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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8-15 12:13 조회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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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늘 대한민국이 바람직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역사는 일제와 친일독재정권에 대한 증오를 먼저 떠올리게 한다. 신탁통치를 받아 들이고 전쟁을 일으킨 북한에게 먼저 분단의 책임을 묻는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그 반대편에 있는 김구 주도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보이게 한다. 초대 대통령은 분명히 이승만인데 어물쩡 김구선생이 임시정부의 수장이 된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구색을 맞추려 하니 대한제국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왕에서 황제로 승격한 고종집안이 미화되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건국 판타지의 골자다.

조선독립은 임시정부 최종목표달성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임정이 닿고자 한 지점에는 조선과 대한제국을 뒤집어 엎는 자체 혁명이있다. 6000년 왕정의 역사를 종료하고 민주의 새역사를 시작하는 대전환점의 축이 되는 것. 그것이 임시정부의 스케일이다.

김구 이전에  윤봉길이다. 윤봉길 이전에 예관 신규식이다. 3.1.운동의 처절함 이전에 여전히 살아 있는 동학정신과 소련공산주의 혁명이 있다. 이 리듬이 그대로 이어져서, 임정에서 독립해 나온 자들이 모택통과 연합하여 중국의 혁명을 완수한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는 늘 공산주의가 있었다. 국토는 빼앗겼지만, 오늘날 대한민국보다 훨씬 더 큰 나라였다. 우리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적통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바로 그와같은 임시정부다. 포용적 역사인식 없는 대한민국의 출발점에는 도망다닌 김구 정부의 자의식과 이를 모른척하려는 우리 자신의 기만이 있다.

그럴필요 없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참모습은 충분히 훌륭하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적통이어도 괜찮다.이승만을 전방에 두고 주도하려 했던 조선독립이 실패한 것은 비극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역사적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100년을 이어 아직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자기기만의 껍질을 깨고 진실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 품격이자, 깨어있으려는 자들에게는 사라지지 않는 숙제다. 대한민국이 북조선인민공화국의 역사적 필연성을 북한보다 더 넓고 깊이 이해한다고 상상해 본다. 결국 작은 그릇을 담는 것은 큰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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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정 지금 깨어 있다면, 혹은 깨어나기 시작했다면, 진정 깨어나고 싶다면,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과
 이를 받아 들여야 했던 가족들의 아픔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그런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혓바닥 놀리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며 자주 마음을 다진다. 비극을 희망으로 승화시켜야 할 각자의 분량이 있을 줄로 안다.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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