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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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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st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05-26 14:06 조회4,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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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신문 보는 것이 무섭습니다. 기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5살난 여자아이가 (성폭행 당한 후 - 부검의의 소견) 살해되어 토막난 시체로 등산가방속에서, 여관 변기통속에서 발견되었다고 하고, 스파르타식 기숙학원의 대형화재사건 역시나 통분할 이야기 이고, 정치판은 여야 할 것 없이 쌍욕이 나오게 하고 구조조정으로 실직자는 넘쳐나고, 언론의 이전투구도 점입가경이고 사채시장에서 돈 빌려 쓰고는 '신체포기각서'까지 쓰고 사창가로 팔려 간 이야기가 사회면에 그닥 대수롭지도 않게 나오고, 선생을 때렸다고 고발당하고 고발하고... 그리고 너무나 일상화되어 버려서 아예 문제제기 되지도 못한, 그 숱한 지면의 어느 한쪽도 차지하지 못하는 수 많은 부조리들.
그게 꼭 우리나라만의 참으로 고유하고 독특한 사회현상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나는 정말로 내가 사는 이 나라를 "사랑"하려고 합니다. "한국사람들은.."이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나라는 .."이라고 말하고, 식민사관에 의거해 " 도대체가 안되는 민족이야." 라고 오징어처럼 질겅거리다가 픽- 뱉어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선거때만 되면 정말 지겹지만 그래도 다시금 새로운 희망에 초등학교로 발길을 향하려고 하고 그리고 신뢰하고 싶고 신뢰받고 싶으며 우스꽝스러운 민족주의 말고 이 나라에 대한 애정에 기어이 끈을 대고 싶은 겁니다.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으며, 함부로 불평하지 않으려고 하고 부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나는 이 나라를 진짜로 열린 마음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누가 그렇게 "우리"에 대해 "씹으면" 부아가 치밉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 "몇몇의"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그 나라 사람인양 "여기"사람들에 대해 은근히 우월한 위치에 서서 함부로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촌무지랭이(이 말은 비유적인 말이지만 그럼에도 그다지 쓰거나 듣기에 합리적인 말은 아니죠?) 취급하고, 야만인, 미개인 취급을 합니다. 물론 나는 그런 사람에게 목에 핏대 올려, 야 이 쌍놈의 새끼야. 그런 넌 어느 나라 새끼냐?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겁이 많고 싸우질 못하고 무엇보다도 그런 열혈파가 못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저 주눅이 들기도 하고 그래, 네 눈엔 그렇게 보이나 부다, 그래서 나가 살고 있구나, 너는. 그래,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속으로만 이야기 하고 겉으로는 그저 픽 하니 웃고만 맙니다.
하지만 진짜 요즘은 여기서 살기가 무섭고 싫습니다. 어딜 가든 마찬가지라는 것도 아주 잘 압니다. 아... 하지만 이게 뭡니까. 애정을 갖고자 노력하는 이 필사적인 "의지"마저도 번번히 배반당하고야 말고, 그래도 끄덕끄덕 살아가야 하는 ... 거대한 똥통의 한마리 구더기처럼 ...

쳇,웃기는군요,저는. 자신도 개혁시키지 못하는 소시민 주제에 무슨 나라이야기?
그래서 그냥 또 내 안의 태풍에 들꽃만 아프다가 엄마 파마 끝날 시간이 되니 미용실로 엄마 모시러나 가야 겠습니다. 내내 평화로우시길...

PS. 일견 대수로운 것도 아닌 이야기이지만 혹, 그래도 갈등 없이 잘 견뎌내고 계신 분에게 불편한 마음이 들게 했었다면 죄송합니다. 너그러운 아량으로 범속하기 그지 없는 저를 용서해 주시길. 또한 너, 미친 년 아냐? 라고 굳이 저를 나무라시고 개량시키려는 수고를 하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11.110.7.238'더 착한이 05/26[05:35]
하고 싶은 말 다 하시고 계시는군요. 님의 글은 무서울 정도로 힘이 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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