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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기획번역 시리즈1: 어린이 철학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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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03-09 10:18 조회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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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0/09/18   조회수 : 45

저자: 에파 졸러
제목: 작은 철학자들 - 아이들의 '난처한' 질문에 당황하지 않기 위하여.1991, Orell Fuessli 출판사.
번역자: 정창호 (철학 박사, 교육학 전공)


결론에 대신하여: 어린이나 청소년과 철학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철학하기는 가장 인간에 고유한 활동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철학하기는 거리를 취할 수 있다는 우리의 특유한, 분명 인간에게만 있는 정신적 능력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물과 사건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자신을 멀찍이 세워놓고 고찰할 능력이 있다. 다시말해 우리는 사물과 우리 자신에 대하여 반성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삶을 사는 데만 급급한다. 이에 반해 우리 인간은 삶을 의식적으로 체험하고 반성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삶을 그저 되어가는 대로 방치하는 대신에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우리 속에 내재된 이 가능성(기회이자 위험이기도한)은 아이가 "나"란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되면 현실화되기 시작한다. 이 자아의 실현은 최초로 "아니오"라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더 발전되고 강화된다. 모든 사람에 내재된 정신적 자유로부터 점차 의식이 발전된다.

나는 나이고 어떻게 행동할 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자기의식 즉 자기자신에 대한 앎이 생겨난다. 나는 나와 내 행동을 사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삶에 대해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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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나 청소년과 철학할 때, 우리는 이러한 자기화, 의식화의 과정에서 그들과 동행한다. 이들이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바로 그 점에서 이들을 후원한다. 우리는 동일한 과정을 스스로도 계속해서 시도하는 동료인간으로서 이들 옆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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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철학함의 시원에는 놀라움이 있는데, 이 놀라움에 호기심, 지적 욕구 또는 회의가 뒤따라 나온다. 당신 아이가 처음 "왜요?"를 말할 때 철학함은 시작되며 당신은 이 시작을 부모로서 이끌어 내고 또 도와줄 수 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가를 나는 이 책에서 보여 주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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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에서는 그중 가장 중요한 것만을 요약적으로 반복하려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을 보려면 괄호 속에 표시한 장을 다시 찾아 읽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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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적 태도로서의 철학하기

어린이들의 질문과 알려고 애쓰는 모습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고유한 견해와 생각을 가진아이들을 동등한('똑같은'이 아니라) 파트너로 인정하라.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바로 그 존경과 사랑을 아이들에게 먼저 주라. 아이에게 신뢰를 주고 자기 길을 갈 용기를 심어 주는 신중하고 예민한 교육 방식을 택하라. 그렇다고 아이들이 단지 "제 하고 싶은 대로" 두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는 자기에게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이 나타났을 때에는 우리는 아이들과 자유롭게 논거를 통해서 토론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에서 이 책 전체가 씌어졌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언급은 제5장 (동반자적 대화) 또는 제6장 (철학적 교육이냐 아니면 종교적인 교육이냐)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적 기본기술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철학함에도 "연장(공구)"이 필요하다. 어린이 철학의 선구자인 매튜 립맨은 철학함의 기본기 또는 구구단 같은 것을 "사유의 솜씨"라고 부른다. 이것은 어린아이도 이미 배울 수 있으며 또 전문 철학자들도 이것을 가지고 작업한다.

이 기술들 중 기본적인 것을 이미 제 2 장에서 상세하게 제시했다. 우열을 평가하지 않으면서(가치중립에 입각해서) 구별과 유사성을 찾아 내는 비교의 기술: 다양한 외면적 또는 내면적 지각들에서(1장), "새"나 "숟가락" 같은 개념들에서(2장), 다양한 꽃이나 별들에서(3장), 인간과 동물에서(4장), 여러 나라 사람들에서(5장), 단어들이나 신의 모습들에서(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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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 덕분에 우리는 더 세밀히 그리고 풍부하게 지각하고(외적 대상 뿐아니라 심상, 생각, 느낌들도), 더 정확히 그리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말하고, 더 자신있게 결정을 내리고 더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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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중립적 비교는 일상에서 종종 필요할 뿐아니라 철학함의 3가지 기본활동에도 필수적이다.



- 문제를 제기하고, 더 캐물어 들어가기

- 개념들을 설명하고 해명하기

- 근거를 대고 논증하기



문제제기 하기: 이 점에서 어린이는 아마도 타고난 철학자이다. 집요하게 캐물으면서 아이들은 사고를 전개한다. 이들의 호기심에 우리도 편승해보자!



- 우리 인간은 정말 동물보다 뛰어난가요?(1장)

- (타조는) 날지 못하는 동물인데, 어떻게 "새"가 될 수 있죠?(2장)

- 무한성의 끝은 무엇인가요?(3장)

- 동물은 생각하지 못한다는 데 사실인가요? 동물은 죽여도 되는데, 왜 사람은 죽이면 안되죠?(4장)

- 더 큰 것이 언제나 더 좋은 것인가요? 왜 그렇게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을까요?(5장)

- 천사가 정말 있나요? "신"은 도대체 누구에요?(6장)



소크라테스적인 철학함과 캐묻기를 통해서 우리는 개별 사례에서 보편적인 것으로 나아가려 시도한다. 그리고 거기서 얻은 인식을 가지고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 간다(3/4장). 올바른, 뿌리를 묻는 질문의 의미에 대해서는 서론을 더 참고할 수 있다.



개념해명: 이것은 3장에서 상세히 서술되었다. 대화하는 사람들이 어떤 용어로 실제 같은 내용을 생각하고 있는가를 확인(용어 통일)하려 할 때, 이 기술이 사용된다. "올바르다"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2장)? 도덕이란 무엇인가(5장)? 종교와 철학의 구별은 어디에 있나(6장)?

개념 해명에서는 사태의 본질, 사태의 본래적 측면을 이루는 것이 문제로 된다. 우리는 이미 여러번 이 기술을 실행했다. 감각과 감관(1장), 현실성, 새, 숟가락(2장), 별, 나무, 무한성(3장), 생각과 지식(4장), 큰과 어린, 낯선, 인간존재(5장), 신앙과 지식, 오순적 토끼(싼타 할아버지), 천사, 신(6장).



마지막으로 근거대기는 가치, 윤리, 도덕(4/5장)과 연관해서 살펴 보았다. 근거 대기가 중요한 이유는 좋은 근거만이 우리의 입장을 튼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거지울 수 있는 주장과 의견들만이 우리 생각에 비판적인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언제나 자신의 생각 뿐아니라 근거도 제시하라고 요구하자. 그래야 아이들도 자기 생각의 가치, 의의 그리고 귀결등을 알 수 있게 된다: 가끔 비가 오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1장)? 지금이 꿈이 아니라 생시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지(2장)? 네 이름이 맘에 드는(또는 들지 않는) 이유는 뭐니(3장)? 동물을 사랑하면서도 고기를 먹는 이유는 뭘까(4장)? 어떻게 어른들은 너보다 더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니(5장)? 또는 신을 의심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그래도 "신"과 비슷한 어떤 것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 무엇이겠니(6장)?



어린이 철학의 방법들

서론에서 말했들이 어린이 철학의 기본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다. 다시 말해 의도적인 질문을 통해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생각을 차근 차근 심도 있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엮어 내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는 동반자적 대화 속에서 함께 어떤 사태를 "해명"하려고 시도한다.

철학이 (종교와 비교할 때) 일반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물음을 묻는가에 대해서는 6장에서 다루었다.



어린이와 철학적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밖에도 몇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 질문 유도하기 그리고 되묻기. 이 방법은 모든 장에서 시도되고 있긴 하지만 특히 1, 3장을 참조. 주제와 연관해서 보려면 4, 6장을 참조하라.

- 단초 찾기로서의 그림책이나 도서 이용하기. 함께 읽은 책에서 질문 거리들을 찾아 내서 물으면 아이들을 흥미를 자극하고 또 그들 자신의 생각을 듣기가 수월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당신의 생각에도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마시라. 물론 생각을 강요당하는 것은 싫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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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은 사정에 따라 삭제해야 할 듯: 각 장의 말미에 주제와 연관되고 또 대화의 촉매제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책들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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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식은 숙고와 대화를 통해서만 확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다음과 같은 여러 번 언급된 방법들도 고려할 수 있다.



- 역할 놀이와 몸동작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인형과 대화하기/소리에 따라 춤추기(1장), 날개짓 해보기(2장), 고양이 놀이(3장), 동물 흉내내기(5장)



- 선 그리기, 그림그리기, 찢어 붙이기(콜라쥬)

머리 그림자 채우기(1장), 숟가락-새(2장), 나무, 별, 무한성(3장), 뇌/각자의 이력(4장), 천국(6장)



- Tagraeume(어떻게 번역?), 상상 여행

사과/감관 교차시키기(1장), "안나의 우주여행"(3장), "공장 견학"(4장)



- 생각과 감성 뒤흔들기

무의식적으로 (종종 bildlich 구체적인) 알고 있는 "지식"을 튀어나게 하기 위해서 뇌와 가슴에 자유로운 연상-"폭풍"을 일으키자. 우리는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감관-기억/의미-단어(1장), "생각-쪽지"(4장), 내 맘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5장), 천사에 대한 경험(6장)...



이런 방법들의 의의에 대해서는 서론에서 다루었고 제4장에서도 언어와 그림, 철학함과 상상하기, 이성(로고스)와 신화(뮈토스)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철학의 주제들

이마뉴엘 칸트는 두 종류의 철학을 구분했다. 대학의 "직업적 사상가"의 철학과 누구나 직접 하고 있는 철학. 후자를 칸트는 "세계개념에 따른 철학"이라고 부르고, 이런 철학은 10살짜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세상-철학"의 주제를 4가지로 요약했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인식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윤리학)

내가 희망해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형이상학)

인간은 무엇인가?(인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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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나 청소년들과 철학하기에서 우리는 이런 문제틀을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이 문제들을 단지 일반적으로만 다루기 보다는 개별인간인 우리와의 연관을 설정하거나 발견하도록 애써보자.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 시각은 인식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어린이(와 우리 자신)에게 개체적 삶을 위한 반성과 방향잡기를 가능하게 한다:

-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무엇을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가? 그리고 왜?

-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나의 삶의 의미는?

- 나는 누구인가? 나에게 속하는 것/맞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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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첫 물음은 환상과 현실(2장)이나 앎, 사고, 말(4장) 그리고 형이상학의 한계(3장) 등의 주제와 연관해서 다루었다.



윤리와 도덕에 대한 두 번째 물음은 무엇보다도 제 5 장에서 다루었다. 이와 연관된 주제는 가치와 규범, 권력, 권리 갈등과 관용(5장), 살생(4장), 유의미한 행동과 행위(1장) 등이었다.



세 번째 질문은 종교적인 문제틀(6장), 시간과 공간의 무한성과 같은 테마(3장), 그리고 의미 문제(1/6장) 등과 함께 다루어졌다.



마지막 네 번째 질문으로 칸트는 다른 세 질문을 총괄하려 하였다. 왜냐하면 앞선 세 질문은 결국 우리 인간 존재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할 수 있고(앎: 4장), 또한 결정하고 행위해야 한다(활동: 5장). 또한 우리는 위대한 것, 전체적인 것, 한계없는 것에 대해 무엇인가 느낄 줄 아는 존재이다(희망: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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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인가? 또 개별 존재로서 우리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지? 어떻게 해야 의미있게 산다고 할 수 있지? 정체성과 삶의 완성에 대한 이런 질문은 모든 장에서 언제나 중요한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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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벌써부터 철학하려 함은 무슨 연유에서 인가?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제까지도 타당하던 것이 내일이면 이미 흘러간 옛일로 되어 버릴 수 있다. 삶의 의미와 방향을 제시하는 종교적, 전통적 가치와 규범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 삶을 의식적으로 그리고 자기책임 아래서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은 언제나 비판적, 창조적으로 자신의 새로운 길을 발견해 내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머리, 가슴 그리고 손으로는 철학함은 어린이들에게(또 당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뿐이 아니다. 거대한 철학의 바다에 몸을 담그는 일은 재미있을 뿐아니라 우리 자신과 우주 만물의 질서를 믿을 수 있는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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