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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한 것이지 아직 탄핵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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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09 11:47 조회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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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이 모여도 어마어마한 것이지만 그들의 썩은 영혼을 뒤흔들기엔 부족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탄핵이 어려웠을 수도 있어요. 새누리당 쪽에서 가결투표하지 않아 탄핵소추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고, 설령 소추에 성공한다 해도 황교안 총리가 대행하게 되고, 온갖 방해공작으로 헌법재판소에까지 닿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끝끝내 재판에 닿았다 하더라도 판사들이 박근혜 손을 들어 줄 공산이 컸거든요.  그래서 시민들이 50만명, 100만명 모일 때까지만 해도 위와같은 레파토리 때문에 쉽게 탄핵하자 소리를 못했습니다. 스스로 하야하면 좋을 것 같기도 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로 망명하지 않는 한 정상적으로 퇴임한 대통령이 받는 대우를 아마 거의 다 받으며 살았을 겁니다. 그러나 탄핵되면, 아무것도 없어요.   

250만명이 모이니 문제의 성질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며칠 전에 올린 글에서 저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었는데, 이게 왠일이냐, 이제는 그것이 무엇인지 좀 알겠어요. 이렇게 평화롭고, 이렇게 깨끗하고, 이렇게 에너지 넘치는 광장의 함성이 도대체 인류역사상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요.

무지는 사기꾼에게 속는 것. 한 번 속았으면서도 또 속는 것. 그러고도 또 속고, 속고, 속고. 그런데 그 와중에 각성하고 또 각성하고 또 각성하고 차곡차곡 쌓이 그 각성이 드디어 큰 깨달음으로 터져 나온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시민이란 정치적으로 깨어있는 사람을 말하잖습니까. 정치라는 것이 나와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삶에 정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볼 줄 아는 사람.         

234표 가결이면, 국회의원 한명이 광장에 모인 시민 만명의 뜻을 대변했다고 보면 되겠군요.
황교안 총리도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남은 여생 그나마 좀 더 낫게 살 수 있는 최선일겁니다.
새누리당 의원 절반이 돌아섰고 또 그동안 참고 참았던 실무 공무원들이 황교안 총리의 부조리한 주문을 잘 들어 줄까요? 

이후 헌재에서 탄핵가결하면 1000년 후 세계사 책에는 이렇게 쓰일겁니다.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에서 완성되었다"라고. 백퍼. 궁금하시면 3016년에 저랑 한 번 만나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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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니양님의 댓글

미니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백년도 못살거면서 천년뒤를 살피겠다니요, 너무 자화자찬 하십니다.

남북으로 나뉜 아시아의 조그만 국가에서 백년도 안된 해방이후의 시간동안 고도의 경제 성장과 진정한 민주주의가 그 열매를 맺었다라고. 또, 지금 상황이 레미제라블같은 고전이되고 그것이 영화와 되어 앤해서웨이의 딸의 딸의 딸이 딱 110년 뒤에 연기할거라고 전 봅니다. 천년뒤엔 역사 자료로만 남아서 그런적이 정말 있긴 있었다 라며 연구되겠지요. 뭐 논문제목은  "고대 한국사를 통한 고도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 및 완성에 대한 연구-한국에 대한 중국, 일본과의 지정학적 및 역사 구조적 관점에서"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에 제 손모가지를 걸겠습니다. 쫄리시면 110년뒤에 만나시던지요.

  • 추천 1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와~ 이 호연지기. 좋습니다. 2126년에 만납시다. (10년 붙이신 바람에 계산을 좀 했어야 했음을 밝힙니다.)

  • 추천 2

Archistik님의 댓글

Archistik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오랜만에 친시님을 뵈니 '이용혁'님이 생각나는군요.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던데
잘 지내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던데 벌써 4년정도 되었네요.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4년전? 그랬던 적이 있었군요! 이용혁님은 이후 아이디를 바꿔서 접속하셨던 것 같습니다. Archistik님도 잘 지내시지요?


코이와님의 댓글

코이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직 여기 머물러 계신다는게 일단, 반갑습니다, 친시님.
다들 어디로 가셨는지.
언젠가부터 스-윽.............다들 사라지셨기에.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저를 아직 기억하시고 반겨 주시는 것에 살짝 놀랐습니다. 뭐랄까, 언젠가부터 저도 비켜 주어야 할 세대? 가 된 것 같아서 주로 구경만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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