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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피히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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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6-09 10:34 조회3,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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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 1762-1814), 소위 독일고전철학의 성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독일철학자다. 우리에겐 통상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라는 글로 알려져 있는, 그의 교육학적인 글이 제목에서 뿜는 인상에 얽매여 애국심을 고양하는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다분히 한국적 아전인수 식 해석이다만 그렇다고 아주 틀린 이해는 아니다. 물론 그 당시 유럽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건대 그가 보였던 애국자적 모습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허나 철학자였다. 스스로를 칸트(1724-1804)의 제자라 부를 정도로 칸트철학의 근본정신을 이어 받았으나 칸트에게서 직접 가르침을 받았던, 통상 이해되는 스승-제자의 관계는 맺지 않았다. 오히려 1790년 이후 함께 더불어 철학했다 보는 게 사실에 걸맞지 않나 싶다. 그것도 세계철학사에서 독일철학을 여타의 다른 철학들과 구별짓는 가장 으뜸가는 특징이라 꼽히는 자의식의 철학에 있어 어쩌면 철학사상 가장 깊숙히 파고 든 철학자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뜻에서 그는 가장 독일적인 철학자였으며 따라서 가장 세계적인 철학자였다 보아도 무리는 없다 여긴다. 자의식의 철학이란 인간의 모든 인식과 도덕적 뿌리를 인간의 의식 속에서 찾고자 하고 또한 해명하고자 하는 철학함을 말한다. 자기자신과 인식대상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인식론과 도덕론을 세우고자 하는 철학적 노력이기에 자기자신을 대상에 맞서 있는 인식주체로서 내지는 도덕적 주체로서 바라보는, 즉 스스로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모든 철학의 바탕을 세우고자 했던 게다. 그래 自意識의 철학이라 부른다. 때론 이를 조금은 더 넓은 의미로 주관성철학이라고 일컫는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통상 불렀던 독일어 필로소피(Philosophie) 대신 비센샤프츠레레(Wissenschaftslehre)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물론 이 독일어를 직역하면 ‘학문의 가르침’이라 하겠다만 피히테 스스로 이 새로운 이름을 입에 담는 이유로 모든 학문들의 학문이라는 뜻을 내세우니 우리말로 번역함에 있어 ‘學의學’이 어떨까 싶다. 한국철학계에서는 통상 일본철학계가 번역한 ‘지식학’을 수입해 쓰는 모습을 보이는데, ‘지식’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을 떠오르건대 참 못난 번역이라 여긴다. 어쨌든 이러한 이름붙임에서도 엿볼 수 있듯 그는 철학에 엄격한 학적 체계를 부여하고자 했으며 또한 나름대론 성공한 셈이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철학함의 내용은 일단 차치하고라도 그 내용을 담는 형식에 있어 일관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형식’이 풍기는 무미건조함에 얽매이는 철학함은 절대 아니다. 피히테철학은 오히려 그의 인간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의 강한 성격을 여지없이 엿볼 수 있는 그런 철학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어떠한 철학을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는 어떠한 성격의 사람이냐 하는 문제에 딸려 있다.” 그가 직접 내뱉은 말이다. 근데 무슨 근거로? “왜냐하면 철학적 체계는 우리 마음대로 쓰거나 방치할 수 있는 생명없는 가사품이 아니다. 오히려 그 체계를 가진 사람의 혼을 통해 꿈틀거리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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