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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으로 검색 01-09-07 02:25 조회2,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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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lieben) 것'과 '아는(kennen) 것'의 차이
서울대 권오현 교수님의 사이트 am Brunen(우물가에서)에서 펌

'알기(kennen)' 때문에 식어가는 사랑(lieben)??
사랑은 눈이 멀도록 뜨겁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흔히 불(Feuer)에 비유되죠. 그러면 이러한 사랑을 식게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흔히 '사랑하다'의 반대를 '미워하다(hassen)' 정도로 생각하는데 둘다 진한 관심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서로 비슷합니다.

그런데 막스 프리쉬(Max Frisch)는 누구에 대한 '사랑'이 식는 것은 그 사람을 알게되기(kennen) 때문이라 하여 관심을 끕니다. '사랑'은 아직 상대를 속속들이 잘 모르는 상태, 즉 그 사람이 어떤 베일에 싸여 신비해 보일 때 일어나는 감정(unfassbar ist der Mensch, den man liebt)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 지내다 보면 차츰 그 사람을 세부적으로 알게 되고 그러면 결국 '사랑'은 존재하기 힘들다고 그는 말합니다(Unsere Meinung, dass wir das andere kennen, ist das Ende der Liebe). 그의 견해는 얼마 전 불같은 사랑은 의학적으로 최대 3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뉴스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를 점점 알게되기 때문에 그를 끝까지 '사랑'할 수 없는 현실은(Mit dem Menschen, die wir lieben, koennen wir nicht fertigwerden) '사랑 예찬론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현실은 정말 그런 것같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남녀간의 사랑은 여러가지로 모습을 바꿉니다. '사랑하다(lieben)'와 '알다(kennen)' 사이의 갈등 속에서 만들어진 단어 가운데 우리말에 "정"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정"이라는 말은 '알다'가 낳은 감정의 결집으로서 세월과 더불어 차츰 사랑이 남긴 빈자리를 채워줍니다. "정때문에"라는 말을 할 때 쯤이면 '사랑'은 한발 뒤로 물러나고 대신 그 사람을 너무 많이 알고 지낸데 따른 끊을 수 없는 인연이 더욱 중시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사랑'의 유동성으로 인하여 '사랑' 하나에 집착하며 사는 방식은 상당히 위험한 일인 것 같습니다. 둘 사이에 가장 '사랑'이 꽃피어 있을 때, 이미 상대방에게 '남자(혹은 여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리고 '하나의 아버지(혹은 어머니)'로서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는 사람만이 따뜻한 부부의 연을 오래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 참고: Max Frisch의 [사랑 Liebe] - 원문 및 번역

Es ist bemerkenswert, dass wir gerade von den Menschen, den wir lieben, am mindesten aussagen kann, wie er sei. Wir lieben ihn einfach.
Mit dem Menschen, die wir lieben, koennen wir nie fertigwerden. Man hoere bloss die Dichter, wenn sie lieben. Sie tappen nach Vergleichen, als waeren sie betrunken, sie greifen nach allen Dingen im All, nach Blumen und Tieren, nach Wolken, nach Sternen und Meeren. Warum? So wie das All, alles Moeglichen voll, aller Geheimnisse voll, unfassbar ist der Mensch, den man liebt.
Unsere Meinung, da wir das andere kennen, ist das Ende der Liebe, jedesmal, aber nicht weil wir das andere kennen, geht unsere Liebe zu Ende, sondern auch umgekehrt; weil unsere Liebe zu Ende geht, darum k nnen wir den Menschen kennen.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우리가 가장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bemerkenswert) 일입니다. 우리는 그저 그 사람을 사랑할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는 결코 끝까지 사랑할 수 없습니다(*그 사람에 대해 알게되기 때문에). 사랑에 빠진 시인의 말을 들어보십시오. 그는(*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에 도취한듯 비유를 찾아 헤맵니다: 꽃, 동물,구름,별, 바다 등 모든 삼라만상을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능성과 신비함으로 가득 찬 모든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도 파악할 수가 없는 법입니다.
다른 사람을 잘 안다는 것은 사랑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알기 때문에 사랑이 끝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이 끝나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의 사람을 속속들이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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