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Home >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목록

쉴 또라이의 승리가 아니라 이성의 패배…

페이지 정보

함부학생이름으로 검색 01-09-25 17:37 조회6,153

본문

한마디로.... 참 문제군. 이게 우리나라 선거였으면 한마디 하겠는데, 그럴수도 없고.

내생각에는 이번의 사태(쉴이 거의 20%를 득표한 사태)가 쉴이 잘해서 그런게 아니라 기존의 정당들이 쉴의 비정상적인 선거운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세상에 무슨 이장 선거도 아닌 마당에 선거 이슈를 [치안] 딱 하나 들고 나온 사람에게 표를 준 사태가 어찌 정상적인가?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이건 문명사회에 대한 도전이다. 훨씬 복잡하고 중요한 경제, 교육, 노동, 사회보장 문제는 제대로된 대안도 한마디 없는 사람에게 표를?

함부르크의 생산성이 베를린의 2배라 한다. 인구는 절반인데 생산량은 같다는 말이다. 물론 이게 함부르크 시민의 소득이 2배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평균소득이 상당히 높은 것은 분명하다. 함부르크의 중심가를 잠시 걸어만 봐도 이런걸 느낄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함부르크의 부의 원천인 산업이 거의 모두 세계지향의 산업이라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함부르크의 산업은 전통적인 항만산업, 이에 따른 조선업과 해운업, 그리고 이를 뒷바침하는 보험업, 이에서 파생된 금융업 등이 주종 산업이고 이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부수적인 산업이 유통업, 언론산업 등등이 주업종들인데 이들은 예외없이 외국과의 빈번한 거래를 하는 산업들이다. 물론 최근의 항공산업까지.

이런 상황에서 외국사람들이 함부르크를 여행하기를 꺼려하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의 이미지 회손이다(물론 이말은 쉴과 CDU도 다른 의미로 많이 사용했다). 도시의 자유-개방적인 이미지가 회손되는 것은 큰 보험회사나 은행 몇개가 하루아침에 망하는 것보다 훨씬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물론 표분석에 의하면 쉴에 표를 준 사람들이 노인들과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과 선거결과를 보고 당장 함부르크의 학생들이 즉각 자발적으로 데모를 한 부분이 이 얼마나 한심하고 또한 위험한 결과인지를 잘 설명해 준다. 이는 쉴의 전략이 그대로 맞아 들어간 것을 발 말해 주는데, 이성적으로 여러 상황을 비교판단할수 없는 비교적 교육수준이 낮은 노동자 그룹과, 세계화니 인터넷이니 하는 이상한 단어들에 화들짝 놀란 노인 그룹을 협박하는 작전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

물론 나는 여러 사람들의 우려(우경화에 대한 우려)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내생각에 이는 임시적인 상황이고, 미국터레등의 우연한 악재들이 겹친 때문에 정보 빈민층이 느끼는 보이지 않는 조용한 파닉 때문인 것이지 근본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 물론 녹색당의 문제는 좀 다른 문제인데, 이는 미국테러 이전에도 극히 낮은 지지율을 보였음이 증명한다. 녹색당 또한 쉴에게 표를 준 노인들과 하층 노동자들처럼 새로운 상황에 10년전의 옛날식으로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쉴과 전혀 다름없이 이들도 근본주의자에 가깝다.

함부르크의 선거 결과가 베를린의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의 경향이 나올 확률이 크다. 물론 연정 문제는 어찌어찌 흘러가겠지만, 그리고 암펠(빨녹노)연정이든 대연정이든 쉴연정(이렇게 부르는게 더 정확하다)이든 하여간 구성되기는 하겠지만, 그 어느 경우에도 함부르크가 잘 굴러갈것처럼 보이지는 않고 쉴 연정은 어느 경우도 안정적으로 구성될 가능성은 없다. 그 이유는 제일 상황이 나은 CDU조차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고, 쉴의 경우는 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하여간 다음 4년은 함부르크로서는 좋은 시절은 아닐 것이다. 참으로 암울한 실정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시하자면, 사실, 나와 교수님은 지금까지 계속 연구과제에서 나를 도와줄 시다바리하는 학생을 찾았는데 아무도 나서지를 않았다. 정확한 사정을 몰라 교수님께 [학생들에게 시키는 알바치고는 나쁘지는 않는데...] 왜 그런지를 물으니 [이런 돈을 받는 프로젝트가 학생수보다 더 많아서 학생들이 요즘에는 프로젝트를 골라서 한다. 보통 직접 취직할 회사의 과제를 고르고 있어서 내가하는 그냥 학문적인 프로젝트는 거의 시다바리하는 학생을 찾기가 힘들]다 한다. 이는 함부르크 공과대학에 현제 돈이 얼마나 많이 몰리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만일 독일에서 공부를 한다면] 함부르크에서 공부하기를 한국학생들에게 권할 생각이었는데, 이런 계획을 모두 취소할 생각이다.



'217.87.116.119'고래니: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녹색당 근본주의자들(Fundis)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 회교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는 다른, 비폭력적이고 순수한 친구들입니다. 저는 이번에 그들 Regenbogen 선거집회만을 주로 쫓아다녔어요.. ^^ [09/26-03:32]
추천 0
베를린리포트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Home >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목록

게시물 검색


약관 | 사용규칙 | 계좌
메뉴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