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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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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7-19 23:48 조회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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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한다,
고양이를.
바람 없는 눈빛, 소리 없는 걸음걸이, 그림자 없는 애교······.

나는 좋아한다,
물위로 올라온 오리의 엉덩이를.
진청록 그늘진 호수, 통통한 엉덩이를 물 위로 올리고 노란 발을 허공에 허우적이는 오리의 모습을 볼 때면, 다가가 검지로 콕 찌르고는 다섯 손가락을 쭉 피고 ‘어는 손가락이게?’ 하며 놀고 싶다.

나는 좋아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회사를 그만두고 그간 모은 돈으로 멀리 유럽까지 나를 찾아온 친구와 함께 여행을 한 곳은 스위스였다. 대자연 앞에서 황홀함에 젖어있을 때 뛰어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꾸밈없이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단번에 대자연의 황홀감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세상을 무너뜨리는 소리다.

나는 좋아한다,
삐걱이는 오래된 나무마루바닥 소리를. 그것은 바싹 마른 풀잎 같으면서도 그 안으로 깊은 바다의 평온함과 한없이 따듯한 사랑을 품은 할머니 손을 놓지 않고 만지작 이었던 어린 날을 기억하는 것과도 같다. 촉감을 타고 소리를 타고 정서적 풍요로움의 기억을 되밟는 것, 그것을 우리는 추억이라 부른다.

그리고,
어른들에겐 아이들에게 추억의 터전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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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우리 진짜 언제 날짜 합의 봐서 커밍아웃 하지요^^
그 전에 누가 여자 역을 해야할 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요리로 할까요? 팔씨름으로 할까요? 가위바위보도 괜찮습니다. ^^

제가 젤로 좋아하는 문체는 한 수산님의 가을 나그네 같은 글입니다.
아프리카여, 안녕 이란 책도 좋아합니다.
그 담은 당연히 하루키 글을 좋아합니다.(사실 요즘은 질리는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위인전들에 나타나는 감성들을 좋아합니다.

지금 미미도 없고, 비비도 없는 하루하루 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만들 힘도 없습니다.
왜냐,,,
더워요~ ^^

그래도 생각은 합니다. 새를 기를까 말까 하고...

새벽에 번뜩 눈이 떠져서 슬슬
횡설수설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목소리랑 글이랑 어케 다른데요?

제가 생각하기엔 제 목소리도 여려 가지고 짜증나는 목소리인데...


XX님의 댓글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남자역할, 여자역할을 나눠 맡아야 한더고 생각하시는 디디님은,
어쩔 수 없는 이성애자. 그리고,,,,, 구닥다리~!  메렁-^^

새장 속의 새는 슬퍼요.

목소리는요, 글로 대할 때가 더 귀여워요! ... 우리 넘 많이 드러내고 있는 거?

전 이제 자러가요. 좋은 하루 보내셈-


덧) 이성애자들은 동성애자가 남여의 역할을 분담하리라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에겐 애초에 남녀의 성구별이 없으니까요. (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다르겠지만.) 그저 자신에게 적합한 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이 있을 뿐이라 합니다. 그런 것이 오히려 이성애자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엥? !!!!
쓰고 나서 보니 자유투고에 썼네요!
여기 가능하면 글 안 올리려 했건만...
그래도
자유롭게 쓰고 올리는 곳이라고 해석을 하고 있으니, 괜찮겟지요... ^^

그렇죠?
남녀 구별이 없지요?
제가 닉턱이란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건 최근 변화하고 있는 제 생각입니다. 예전 퀴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그렇지 않고, 남녀 역활 속에서 움직입니다.
워쇼스키씨도 여자 역활로 나타나고 있었고요.

어쨌든 자러도 가고,,, 전 잠이 깨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배는 고프고,,,

이렇게 쓰고 있다 보니, 이 글은 길벗카페로 옮겨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엄마, 이거 하자." 떠듬 떠듬 말하며 제게 다가와 네 머리를 숙이게하고 제 손가락으로 제 목 뒤를 콕 찍은 후 그 통통한 검지손가락만 제 코 앞에 들이대며 어느 손가락인지 찾아내라고 묻는 우리집 두살박이가 떠오르는 글이군요.

또는 토끼같은 내 자식들이 데리고, 노는 겁보 주제에 호기심 많고 콧대는 놓아가지고 엄마가 주는 풀도 냉큼 받아먹지 않는 우리집 토끼가 떠오르는 글입니다.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토끼!
어렸을 때,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았을 때,
토끼 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렁이도 있었지요.
.
.
.
저는 엉엉 울고, 누렁이 죽이라고, 죽이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런 슬픈 이야기입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그래서 이젠 다시는 토끼를 기르지 않으시는건가요?

뭘 토끼가지고 그러셔요. 전 어릴때 병아리 기르고서도 지금껏 닭고기 잘만 먹고 사는 걸요.

토끼, 길러보니 재미있어요. 단지 전선이나 침대다리나 책장을 갈아먹어서 좀 탈이지..디디님도 한번 길러보셔요.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토끼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강아지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죽은 것은 어쩔 수 없고, 산 것이라도 멕여야지...

어렸을 적에 본 그 모습을 아직도 있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몇 주전에 비비가 죽었어도, 덜 슬퍼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이라 별 이야기를 다 쓸 수 있군요...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어머나, 어쩌다 비비가?

얼마나 상심이 크셔요?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 할지.. 삼가 명복을 빕니다.

저도 어릴 때 집에 키우던 개가 쥐약 먹고 죽던 그날 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제가 개고기를 안먹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은 절대 아닙니다.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덜 슬퍼한다니까요...

예전엔 정말 몇 날 몇 일을 울었는데, 지금은... 이래요...

제목이 "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
슬.프.다.
라고 써야했는데...

xx님은 앞 날을 몰라요~~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그런데 여기서 XX님을 함부로 xx님으로 불렀다간 야단받아요. 명예훼손죈가 뭐 그런 것도 있어요, 여기에는.

저는 길벗카페로 쫒겨날까봐 지금 가슴이 조마조마하답니다.

근데 저는 이제 그만일로 몇 날 몇 일 안우는 디디님이 더 좋네요.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안 우 는.
그런데 사실 꽤 자주 우는 아이랍니다.
팬 아저씨 용안만 봐도, 눈물이 주루루...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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