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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노 대통령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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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봉이름으로 검색 03-06-13 05:22 조회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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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노 대통령의 말  
최근 노 대통령의 언행이 계속 언론과 야당의 집중포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굵직굵직한 국내외 현안들에 부닥치면서 다양한 정치 및 이익 집단의 저항으로 골머리를 않고 있다.

이러한 갈등 상황 속에서 노 대통령과정부 인사들의 발언이 야당과 언론에 비판받을 소재를 끝없이 주고 있고 정부는 야당과 언론을 원망하는 발언들을 하고 있다.

말이 주요 시비 거리가 되고 있는것이다.

언어의 의미 현상은 신비하다.

그 신비성 중 하나가 화자의 말이 말 그대로의의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담화 상황 속의 함축(implicature)의 의미까지도전달하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총련의 시위 등 각종 집단행동과관련하여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말에서 사실‘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표현은 핵심이 아니다.

‘집단행동을 자제해 달라’는 화자로서의 함축의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강한 수사법의 일부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과 정치 집단에서는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표현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어떻게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성급하고 가벼운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인신 공격까지 해대고 있다.

물론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표현자체는 부수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표현 자체를 지나치게민감하게 확대 해석하여 대통령이 본래 전달하고자 한 의미를 희석한 것이 문제다.

의미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비판은 담화의 전체적 흐름 속에서의 화자의 진정한 의도를 존중하기보다는 일부 표현들 중 자극적인 용어 사용을 지나치게 부각하여 대통령의 권위와 이미지를 고의적으로 폄하하는 악의성마저 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노 대통령이 집권 뒤 달라진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갖는 듯하다.

필자가 보기에 노 대통령은 적어도 화법과 의사소통 스타일에 있어서는 변함 없어보인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한결같이 거침없는 말과 특유의 수사법때문에 야당과 언론의 공격 대상이 되곤 하였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문제라고생각한다.

노 대통령 자신도 이제 한 나라의 국정을 총 책임지는 대통령이 된 이상 말을 아끼고 공적인 자리에서 하는 말은 최대한 절제된 용어를 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국민에게 믿음을 더 심어줄 수 있고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위해서도 중요한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

야당과 언론도 정국의 전체적 흐름을 읽는 맥락 속에서 좀 더 건강하고 의연한 비판을 해야 한다.

일부 언론은 현 정국의 전체 맥락적 흐름과 그 해석은 외면한 채 그저 대통령의 몇몇 발언만을 문제삼아 거의 날마다 대통령을 조롱하듯 1면기사를 도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누구를 위한 비판이고 누구에게 도움이되는가 문제는 국민이다.

국민은 정부와 야당과 언론의 끝없는 말싸움 때문에 극도로 혼란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노 대통령 화법에 대한 시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개혁의 흐름을 중단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쌍방향으로 건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에게 말을 아끼고 정제된 말을 써야 한다고 요구하는 만큼 야당과 언론과 국민도 대통령과 정부를 절제된 말로 비판해야 한다.

이창봉/가톨릭대학교 언어문화학부 교수 ⓒ 한겨레(http://www.hani.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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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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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앞에서 홍보 하는것은 잘못해외로 기가막힌 사진이 나갔다<a href=http://www.santoki.net target=_blank>http://www.santoki.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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