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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시인 발터 벤 야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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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5-13 17:42 조회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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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파리의 국립 도서관에 경사가 벌어졌습니다. 발터 벤야민의 유고가 새로 발견되었으니 말이죠. 그 중에 73편의 소네트가 끼어 있다는 사실, 혹시 아시는지? 물론 벤야민이 직접 쓴 작품이죠. 그 중 50편은 벤야민 스스로 번호를 매겼으매 한 작품 군으로 봐야할 정도죠.

벤야민은 시인적 면모는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열쇠다 하며 그가 철학자임은 그가 시인이었음에 비해 우연이었다 말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사실 이 소네트를 읽다 보면 벤야민의 성숙한 사상의 단초를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습니다. 이리 보매 그가 언어 예술을 자기 사상의 출발점으로 삼았으며 자신의 첫 장문의 논문 역시 이에 준해 휄덜린에 대한 글이었다는 점 놀랍지만은 않다 보이네요.

소네트를 쓰게 된 직접적 동기는 벤야민의 젊은 친구 Heinle의 죽음이었습니다. 자기 여자 친구와 동반 자살을 한 시인인데 - 열아홉의 꽃다운 청춘에 -, 이에 대한 슬픔이 전체 소네트를 이끄는 주제라고도 볼 수 있지요. 허나 슬픔에 빠져 있음을 노래하기 보다는 그 슬픔에서 다시 떠오르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바로 자신의 >>언어 예술<<을 통해서.

오늘은 맛배기로 제가 과감히 번역해 한 곡조 올립니다:

모든 아름다움에는 숨겨진 슬픔이 있다
불분명하게 그렇게 그녀는 항시 머무른다
이중적이고 이중적이니 풀어헤칠 수 없다
자기 자신을 감싸며 보는 이에겐 어둡다

그녀는 그녀의 연속 속에서 사는 이와 비할 수 없다
사는 이 그 누구도 그녀를 완전 인지하지 않는다
그녀에겐 이슬이나 머리카락의 바람처럼 가상이 남는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부정확해진다

그녀는 황혼 속의 헬레나처럼 서있다
양쪽 세계의 언어는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녀의 장막이 걷히고 반짝 거린다면 몰라도

허나 너의 아름다움에 주어지지 않았는가
열린 죽음으로서 너의 청소년 삶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명명하는 것이?

(*그녀 =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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