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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Re..불효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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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02-06 18:03 조회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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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2/4(월) 01:15 (MSIE6.0,WindowsNT5.1) 217.224.20.77 1024x768
♣ 조회:35

ㅡ이글을 읽고 가슴이 찡하니 적셔오는 그리움이 있어 초대 칼럼에 올린 글을 이글에 이어 봅니다. 별 다른 이유가 없이 이 글에 이어 보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오해 없기를....


어메! 어메! 울 어메!!
지난 겨울은 무척이나 추웠다지요.
한데에서 처음 나는 겨울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금산 자락에 어메를 묻고 올 땐 하늘이 보이지 않더이다.

삽짝문을 들어 스면 워메! 내 새끼 고드름 다 되어뿌런네. 하시며 꽁꽁 언 손을 겨드랑 사이에 넣어 녹혀 주시던 울 어메.
구부정한 허리에 하얀 수건을 둘러 쓴 어메가 부엌 문을 열고 나서며
ㅡ시장 할 때 찬찬히 묵어라 ㅡ 하시며 삶은 계란을 건네 주던 따사로운 어메의 모습이 금방 나타 날 것 같아 뒤를 몇 번씩 돌아 보고 또 돌아 보며 비행기를 타고 살던 곳을 찾아 온지 어언 일년.

내 밑에 식솔들 챙기랴 보니 어메 생각 뒷전에 그냥 까 먹었써라.
고향 흙을 밟고 다녀야 어메 생각하는 불칙한 놈.
지 배가 불러야 어메를 생각하는 싸가지 없는 놈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어도 시원찮은 놈이 자랄 때는 어메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운게 그게 아닌데
남의 나라 땅에 사니께 어메도 잊어 뿌렀는가.

. 어저께 어느 여자 유학생이 쓴 글을 읽고 어메 생각이 났습니다.
긴 겨울 한데에 누워 있는 울 어메 생각을 했었라.

나무 등걸 마냥 바튼 육신이 아랫목을 지키고 계실 땐 고향이 그립고 하루에 수 차례 가고 픈 마음 가득했는데 어메 자리가 텅 비어 있으니께
고향 생각도 자주 떠 오르지 않고 고향을 찾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더이다.

어느 때쯤 어메가 갔던 길을 지도 갈터인데
어메가 없으니께 오뉴월 보리 당실 변하듯 지 마음이 변했쁘니
지 자식 인들 오즉할까요.

엇그제 어메 묻힌 곳을 다녀 온 사람이 떼장이 실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던데 아직도 어메 먼저 죽은 자식 잊지 않고 있구려.
그럴 줄 알고 베르린 크담에서 찍은 사진 넣어 주었는데도 아직 도 못 잊고 있다니

남편이 죽으면 세월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느다 하던 말.
이자식도 철이 들어 가면서 말뜻을 알겠구만요.

며칠이면 대 명절 설날.
밤 세워 다둠질에 곱게 지워 주신 때때 옷. 상 위에 오른 풍성한 먹거리. 허구 한 날 매일 설날 같은 명절이 계속되길 동네 예배당에서 기도 했다는 막내 말에 눈시울을 적시던 어메.

남들 보다 더 곱게 더 훌융히 키우고 픈 어메의 욕심.
자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던 들어 주고 픈 어메의 마음.
자식은 어메 같은 마음으로 또 자식을 사랑하고.

어메! 어메! 울 어메!!
이제는 마음 놓고 후련히 가시구려.
가시는 길 저 모퉁이 얼마나 멀고 험한 길인데
아직도 자식 걱정 끝이 없으니

어메! 어메! 울 어메!!
오매불망 금의환향 학수 고대하던 자식일랑
잊어 버리고 편히 가시구려. 어메에…




노엘~: 처음 독일 땅을 떠나올때 부터 ...그 어떤이의 만류에도 끄떡하지 않았던 저에게 있어 ...
부모님의 연세는 너무나도 제 발길을 편치 않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도 늘 ....공부가
끝나면 꼭 잘해드리자가 아니라 .그래 전화 한통화라도 ..따뜻한 말한마디 ...사랑과 감
사의 표현이 가득담긴 편지 한통 보내드리자고 다짐하지만 ....부모님보다는 내 생활 ,
내 친구들에게 메일 한통 더 쓰고 전화걸어 수다떠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
고 있는 제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 이제 많이 사셔야 10년 안밖인데 ...
그리고 그 10년중에 3분의2이상을 독일에서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 .... 말입니다.
유럽 유학생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때 마다 노심초사 하시고 ...텔레비젼에서 독일
소식에 귀 쫑끗해 지시는 부모님.... 돈벌어서 여행도 시켜드려야 할 나이에 염치없이 돈
받으면서 공부하고 있고.....한국음식 보내달라 부탁드리고 ....참 ...
효도란 멀리 있는게 아닌데 ..맘대로 잘 안되네요 ....T.T [02/05-00:44]

[이 게시물은 자유로니님에 의해 2004-03-11 02:35:46 수필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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