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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성탄절 지나고 빨래 안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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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17 19:33 조회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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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성탄절 무렵 대화를 하거나 글을 읽을 때 종종 "Zwischen den Jahren" 이라는 표현을 대한다. Zwischen den Jahren이란 성탄절과 한 해의 마지막 날, 혹은 성탄절부터 다음 해 1월 6일까지 12일간(Rauhnächte)을 말한다. 자주 듣다 보니 그런가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좀 표현이 이상하기는 하다. 


독일어 협회(Gesellschaft für deutsche Sprache, GfdS)에 따르면 이 표현은 이미 14세기 경부터 사용되었다고 한다. 서기 153년부터 전 로마제국에서는 1월 1일을 한 해의 첫날로 정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당시 예수의 세례 기념일인 1월 6일을 한 해가 시작하는 날로 기념했다. 그러다 약 4세기 중반부터 세례일이 아닌 탄생일인 12월 25일을 새해 첫날로 정했다. 이처럼 새해 첫날이 바뀌다 보니 12월 25일부터 1월 6일 사이 Zwischen den Jahren 기간이 생겨난 것이다. 유럽에서는 1691년이 되어서야 1월 1일을 한 해의 첫날로 삼았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독일에서는 빨래를 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전해오는 전설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밤중에 수 많은 마녀, 귀신들이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특히 흰색 세탁물은 죽음을 상징하기 때문에 마녀는 흰색 옷이나 천을 훔쳐 가고, 그러면 그 빨래를 넌 가족 중 한 사람이 이듬해 죽게 되는데 마녀는 그 훔친 천을 수의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 중 화를 겪는 이가 없게 이 기간 동안 빨래를 빨아 널지 않았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먼 옛날에는 말할 것도 없고, 수백 년 전이 아니더라도 세탁기가 일반적으로 보급되기 전에는 춥고 눈 내리는 겨울에 빨래란 고된 노동이었을 것이다.  


물론 요즘 이런 전설을 아는 젊은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무의식적이겠지만 그래도 이 기간 동안 빨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이 기간동안 휴가를 다녀오고 세탁기를 돌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는 한 번쯤 어릴 때 할머니가 하시던 말씀을 떠올리며 "왜 빨래하면 안 된다는 거지?"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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