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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독인의 북한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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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이름으로 검색 03-07-02 02:57 조회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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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늦게 Arte에서 우연히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70넘은 할아버지가 딸을 기자로 동반하고 45년만에 다시 북한 땅을 밟는 내용이었다. 이 할아버지는 50년 대 후반 수십명의 사람들과 함께 북한 함흥에 2년여 동안 살며 몇 가지 재건 사업을 벌였다. 동독에서조차도 구경하기 힘든 귀중한 건축자재물로 사회주의의 형제애를 따뜻하게 보였다. 같이 갔던 사람들이  그 당시 북한 주민들과 살면서 찍었던 사진 뿐만 아니라 필름도 방영되었다. 여태 보지 못했던 중요한 기록물이었다. 그 때의 생활상, 자연 경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몇 마디 한국말을 더듬거리며, 반세기 전의 옛 모습들을 찾아가는 그 모습 속에서 남은 인상들을 몇가지 적어 본다.

평양, 개마고원, 함흥, 원산, 판문점을 거치는 여정에서 그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 없는 뛰어난 자연 경관을 감탄했다. 그러나 그가 본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변해 있다는 것을 그의 눈빛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50년대에 장구치며 노래하며, 함께 춤추는 모습이 지금 김정일에 대한 찬가를 애써 부르는 어린이들의 모습과 교차된다.
그 즐겁게 놀던 어른들은 다 어디로 가고, 어린애들만 과장된 몸짓과 음성으로 거리를 두며 그를 대하는가? 편하지 않은 모습들이었다.

그를 태운 문화부에서 나온 차량은 지방도로에선 유일한 차량이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포장도로를 피해 비포장된 갓길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갔다. 마소를 이용한 농사는 여전했다. 시골에도 대규모 연립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그동안 북한 취재물에서 보지 못했던 농촌의 새 모습이었다. 괜찮아 보였다.

함흥에서 재건 원조 사업을 마친 후, 보여준 축하행사는 보기 드문 칼라 영상이었다. 김일성도 참석하여 축하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풍기는 이미지가 대단했다고 그는 전한다. 항일 투쟁의 경력을 가진 그에 대한 열광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대규모적인 의식은 자기에겐  한편으론 부담이었다고 같이 일했던 여 건축사가 인터뷰한다.

북한은 오래된 사찰 등의 문화재를 잘 보존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절을 방문한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기이해 보였다. 마치 동물원 안을 보는 듯한 자세들이다. 법당안에 보이는 몇몇 중들의 모습도 찌그러진 모습들이다. 구도자의 모습치곤 너무 불안해 보였다. 카메라 때문이었을까?

취재가 허용되지 않은 곳도 더러 있었지만, 북한 당국은 그가 원하는 노정을 그대로 허용하는 대접을 보여 주었다. 젊어서 그가 보였던 헌신에 대한 보답이었으리라. 그의 아내와 몸을 담궜던 동해의 어스름한 풍경을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은 끝난다. 제작은 Radio Bremen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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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동포님의 댓글

한동포이름으로 검색

저도 독일어를 제대로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우연히 텔레비를 켰더니 북한이 나와서
정신 차리고 끝까지 보았습니다.
어린이들이 훈련 받아 이용 되는 느낌을 받았고,
모두가 너무나 야위었고...
이 프로 본후로 기도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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