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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생명과학을 통해본 21세기2 - 돌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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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 모이름으로 검색 02-03-14 19:41 조회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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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0/03/10  



◆ 1. 돌리의 탄생



▶ 인공 생식의 역사



영국의 역사학자 카아(E. H. Carr)는 역사는 어제를 통하여 오늘을 보여주며, 오늘을 통하여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이제 생명과학의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서 지금까지 인류가 생식에 관여한 모습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수정·착상·냉동 정자 : 1875년 독일의 생물학자 오스카 헤르트비히는 성게의 난자와 정자가 융합되는 것을 처음 관찰하는데 성공하였다. 이제서야 난자와 정자가 결합되어 새로운 개체를 만든다는 것이 확인 된 것이다. 그런데 불과 3년 후에 오스트리아의 셴크는 기니아피그의 난자를 자궁 점막 조각에 착상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2차 대전 중인 1944년에는 미국인 로크와 멘킨이 시험관에서 인간의 난자를 수정시켰다. 52년에는 냉동 정자를 사용하여 건강한 송아지를 출산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바로 다음해에는 인간의 냉동정자를 이용한 수정도 성공하였다.



▷ 시험관 아기 : 1959년 포유동물로서는 처음으로 시험관 토끼가 탄생하였으며 1978년에는 최초의 시험관 아기로서 루이스 브라운이 태어났다.



냉동 배아 : 1972년 냉동 배자로부터 생쥐가 태어났고 1984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Zoe라는 여아가 냉동 배자로부터 태어나는 데 성공하였다.



▷ 대리모 : 1983년 불임증의 한 여인이 자신의 남편 정자와 수정된 다른 여자의 난자를 이용하여 아기를 출산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1986년메리 베스 화이트헤드라는 여인은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수정란을 자신의 자궁에 착상시켜서 아기를 출산하였으며 1992년에는 다른 여자의 난자를 이용하여 62살의 할머니가 자기 남편의 아기를 낳았고 1993년에는 53세의 할머니가 자기 아들 부부의 수정란을 가지고 임신하여 자기의 손자를 낳은 기상천외한 사건도 있었다.



▷ 복제 : 1952년 개구리 복제에 성공하였으며 1986년에는 배자세포의 증식을 통하여 양의 복제에 성공하였고 1997년에는 성장한 암 양의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가 보고되었다.



▶ 복제양 돌리



1parton.gif(가수 돌리 패튼▷)1996년 7월 당시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연구소에서는 아비 없이 어미 세 마리로부터 아기 양 한 마리가 태어났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후 이 아기 양을 만들어 낸 윌멋과 캠벨이 자신의 업적을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보고되어 전세계에 알려졌다. 윌멋과 켐벨은 자기들이 복제한 양이 유선조직(乳腺組織)의 체세포에서 유전정보를 얻은 것에 착안하여 가슴이 예쁘고 크기로 유명한 미국의 컨트리 송 가수 돌린 패튼(Dolly Parton)의 이름을 자신의 연구 결과물에 붙여 주었다.



▶ 클론이란 무엇인가?



1clone-k.gif클론이라는 단어는 [쿵따리 샤바라]라는 96년 공전의 히트곡을 통하여 한국사람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또 이 클론이라는 그룹은 TV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름을 시청자들에게 아주 쉽고도 정확하게 설명한 바 있다. 클론(clone, 복제)이라는 개념은 새싹, 자손, 후예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다. 이제 우리는 [복제한다]라는 단어를 [생명체를 무성생식적(無性生殖的)인 방법으로 자연 속에 확산시키는 형태]로서 이해하게 되었다. 식물의 단일세포로부터 전체 식물의 성장을 유도하는 것도 복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복제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1dolly8.gif가장 간단한 형태의 복제는 DNA 복제로서 개별 유전자 혹은 유전자 조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것은 전세계의 생화학 실험실에서 일상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사람의 인슐린 암호를 코딩하고 있는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하여 대량으로 복제하고 대장균 속에서 인슐린을 합성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복제양 돌리 [생후 8개월]▷ )



두 번째 방법으로는 여러 둥이(Mehrlinge)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있다. 이것은 사람이 일란성 쌍둥이를 출산하거나 강아지가 여러 마리의 쌍둥이를 출산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를 이용한 것이다. 수정된 생식세포가 2세포기에서 8세포기 사이의 분화단계에 있을 때(totipotent) 이를 쪼개서 같은 쌍둥이를 만들어 낸다. 이 방법을 사용하여 1993년 워싱턴의 한 연구센터에서 사람의 복제실험이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결함이 있는 배아(Embryo)를 이용한 당시의 실험은 인간복제의 윤리성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 작년에는 경희대 의대 산부인과의 이보연 교수 팀이 불임치료와 장기 이식수술 발전을 위해 인간 복제 실험을 시도했고 실험적으로 핵치환 방법에 의한 초기 단계의 배아 복제를 1998년 12월 4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금년 1월 말 밝혔으며, 이들의 실험과 연구팀의 인터뷰를 BBC가 특별방송을 통해 2월 8일 보도함으로써 한 차례 소란이 일기도 하였다. 세 번째 방법은 위의 두 방법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더 이상 분화단계에 있는 세포를 사용하지 않고 배아나 태아 또는 완전히 성장한 개체의 체세포 유전정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옮겨 복제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에서는 모계와 부계의 유전자가 새로 조합된 자매들이 형성되는데 반하여, 세 번째 방법을 통해서는 부모의 유전자를 가진 것이 아니라 단지 유전자를 제공한 어미나 아비의 유전자와 생물적 특성만을 가진 전혀 새로운 개체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이다. 사용한 생식 방법과 상관없이 어미의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속에 있는 유전자는 그대로 남게 된다. 따라서 아비와 똑같은 유전자를 갖는 새끼는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만들 수 없다. 참고: Dolly ist kein perpekter Klon in 《bild der wissenschaft》11/1999 s.10)



▶ 돌리는 어떻게 복제되었는가?



다음 그림은 97년 3월 3일자 《슈피겔》에 실린 그림으로서 필자가 보기에 독자에게 가장 쉽게 설명된 그림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어미는 유전자-어미(Genmutter), 난자-어미(Eimutter) 그리고 대리모(Leihmutter) 모두 셋이 사용되었다. 먼저 유전자 어미의 젖으로부터 세포를 떼어 내어 세포의 상태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난자 어미로부터 난자를 얻어내고 난자 속의 유전자를 제거한다. 이번에는 유전자 어미로부터 얻어 조작한 체세포와 유전자가 제거된난자를 전기적으로 융합시켜서 난자가 유전자 어미 젖 세포의 유전 명령에 따르도록 한다. 시험관에서 이 배아가 성장한 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킨다. 이 배자는 임신기간이 지난 후에 돌리로서 1996년 7월 6일 세상에 태어났다.





1spiegel.gif

△ 돌리의 탄생 방법 [아비 없이 어미만 셋]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다른 연구팀들은 해내지 못했을까? 91년까지 복제 연구자들은 "수정란의 세포분열을 이용한 복제는 가능하지만 성숙한 동물의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 동물의 특정 부위에서 추출된 체세포 유전자에 동물 개체 전체를 재생하는 유전자 암호가 함께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 그 체세포를 난자와 어떻게 결합시켜야 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으며 ▷ 체세포 분열을 위하여 체세포의 게놈을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이언 윌멋 팀의 성공요인은 남들이 도그마라고 여기는 것들을 무시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는 데 있다. 다음 그림은 독일의 과학 잡지 《Spektrum der Wissenschaft》1997년 4월 18일자에 실린 것으로 아이언 윌멋 팀의 비밀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G0 Phase가 설명되어 있는데, 이 기사를 실은 잡지의 편집자들도 이 과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세포 배양 전문가인 키스 켐벨은 유전자를 제공하는 세포의 증식 사이클과 그것을 심는 난자 세포의 증식 사이클을 일치시키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이들은 윈스콘신 대학 연구팀의 연구 성과에서 힌트를 얻어 '체세포의 영양액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두 요소의 사이클을 일치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윌멋 팀은 실험하기 5일전부터 유전자 제공 세포의 영양 공급을 급격히 감소시켰다. 이를 통하여 세포는 성장이 중지되고 세포분열이 중단되었다. 세포 분열이 중단된 이 시기를 G0 Phase라고 한다. 지금까지 G0 Phase의 알려지지 않았던 장점은 이 상태에서는 핵이 제거된 난자와 합일(合一)된 유전자 제공 세포가 자신의 게놈(Genom)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상태에서 게놈은 더 이상 자신의 추출된 유선조직에서와 같은 유전자를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개체를 탄생시키는 전체 유전자를 발현하게 되었다. 이것이 로슬린 연구소의 분자생물학 및 태생학(胎生學, Embryologie)적으로 획기적인 성과인 것이다. 아이언 윌멋 연구팀은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385번의 배아 실험을 통하여 4마리, 172번의 태아 실험을 통하여 3마리 그리고 277번의 어미 양 실험을 통하여 단 1마리의 복제양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이 양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양인 돌리이다.



1g0.gif

△ 돌리의 탄생의 비밀 -G0 Phase





▶ 돌리뿐인가?



1neti.gif◁ 네티와 디토



세 번째 복제기술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것은 돌리가 처음이다. 돌리가 발표되자 세계 각국에서 자기들도 복제에 성공하였다는 보고들을 뒤늦게 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에서 복제된 원숭이 네티(Neti)와 디토(Ditto), 대만에서 91년에 복제된 돼지들과 메추리처럼 행동하는 병아리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생식세포의 분할을 통한 복제로서 돌리와는 그 차원을 달리한다. 이 방법으로는 이미 한국의 황우석 박사에 의한 우량 젖소가 대량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13세 먹은 소년이 방학과제물로 개구리를 복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미 언급하였듯이 1993년에 워싱턴 시에서는 인간 배아를 복제하여 32세포기짜리 태아를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으며, 경희대학에서 복제하여 4세포기까지 성장시켰다. 젖소와 쥐 그리고 염소의 체세포 복제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성공하였다.  



이 정 모 (uzs924@uni-bonn.de)  ◀ ▲ ▶

베를린천사5호 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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