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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사라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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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6-12 02:20 조회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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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에 있어서의 '있다' 내지는 '없다'의 의미

보드리야르가 사라짐의 미학을 내건다. 이때 그가 리얼한 사물이 미디어의 세계에서 사라진다 하면 그 사물 자체가 사라진다는 멍청한 소리가 아니라 사물이 미디어의 세계에 진입한 후 우리가 이 미디어의 세계에 머무는 이상 그 사물의 리얼리티가 불명확해진다는 주장이다. 즉 미디어의 세계와 실재의 세계간의 경계가 불확실해진다는 말이다. 이에 준해 '사라진다'는 말이 나오는 게다.

근데 이를 마치 미디어의 세계가 새로운 사물을 창조했다는 말로 이해해 버리면 많이 황당해진다. 물론 메타포적인 표현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 허나 우리가 흔히들 이해하는 형이상학에서의 존재론적 접근은 내가 볼 때 착각이다. 오히려 이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자면 인식론이다. 미학 그 자체가 다름 아닌 우리가 스스로 처한 세계를 어찌 이해하는가에 대한 접근 방법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를 '존재 미학'이라 부르는 갑다. 근데 실은 존재론적 미학이라 부르고자 하지 않았을까? 우선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통상 말하곤 하는 푸코의 존재 미학은 이와는 범주가 다르다. 이는 일상 생활의 미학화라는 모토로 주장되니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존재는 영어로 existence다, ontology가 아니다. 마치 요셉 보이스의 "모든 이가 예술가다"하는 슬로건과 엇비슷한 말이다. 푸코의 존재 미학은 우리말로 실존 미학이란 표현이 걸맞지 않나 싶다.

워홀의 '사진 뒤에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은 같은 맥락에서 보건대 그 뒤에 사물이 없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의미있다고 여기는 그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한 사물이나 대상에 붙어 있는, 연계된 깊은 뜻이나 숨은 의미를 찾지 말자는 소리이기도 하다. 피상성의 미학이다, 바로 banality의 미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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