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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피니쉬 (Ab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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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10 19:02 조회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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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와인세미나에서 한 저명한 선생님께서 와인의 Finish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Abgang은 와인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Nachhall이라는 표현을 쓰라고 권하신 적이 있었다. 독일어가 어려서부터 배운 언어가 아니어서 큰 뉘앙스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그 분이 그렇다고 하니까 한때는 Abgang이라는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Nachhall보다는 오히려 Abgang을 더 많이 사용하고 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 그런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말로는 뒷맛이나 여운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 뒷맛은 웬지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어서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마도 그 분도 그런 경우가 아니었을까 싶다. 영어권에서도 Finsh나 Aftertaste 같은 용어를 쓰는데,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고 독일에서도 일반적으로 피니쉬를 가장 무난하게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그 피니쉬를 재는 단위가 있는데, Caudalie가 그 단위이다.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 그리고 이 Caudalie는 초와 같은 단위로 생각하면 된다. 즉 5 Caudalie단위는 5초동안의 피니쉬를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5초이하면 짧은 피니쉬, 20초 정도면 긴 피니쉬, 20초 이상이면 아주 좋은 피니쉬, 50초 이상이면 great 피니쉬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단위는 와인을 많이 접해 본 사람들 조차도 잘 모를 것이다. 저 자신도 지금까지 와인을 시음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피니쉬를 평가할 때 시계를 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5초, 50초 하는 시간도 정확한 계산을 위한 필요보다는 대략의 기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피니쉬가 길다는 것은 바로 그 와인이 가지고 있는 보디가 풍부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 주기 때문에, 피니쉬는 와인을 평가할 때 아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보디라고 하는 것에는 물을 제외한 모든 요소들이 다 포함이 되는데 그 수는 셀수 없을 정도이다. 그 중에서 알코올, 산도, 탄닌, 당도, 미네랄등이 주 성분인데, 레드와인의 경우에는 탄닌이,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는 산도가 피니쉬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성분들 중에서 어느 한가지만 너무 강조될 경우에 그 와인의 피니쉬가 길다 하더라도 결코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탄닌의 떨떠름한 맛이나 강한 산미가 20초 이상 지속된다면 어느 누구도 그 여운을 즐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시음했던 전설적인 빈티지 1959년 Trockenbeerenauslese) 

그래서 오랜된 와인의 피니쉬가 긴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와인이 병속에서 숙성이 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성분들이 서로 잘 화합을 해서 부드러운 맛을 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와인이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와인이 아니기 때문에 주의하시기 바란다. 
 
피니쉬를 이야기 할때 보통 „길다, 중간이다, 짧다“라고 말을 한다. 그 만큼 얼마나 오래 그 맛이 머물러 있느냐는 분명 중요한 기준이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지는 말들이 조화로운, 부드러운, 강렬한, 복합적인, 우아한 등등의 무수한 형용어들이다. 마찬가지로 매우 부정적인 말들도 해당될 수 있다. 결국 붙일 수 있는 말들은 다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피니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하모니“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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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Halbe님의 댓글

Halb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IV>와우..!!</DIV>
<DIV>전문적이면서도 알아듣기 쉬운 좋은 글입니다.</DIV>
<DIV>그간 피니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었고, 그래서 그걸 느끼기가 힘들었는데</DIV>
<DIV>이제 조금 길이 보이는 듯 합니다.</DIV>
<DIV>일단 시간이라는 단위를 기본으로 "하모니"와의 조화를 어울러 봐야한다고 이해했는데, 맞는지요.</DIV>
<DIV>오늘 당장 그저께 택배로 온 칠레산 까르메네르의 피니쉬 즐기기 시도합니다.</DIV>
<DIV>좋은 주말 되세요.</DIV>


황만수님의 댓글

황만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DIV>맞습니다. 길다고 다 좋은 건 아니죠. 어우름이 있으면서 오랫동안 여운을 남게 하는 와인. 주말이 벌써 지났군요. 칠레산 와인은 괜찮았나요? 좋은 와인을 발견(!)하면 알려주세요. </DIV>


Halbe님의 댓글

Halb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DIV>안타깝게도 주말의 칠레 와인은 실망했습니다..</DIV>
<DIV>06년 빈티지임에도 불구하고, 디캔팅후 근 한시간 가까이 진정시킨뒤에야 그나마&nbsp;손이 가더군요.. 화학적인 맛과 향이&nbsp;쉽게 휘발되지 않더군요.</DIV>
<DIV>2박스나&nbsp;샀는데... &nbsp;</DIV>


황만수님의 댓글

황만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DIV><FONT size=2>만약에 그 와인이 괜찮은 와인이라면 아직은 가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향에서 산화향이 있지 않았다면 기다려 볼 필요도 있겠죠. </FONT></DIV>
<DIV><FONT size=2>Carmenere가 여러 면에서&nbsp;쉬운 품종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때는 보르도에서 중요한 블렌딩 품종이었다가, 다른 품종에 밀려서 칠레까지 가게 되었죠. 지금은</FONT><FONT size=2>&nbsp;칠레를 벋어나면 거의 찾기가 힘들어 칠레만의&nbsp;독특한 품종으로까지 이야기되고 있죠. 기본적으로 보디가 풍부한 와인이니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시고 시간을 두고 열어보시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일겁니다. </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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