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Home > 교육소식 목록

거주허가 연장에 관한 옛생각

페이지 정보

기러기이름으로 검색 02-05-26 12:57 조회3,194

본문

♣ 이름:기러기
♣ 2002/5/24(금) 03:09 (MSIE6.0,MSN2.5,Windows98,Q312461) 134.28.130.226 1024x768
♣ 조회:93

■ 거주허가 연장에 관한 옛생각

우리가 독일에서 연장하는 것은 비자(독일 외무성이 발행)가 아닌 거주허가(해당 주민청이 발행)입니다. 이거 연장하는게 사실 귀챦기도 하고, 독일어 (거의) 잘 못하는 시절에는 겁도 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이거 하면 그날 오전이 금방 지나 가지요. 이거 이야기하면, 한국남자들이 군대 이야기 하는 것처럼 모두 한마디씩 할 이야기가 있겠습니다.
--------------------------------------------------------------------

나의 첫 거주허가 연장은, 많이들 그러하듯이, 겁을 많이 먹고 있었다. 금전적 사정이 미치지 목함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우연한 일로 당시에 나는 괴테 어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괴테에서는 대학교처럼 괴테어학원 직원이 연장을 해주고, 우리는 필요한 돈만 내면 그만이다. 다른 사설 학원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편리하고, 서류가 부실하거나 좀 빠져도 통과율(한국사람은 다른 경우도 실제로 별문제 없지만) 100%를 자랑하는 아주 특혜? 시스템이다.

사실 나를 제외한 괴테 학원비 낼돈 있는 사람 정도면 비자 눈감고 연장해 줘도 독일에 전혀 문제 없다. 물론 독일 문화 이미지도 관련 있을 것이고. 그런 연고로, 거주허가 연장하는 관청의 빡빡해 보이는 공무원들도 상당한 유도리를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약점을 보이면 좀 고생한다. 그러니 약점을 보이는 일은 삼가야.

그런데, 나의 거주 허가 연장 신청을 하는 시점이 괴테 코스의 15일인가를 남기고 였다. 그래서 다음 코스 등록하지 않고도 연장이 가능할지가 상당히 궁금했고, 게다가, 당시에 보험 때문에 서류를 준비하다가 이미 그 기간을 며칠 넘겨 버렸다. 연장하기 위해 괴테 직원에게 서류를 주니까 이 약싹빠른 직원이 "혹시 아직 남은 기간(15일)만 연장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니 다음코스 등록해라."고 장삿속을 보이는게 아닌가?

그러나 나는 과감히 "그건 나중에 생각할거니까, 며칠 동안이어도 좋으니 알아서 연장해 줘요."라고 못하는 독일말로 말하면서 신청을 했는데, 며칠후에 그 직원(사실 할머니)이 최대기간을 연장한 내여권을 주면서 실실 웃었다. 별 의미가 있는 웃음은 아니고, 여권 받는 날이 내가 쾨테 그 코스에 다니는 마지막날의 3일 전이었다.

그렇다. 이 외국인청 공무원들 개인에게는 큰소리 치지만, (특히 힘있는) 기관에는 찍소리 못하고, 그냥 좋게 좋게 나간다. 며칠 늦게 신청하고, 학원 등록기간이 1주일도 남지 않아도 군말없이 연장해 준다. 이런 성향은 독일 관료(실제로는 세계 모른 관료의) 일반적인 성향이다. 그러니 독일말 잘 못해도 외국인청에서 쫄 필요 없다. 죄진것도 아닌데.

그 여권을 가지고, 나는 당연히 다른 학원(하르트낙)에 등록해서 대입준비반에 들어갔으면 좋겠지만, 실력이 모자라는 관계로 좀 아래 코스에 등록했다. 아무 문제없이 잘 다녔다.

어학 학원을 다니면 보통 연장되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몇달이 지나자 다시 두번째 연장을 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러자 처음에 쫄던 마음이 되살아나 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여러 정보를 모아서 드디더 세벽에 외국인청에 가니,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자빠질뻔 했다. 베를린에 외국인이 (그것도 그냥 당일에 연장하려는 외국인만) 그렇게 많은줄 처음 알았다.

베를린의 외국인 문제를 공감하는 마음으로 줄을 서니, 줄이 두개였다. 이게 정말 비극이다. 베를린 외국인청에는 부자나라 및 독일과 친한 나라 사람들이 일보는 곳과 나머지 나라 사람들이 일보는 곳이 다르다. 특혜 국가?의 줄은 당연히 매우 짧고 그 긴 줄은 나머지 나라 줄이었다. 한국은? 우리의 정부와 외교부 직원들의 열성적인 성과때문에 당연히 찌꺼러기 국가에 속한다. 그래서 엄청 기다린다.

그날, 그 추운 겨울날, 줄서 기다리면서 나는 독일 관청에서 일보는 첫번째의 노하우를 몸으로 터득하였다. "무슨일이 있어도 세벽에 가라. 1시간 일찍 줄서면 2-3시간을 아낀다." 예를 들어, 5시부터 줄을 서서 8시에 일을 마치면 3시간을 허비?한 것이지만, 6시에 줄을 서면 3시간의 2배인 6시간이 지난 12시에 일을 마칠 수 있다. 이공식은 어디가나 통한다.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 나는, 그후에 대입 준비반(DSH 준비반)에서 한국친구들과 친해지면서(대입 준비반 학생들은 이제 좀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처음에 굳은 마음으로 한국말하지 않기를 포기?하고 잘 지낸다. 정보도 교환하고, 술도 함께 마시고 등등) 거주여장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한번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베를린은 외국인이 많아서 이름의 알파벳에 따라 결정되는 담당자에 따라 까다로운 사람이 있다는 말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비슷한 이름이라도 사람에 따라 허가나는게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런 이유로 한국사람들 중의 김(Kim)은 K로 시작하는 이름이 많은 터키사람들에게 시달린 담당자를 만나게 된다.).

물론, 이게 요일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도 있었고(금요일은 직원이 휴일을 앞두고 있어서 여유롭다는 둥, 월요일은 반대라는 둥), 사람 차림세를 보기도 한다는 이론도 있었지만... 그런 요소들보다는 내관찰에 의하면 처음 한국에서 받는 비자에 대한 서류에 적힌 코맨트(물론 이서류를 우리는 볼수 없음)가 중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다시 괴테처럼 대학 소속 외국인청에 대행시켰는데, 처음 다시 괴테처럼 편히 대행시키다가 다시 사고가 났다. 대학 외국인청에 알바들이 많은 경우에 외국인이어서 그런지, 내가 제출한 서류를 어느 알바놈(또는 년)이 분실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내가 대학 외국인청에서 책임자 당장 나오라고 큰소리 치다가(그사이에 독일어가 늘었음, 이 인간의 간사함이란...), 같은 처지인 알바학생 짤릴 것(실제로 짤리지는 않을 정도의 사안임을 나중에야 알았지만)을 생각하니 차마 거기서 더이상 큰소리는 못치겠고, 큰소리 쳐봐야 해결될 문제도 아니라서, 외국인청에 그길로 그냥 달려가서 외부사람들이 일보는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냥 담당자 찾아가서 여차저차 사정을 말하니 너무도 의외로 아무 문제없이 일을 해결했었다.

그리고 다른 도시에 이사온 이후에는 베를린과 비교할수 없을만큼 빠른 일처리(적게 기다리기)에 또다시 놀랐다. 베를린은 그 큰 도시에 외국인청이 딱 하나지만, 이곳 도시는 각 동사무소마다에 작은 외국인청이 있어서 훨씬 편리함을 느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일은 입국목적을 순수 학업에서 학교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부분으로 변경하기 위해서(한국에서 비자를 받을 당시, 나는 학생비자는 모든게 같은 줄 알았었다.) 신청하니, 이직원이 스스로는 결정권이 없다면서(원래 이부분은 독일 국내에서는 불가. 그래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에서 비자신청 해야만했던 사람도 있었음. 이정도의 책임이 따르는 일은 일반직원은 결정권이 없음) 책임자가 휴가에서 돌아올때까지 한달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물론 연장해야 하는 기간도 훨씬 지난 후였다. 그 책임자가 휴가에서 온후에는 도장찍어 주면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지 나에게 농담을 걸기에 그 책임자와 커피 마시면서 농담따먹기한 적도 있었다. 지금도 보면 이사람 나를 보면 아는척한다.

이상 말이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외국인청을 포함한 모든 독일 관청의 공무원도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이고, 그렇게 주눅들 필요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느 경우라도 행정이라는 것이, 예외도 있고, 그 예외를 결정하는 것은 서류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작은 팁을 말하자면, 옷을 좀 깨끗하게 입고, 독일어를 잘 못해도 또박또박 말하면 좀 문제가 있어도 잘 통과된다. 좀 어색하더라도 이웃에게 말하는 친근한 말투(그러나 정중하게)로 말하기를 최대한 노력하기 바란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한국에서 처음 비자를 신청할 때, 서류 준비를 잘하는 것, 비자 신청시에 최종으로 받고싶은 학위를 반드시 높여서 말할것을 권하고 싶다. 학생이라고 말해서 그냥 보통 학생비자만 받으면 나중에 박사과정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한국에서 비자 신청시에, 어학과정후에 학생후에 박사과정 진학할 예정이라고 반드시 명시적으로 말하는게 좋다. 중간에 그만두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이야기(무용담)도 드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추천 2
베를린리포트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Home > 교육소식 목록

게시물 검색


약관 | 사용규칙 | 계좌
메뉴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