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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돈이 없으니 학과 문을 닫아 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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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30 18:30 조회4,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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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도 긴축정책이 필요한 요즘이다. 잘란트대학도 예외가 아니어서 2020년까지 약 1억 4천만 유로를 절약해야 한다. 그것은 이 대학 법과 대학은 문을 완전히 닫던가 다른 주의 대학과 협력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치의대와 기계공학과 마스터 과정은 폐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주, 특히 작센, 작센 안할트, 튀링엔 그리고 브레멘은 여러 학과가 문을 닫을 위험에 처해있다. 막데부르크에서는 2020년에 사범대학을 완전히 폐쇄하며 라이프치히는 연극학, 고고학, 물리화학과가 폐과되고 예나에서는 125개의 교수, 강사자리를 없앨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독일 '학술자문회 (Wissenschaftsrat)'에서 제출한 '독일 연방, 주정부 대학과 연구에 관한 미래 계획 (Zukunftskonzept des wichtigsten Beratungsgremiums von Bund und Ländern in der Hochschul- und Forschungspolitik)'의 내용으로 연방 교육부장관 요한나 방카(Johanna Wanka)와 대학총장협의회 의장 호르스트 힢플러(Horst Hippler)는 이 안을 "성공적인 계획서", "개혁의 중심이 되는 초석"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해당 대학들의 교수, 학생들은 경악했다. 잘란트 대학에서는 혹시 연방정부의 지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가져보지만 슈피겔 온라인은 당장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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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용혁님의 댓글

이용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이런 종류의 긴축은 참 마음에 안들어요. 단순하게 흔히 세간에서 경쟁을 통해서 생산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퀄리티를 향상시킨다... 고 하는 것처럼 저런 방식으로 학문의 퀄리티도 올라갈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가령 한국에서 저런 정책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교수들 철밥통 깨야한다!! 논문 팍팍 안 쓰는 것들은 다 잘라!!" 라고 말하는 거), 제가 이번 학기에 꼭 들어야 하는 과목들 줄줄이 듣고, 딱 하나, 실용철학을 그냥 듣고싶어서 들었거든요. 졸업을 위한 의무 과목들의 경우에는, 통과해야한다는 중압감이 핵심이 되어버려요. 그러다보니까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데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리게 되구요. 하지만 의무적으로 이수하는게 아닌 경우에는 마음편하게 그 영역의 내용들을 접하고,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고, (물론 전 독어가 짧은 관계로 말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맘편하게 대화도 나눌 수 있고, 발표같은걸 한다고 해도 부담없이 자기 생각을 많이 넣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렇더라는 말이죠.

경쟁은 그런 느긋하고 즐거운 배움과 익힘의 기쁨을 말살해버리는 효과가 있어서, 저는 그 이유로 저런 정책이 일단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마음에 안들어도 뭐 어떻게 해 보긴 어려운 신자유주의 시대의 흐름이겠지요.

게다가 저런 경쟁을 붙여버리면 당연하게도 권력관계도 파생되고 말지요. 특히 학문의 장은 시장과는 달라서, 시장에서는 장사 못하는 쪽이 죽고 장사 잘 하는 쪽이 살아남는다지만, 대학교의 경우에는 분명 모종의 평가 기준을 달아서 교수, 강사 들을 평가하고 점수가 낮은 사람은 잘라버릴 거란 말이지요. 그러면 그 평가의 기준이 바로 칼자루를 쥔, 즉 권력을 쥔 주체가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칼에 썰리지 않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자신의 연구 의욕이 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마음놓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것도 호시절의 이야기이지, 지금같은 때에는 이런 꼴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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