹먹해졌었습니다.</P>

dobo님의 댓글의 댓글

dob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지내지요^^&nbsp; 저 만! <BR>여기저기 보가 터지고 그 물에 사람들이 죽어가고 저만 잘 있는 것 같아 미안하네요. 봉하마을을 다녀오셨네요. 어쩌면 우리의 슬픔은 그를 보낸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잃은 것 때문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처음으로 우리가 선택해서 만든 대통령인데... 임기동안도 그렇게들 흔들어 댔습니다. 감히 니들이 뭐라고 대통령을 만드냐는 것이었겠지요. 니들은 우리가 만들어 준 사지선답 또는 오지 선답의 문제의 번호에 동그라미만하면되는데 감히 주관적으로 생각하냐 이것이었겠죠. 그 결과는 이런 것이었다고... 그래서 많이 슬픈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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