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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오토바이 레이서, 오스카 쉰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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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이름으로 검색 02-02-07 14:43 조회3,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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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바이 레이서, 오스카 쉰들러



schindler01.jpg 몇개월 전인가로 기억된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실제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의 유품이 그의 친구의 다락방에서 발견됐다. (◁ '쉰들러 리스트' 영화 포스터)



그중엔 당시  나치에 대한 한 시민으로서의 양심과 저항의식이 담긴 도큐멘트들과 소위 쉰들러 리스트라고 불리는 구제된 유태인 명단이 포함돼 세간에 적지 않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자세한 내용은 베를린 천사 1999년 11월호 참조)



오스카 쉰들러(1908-1974), 사업가로서의 뛰어난 수완과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한 당시 그의 결단과 추진력에, 어쨌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나치의 무자비한 인종 청소 속에서 학살의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


▶ 왕년의 명레이서 쉰들러



schindler02.jpg 인도주의적인 시대의 풍운아 오스카 쉰들러, 하지만, 그가 젊은 날 한가닥 하던 모터사이클 레이서란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 만년의 오스카 쉰들러)


모터사이클 레이서로서의 쉰들러의 젊은날은 그의 삶의 한 에피소드 정도로 들릴지 모르나, 실지로 오스카 쉰들러는 쾨니히스 벨렌이라는 당시 레이싱 머쉰으로서 최고급인 250cc 모터구치의 레이서로서 몇번이나 순위에 입상을 할 정도로 이름을 날렸던 명 레이서였다.



그의 동료이자, 모터사이클 잡지 칼럼리스트인 에얼빈 트라가취(Ervin Tragatsch)는 1964년 어느 모터사이클 잡지에 레이서로서의 오스카 쉰들러를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내가 처음 그를 본 것은 정확하게 따지자면, 1922년 그의 고향이자 나의 고향인 체코 모라비아지방의 츠비타우(Zwittau)에서 내 동생이 학급친구인 쉰들러를 저에게 소개했을 때지요, 그때가 아마 그가 17살 때일 겁니다. 그 후 그가 빨간색의 500ccm 모터사이클로 시끌벅적하게 거리를 달리던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Galloni라는 이태리 오토바이인데 아마 그 당시 체코에서 그가 유일하게 그 기종을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의 특성이 다 그러하듯 그도 곧, 더 빠른 머쉰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1928년 초엔가 그 유명한 모터구치의 쾨니히스 벨렌 250ccm로 정식 레이싱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schindler03.jpg 이 기종은 당시 유럽권 최고의 레이서 중 한사람인 피에트로 게르지(Pietro Ghersi)가 이 머쉰으로 세계 선수권을 제패한 적이 있는 종축엔진의 특이하고 와일드한 모터사이클이었습니다.(▷ 모터구치의 쾨니히스 벨렌 250ccm)


▶ 모터구치 기종 타고 각종 대회 입상



쉰들러의 첫번째 공식레이싱 참가는 1928년 5월에 브루엔 조베쉬츠(Bruenn-Sobeschitz)에서 개최된 산악레이싱이었는데, 당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영국제 모터사이클에 밀려 3위에 입상했습니다. 처음치고는 대단한 성과지요.


두번째 그의 레이싱 참가는 작센지방과 당시 체코슬로바카이의 경계부근에서 펼쳐진 Altvater라는 22.4km 순회 레이싱으로 저도 쉰들러와 같이 이 경기에 참여했었습니다. 당시 내앞에는 열명의 쟁쟁한 레이서들이 달리고 있었는데,오스카 쉰들러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쉰들러는 4위에 입상했고, 붉은색의 모터구치를 타고 질주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밖에도 몇번의 크고 작은 경기에 참여했던 쉰들러는 결국 레이서로서의꿈을 포기하게 되었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인한 재정적인 문제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 후 제가 쉰들러를 마지막으로 만난 때가 1935년인가 1936년인가 확실치는 않고, 몇 년 전인가 프랑크푸르트에서 그가 저한테 편지를 보냈었지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저의 안부를 자세히 묻던 그의 자상함이 느껴졌습니다. 지금 예전의 제 친구 오스카 쉰들러는 누구나 아는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쉰들러는 지금도 제 기억 속엔 우리가 같이 젊었던 시절 레이싱 트랙의 스타트라인에 나란히 서서 모터사이클 엔진소리 속에 스타트 신호를 기다렸던 왕년의 명 레이서로 남아 있습니다......."


▶ 영웅의 또 다른 모습



schindler%20jude.jpg 우리가 아는 오스카 쉰들러는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속의  군수품 공장 사장으로서 유태인을 구한 인간적인 영웅의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20년대 모터사이클 레이서로서 쉰들러의 모습은 위 회고자의 말과는 반대로 우리에겐 아주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자신이 구한 유대인들과 함께)



빨간색의 모터구치에 앉아 앞만 바라보고 질주하던 오스카 쉰들러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 박정배(www.motorfashion.net) ◀

 베를린천사 200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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