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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독일 부녀간의 이산가족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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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5-18 07:52 조회3,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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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에 거주하는 Monika Niederlehner(43, 女)는 옛 동독 지역 튜링겐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자신의 아빠는 동독을 떠나 서독으로 탈출했다. 혼자서. 40년이 지나서야 모니카는 그립고 보고팠던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결코 짧지 않았던 이 세월동안 그 녀가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모습이 짜장 감동적이다 못해 애틋할 정도다.

베를린의 장벽이 세워진(1961, 사진) 후 4년이 지난 1965년 아빠는 홀로 서독으로의 탈출을 시도했다. 그 녀의 엄마는 당시 모니카의 동생을 임신 중이었고, 이를 이유로 서독 행을 반대했다. 궁리 끝에 결국 아빠는 가족을 버리고 혼자 탈출을 시도했다. 허나 경계선 부근에서 발각되어 총상을 입고 치료 후 3년 형을 선고 받은 후 서독으로 추방당했다. 이러한 사실을 그 녀와 엄마는 전혀 몰랐었다. 나중에 그 녀는 아빠와의 상봉 후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빠가 떠난 후 Monika는 엄마와 여동생과는 달리 남들이 이상하다 여길 정도로 아빠를 찾았다. 그 녀는 아빠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 가끔씩 엄마가 내던지는 푸념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모르는 사람을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니? 너는 어쩜 그리 고지식한 니 아빠와 꼭 닮았니?"

그 녀는 그럴 때마다 뚱뚱한 자신의 엄마와 여동생과는 몸생김새에서부터 날씬한 자기는 다르다고 생각했으며 나아가 그러한 엄마의 푸념이 칭찬으로까지 들렸다. 아빠 역시 날씬했으니 자신이 엄마보다는 아빠와 더 닮았음을 엄마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는가 말이다.

모니카의 아빠에 대한 사랑은 그 녀가 이미 6살 때부터 지니고 다녔던 아빠와 엄마의 결혼 사진이 반증한다. 학교 친구들한테 사진을 보여 주며 자신의 아빠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으며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했다:
"얘들아, 이게 우리 아빠야, 우리 아빠는 지금 서독 함부르크에 살고 있는데, 선장이야. 대서양을 횡단하는 큰 배의 왕초. 멋있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빠는 실제로 한 때 선박에서 일했다 한다.
그 녀는 1975년부터 자신의 아빠를 다시 만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녀 나이 13살 되던 해였다. 이러 저러한 경로를 통해 수 십장의 편지를 그가 살만한 곳의 주민 등록소에 띄웠으나, 이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이 '모른다' 내지는 '주소 불명'이었다. 한번은 남쪽 보덴호수 근처에 산다는 소문에 따라 그 녀는 자신의 남자 친구와 함께 몇 백 km를 자동차로 타고 달려 갔으나 그는 바로 며칠 전에 이미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뒤였다. 이 때의 실망은 아직까지 그 녀의 뇌리에 선명하다.

이러한 일련의 실망으로부터 점차 회복이 될 즈음 어느 날 그 녀는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 아빠의 현 주소를 알리는 편지였다. 당장 그 자리에서 아빠에게 편지를 썼다:
"내가 생각하기 시작한 이후 나의 가장 큰 소망은 내 아버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틀 후에 그 녀는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극적인 통화가 이루어졌다. 주말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 첫 전화를 끊은 후 그 녀는 부엌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자기 남편이 시새움 할 정도로, 그렇게 무쟈게 기뻤다.

만났다. "오, 내 딸래미!" 하며 아빠는 자신의 딸 아이를 가슴에 안았다. 자기한테 '내 딸래미!' 한 사람은 아빠가 처음이었다. 그들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한 식당에 들어가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생각하는 얼개가 비슷해서인지 오랜만에, 아니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등 어색한 구석이 없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부녀는 오손도손 담소를 즐겼다. 그가 가족을 버리고 월서할 때 자신의 아내가 임신 중이었음을 몰랐다는 사실 또한 모니카는 처음으로 알 수 있었다.

원망? 천부당 만부당한 말이다. 아빠를 만난 이후 그 녀의 생활은 모든 구석에서 훨씬 더 아름답고 싱싱하게 변했으니,

그저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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