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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 - 형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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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5-17 06:45 조회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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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도시 중심의 한 한적한 공원에서 칸트는 한 아리따운 여대생과 산책을 즐긴다.
걷던 도중 아무 사전 예고 없이 老 교수는 손에 쥐고 있던 공을 갑자기 높이 던진다.

칸트: 무엇을 보는고?
여대생: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모습..., 근데 왜 묻죠?
칸트: 고등학교에서 물리 배웠지? 중력의 법칙 말이야. 우리가 흔히 당연시하는 지구 상의 모든 물건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는 이 법칙과 같이 자연에는 법칙성이라는 게 있어요. 우리가 단지 이를 무심코 지나칠 따름이지. 그런데 말이야, 이와 같은 법칙성이 자연에 뿐만 아니라 자연과는 또 다른 세계에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여대생: 생각이야 자유죠. 혹시 교수님은 이를 통해 주창하시는 형이상학적 세계의 법칙성을 유추하시고 싶은 마음이세요?
칸트: 역시 자네는 나와 산책할 자격이 있네. 나의 철학은 사실 이러한 법칙성이 엄연히 있음을 보임으로써 우리 인간 인식 능력의 한계를 명확히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거든. 예를 들어 흔히들 말하는 합리주의는 감성적 경험으로는 이러한 인식 능력의 한계를 규정하는 근거를 절대 제시 못하고 오로지 인간 이성에서만 그 근본을 찾을 수 있다는 사고의 흐름이야.
여대생: 글쎄요, 저같이 철학의 철도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하는 초자가 그래도 감히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네요. 왜냐면 경험 역시 우리 인간의 인식 능력 탐구에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거든요. 아니 최소한 말씀하시는 합리주의자처럼 이를 아예 무시함은 극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엄습하는데...
예를 들어 키쓰를 통한 사랑의 그 엄청난 힘을 느끼는 모습을 어떻게 머리로써 내지는 머리를 통한 상상력을 통해서만 인지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러한 사랑의 힘에 모든 갈등과 싸움을 화해시키는 무지막지한 역할을 떠맡긴다면 문제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칸트: 그런 사랑을 내 후배들이 굉장히 높이 쳐주더만. 그 중에서 특히 휄덜린이라는 젊은 사람이 눈에 확 띄더군.
여대생: 어쨌든간에 경험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요?
칸트: 그런 주장을 하는 학파를 우리는 통상 경험주의라 부르지. 영국에 그런 류의 몇몇 뛰어난 철학자들이 그 사조를 대표했어. 물론 아직도 그 전통은 힘을 잃지 않고 있고. 이를테면 John Locke 말이야. 자네 이 사람 이름은 익히 들어봤지?
여대생: 어디선가 얼핏 들었다는 기억은 가물가물하게나마 남아있어요. '습관의 힘'인가를 주창하며 경험이 최고라고 떠들었다는데...
칸트: 자네는 지금 David Hume과 혼동하고 있구먼. 이 양반은 위 양반보다 훨씬 더 깊이 파고 들며 철학을 했지. 나 역시 Hume한테 많이 배웠고. 나의 소위 '비판 철학'은 Hume 없이는 그 탄생을 보기 힘들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거든. 허나 이 양반에 대해서는 나중에 특별히 날을 잡아 자세히 얘기해 보세. 그만큼 나와 Hume과의 만남은 매우 중요한 철학적 사건이야. 잊지 말게나.

오늘은 대신 Locke가 무슨 말을 했는지 짧게 소개하네. Locke 曰, 감성을 통하지 않고는 우리의 인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야. 왜냐하면 우리가 이해하고 인식하는 모든 것은 머릿 속에 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감각의 세계를 거쳐야 한다고 보거든. 그러니까 이 양반에 의하면 형이상학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게지. 내 말이 되게 고상하구만, 저런 사람하고는...
여대생: 그럼 위의 합리주의자와 Locke와 같은 경험주의자 중 누가 옳은 소리를 하나요?
칸트: 흐흐흐. 둘 다 틀린 소리를 한다는 게 바로 내 철학이여. 그라믄 뭔 소리가 옳은 소리냐 묻고 싶겄제? 둘의 상이한 입장을 긍정적인 의미에서 절충, 즉 화해시키는 소리가 우리가 추구하고 듣고 퍼뜨려야 할 소리가 아닐까 하네. 바로 이러한 화해라는 절대절명의 철학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 칸트는 인간이 갖추고 있는 모든 종류의 인식 능력을 싸그리 비판이 라는 거울에 다시 한번 면밀히 세밀히 비추어기 보기로 한 게지. 이러한 비판 없이는 우리는 합리주의라는 아니면 경험주의라는 어두움 속에서 헤맬 수 밖에 없다고 믿고 있네. 비판은 우리를 이러한 어두움으로부터 빛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나 할까?
여대생: 아하, 그래서 휄덜린이 교수님께 '모세'라는 별명을 붙였군요.
칸트: 하 그 사람 참.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네만, 쪼께 뭐한 게, 신의 계시는 내 받지 않았거든. 아니 정확히 말해 못 받은 게지.
또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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