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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당 평화주의를 제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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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11-26 08:56 조회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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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의 전쟁반대자 한스-크리스티안 슈트뢰벨레로슈톡의 녹색당 당대회에서는 파란이 예상되었으나 피셔외무장관, 공동당수 Claudia Roth와 Fritz Kuhn 내지 공동원내대표 Kerstin Müller와 Rezzo Schlauch는 확실히 기층당원들의 표를 장악했음을 보여주었다. 결의문의 핵심문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우리 의원들이 다수결로 국제 테러리즘 투쟁을 위해 독일연방군을 투입하는데 동의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Akzeptieren? 받아들인다? 떠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니 얼마나 좋은가. 나중에 그책임을 다 뒤집어 쓰지 않아도 좋다. 어쨌든 로트의 말마따나 녹색당 사상 가장 중요한 결정의 하나가 이렇게 내려졌다. 로슈톡의 녹색당 전당대회에서 대다수가 연방군파견을 찬성한 것이다. 약 3/4 찬성이다. 정확한 수는 세지 않았단다. 어쨌든 예상보다 높은 수치다. 녹색당은 또한 적녹연정을 계속할 것을 천명했다. 단지 꼽사리로 미국의 군사공격에서 민간인희생자가 난 것에 대해 비판이 좀 있었다.

taz는 "녹색당이 평화주의를 희생했다"(Grüne opfern Pazifismus)는 비판적인 제목을 뽑았다. taz는 로슈톡 녹색당 당대회에서 대다수가 테러전쟁에 참가하는 것을 찬성했다는 것을 놀랍다고 표현한다. 순진하긴.

최근 녹색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녹색당의 평화주의가 관심사가 되면서 각 방송사의 토크쇼마다 단골소재로 이를 두고 떠들곤 했었다. 연방군투입을 인정하는 정치현실파와 평화주의성향의 정통기층당원들간에 의견충돌로 녹색당이 쩌~억 두쪽으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 녹색당이 연방군투입을 인정하는 것은 녹색당의 근본가치의 하나인 평화주의에 대한 배반이 아니냐 등등 사회자들은 녹색당의 신경를 긁어댈만한  도발적인 질문들을 잘도 던져댔다.그러나 웬걸 녹색당 의원들 답변하는데 의외로 여유가 있더라. 그로 미루어 이번 전당대회의 의외의 평화로운 모습은 예상을 못할 바도 아니었다. 녹색당의 중진의원들을 포함해서 대체적인 의견은 녹색당이 정치에 책임을 지는 여당의 위치에 있다는 점, 양심은 양심이고 정치는 정치라는 식의 의견이 우세한 것 같다. 아니면 개입은 하긴 하더라도 민간인희생 및 인권문제를 감시하는 등 뒷처리를 삼빡하게 잘하면 전화위복이라는 식의 논리로 녹색당의 빛깔이 완전히 퇴색되지 않도록 연막을 치는 정도.

녹색당이 그간 평화주의와 전쟁간의 선택의 문제를 놓고 다른 당에 비해 진지하게 고민해온 것은 인정하지만, 녹색당도 역시 전쟁해도 하등 손해볼 것 없는 제1세계 잘사는 서방국가의 여당의 일원이기는 매한가지인가. 녹색당은 이번 아프간전쟁의 명분을 정면으로 거부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아무리 녹색당이 나름대로는 정치현실과 평화주의사이에서 양심적, 도덕적 수준의 고민을 해봤자  전쟁의 명분 자체를 거부하지 못하는 바에야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게임이다. 녹색당이 너무 쉽게 뻔한 결론으로 치닫는 걸 보면 그렇게 고민했던 모습이 혹시 품위유지용에 불과한 것 아니었나 하는 탄식마저 든다. 녹색당이 이 정도에서 무릎을 꿇으면 도대체 지켜질수 있는 평화주의가 세상에 있겠는가?  나처럼 제1세계에 속하지 못한 힘없는 아웃사이더의 눈에는 아무래도 힘한번 못쓰고 피시식 꼬꾸라지는 평화주의를 보는 것이 못내 허전타. 꼬꾸라질 땐 꼬꾸라지더라도 발악이라도 제대로 한번 하고 꼬꾸라지면 안되는가.






'62.104.208.91'하일트: 자유로니님 말씀에 동감. 녹색당은 야당일 때가 멋졌어요.  [11/26-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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