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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독일 출국이 코앞인데.. 두려움이 불쑥 불쑥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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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ppo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9-01 16:53 조회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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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곳에 이런 넋두리를 풀어놓아도 될지 모르겠지만, 글로 한 번 써보겠습니다.
(한탄이 될 예정이니 불편하신 분은 스킵 부탁드립니다)

저는 직장 다니다 독일 대학원에 합격한 평범한 20대 후반입니다.
전공했던 과목을 더 배우고 싶어 차근차근 준비하여 운 좋게 합격하였는데,
출국 준비를 하면서도 순간 순간 덮쳐오는 두려움의 순간들에 압도되어 풀이 죽곤 합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비행기를 타본 것도 2번 정도이며, 독일은 커녕 유럽권 국가는 여행으로도 다녀온 적 없습니다.
남들 한 번씩 가본다는 교환학생도 기회가 닿지 않았고,
불과 20대 중반까지도 외국인만 보면 얼어버려 인사도 못 하던 “토종” 샤이 한국인이었네요.
그 간극을 좁히려고 독일어와 영어 공부를 하지만, 좀 늘었다 싶은 지금 역시 저에게 배려하여 대해주는 외국인과 대화해도
100% 의사표현이 힘든데, 배려없을 타국에서 과연 잘 지낼 수 있나 겁이 납니다.

학업 역시 저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스스로 공부 머리가 있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어느정도냐면 제가 대학원 합격 소식을 알리자 부모님이 가장 먼저 했던 말이 네가 가서 공부를 할 수 있겠냐 였네요..
진심으로 걱정하며 하신 말씀이었습니다ㅋㅋ
내가 더 배우고 싶은 과목이라 하여도, 정말.. 학사조차 변변찮은 내가 따라잡을 수 있나 걱정이 큽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것도 아니네요.
대학 졸업부터 가졌던 대학원 꿈 이뤄보겠다고, 3년 간 직장생활하며 모으긴 했지만 풍족하진 않습니다.
3박자 중에 하나라도 충족해야 할 것 같은데, 단 하나도 완벽하게 충족된 것이 없어 두려움이 더 큰가 봅니다.

물론 매번 이런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내 인생 내가 선택하여 사는 것, 엄청난 보상을 바라고 가는 것도 아니고 정말 공부를 더 하고 싶어 가는거니,
가서 학위를 못 따고 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대학 문턱은 밟아보자
라는 마인드로, 얼핏 상황을 잘 모르는 이들이 보면 용기있고 멋지다 라고 말 할 정도로 준비는 하지만..
차근차근 준비를 하다가도 갑자기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 두려움이 엄습할 때에는 급 무기력해 지네요.
최소한 독일에 여행은 가 본 사람들이 이런 유학.. 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주제에 안 맞게 왠 외국생활..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수 많은 독일 유학생 분들 중, 이 고민의 주인은 제가 최초가 아님을 알기에 위로나 혹은 다스리는 방법.. 이런 팁(?)을 공유해주십사 하여 털어내 봅니다.
(혹시나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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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데이지니님의 댓글

데이지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출국 앞두고 고민 많으신것 같은데 예전 제 모습을 보는것 같아 댓글 답니다. 독일어도 못하는데, 대단한 학위를 가진것도 아닌데, 부모님마저도 걱정하시는데 이런 어리숙한 내가 과연 잘 해낼수 있을까 하는 비슷한 걱정이었죠.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하다보면 뭐든 다 할수 있게 되니 포기하지마시고 꾸준히 하세요. 물론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그런 쉽지 않은 과정을 이겨내다보니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한국에서 매번 하던 보이지 않는 "남들"과의 비교, 제 자신에 대한 한탄을 점점 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일어도, 영어도, 학업도, 취업도 본인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시다보면 다 잘 하실수 있으실거니까 힘내시고, 출국 전에 부모님,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고 오세요.
겨울 학기에 맞춰 오시는 것 같은데 해 짧아지는것에 대한 각오(?) 꼭 하시구요. 우울한 기분이 들면 꼭 비타민D챙겨드세요.

  • 추천 3

oappoa님의 댓글

oappo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전해주시는 진심이 너무 잘 느껴져서 괜히 울컥해지네요. 감사합니다! 비타민D 꼭 챙겨 먹도록 해야겠습니다. 말씀주신 대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ㅎㅎ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라랄라룰루님의 댓글

라랄라룰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합격 축하드려요! 그리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말씀하신 한국의 학벌, 돈, 경험 어차피 독일(사는)사람들 잘 모르고, 별 관심도 없어요. 오히려 이런 한국에서 평가받던 타이틀과 거품이 빠져 오직 나 자신으로만 상대되기에 내 자신이 풍족하다면 더 홀가분하실 수도 있어요. 어려운일도 많겠지만 용기내셔서 좋은 경험 많이 하시길 빕니다! 화이팅! :D

  • 추천 2

oappoa님의 댓글

oappo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먼저 합격 축하 감사드립니다. 친절히 달아주신 댓글에 울적했던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다시 한 번 쭉쭉 나아가야지 의지가 생기네요ㅎㅎ 남겨주신 말씀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mause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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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만 15세에 가족없이 혼자 와서 독일 생활한지 벌써 9년차가 되었습니다ㅎㅎ (울기도 많이 울고) 첫 2-3년은 싱숭생숭하실거에요. 윗분 말씀하신것처럼 꾸준히 포기만 안하면 독일에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다가가는 용기만 있다면 현지 친구들도 금방 사귈 수 있어요 :) 독일 살면서 독일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려운 언어지만 역시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구사는 잘 하실수 있으실거에요!
가족분들, 친한 친구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오시고 독일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오픈마인드라 정 들어요ㅎㅎ 너무 불안한 감정 가지고 오지 마시고, 한인 커뮤니티도 많이 도움 받을수 있으니 걱정 덜고 화이팅!!

  • 추천 2

길들이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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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때 독일이 아닌 다른 해외에 처음 나갈 때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 도움이 될까 잠깐 말씀드려요.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이라 두려움이 앞서고, 오시면 버벅버벅 하실 수 있는데.. 저는 그 때 해외에서 생각했어요. "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해본 적 없는 일이나 공부 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이나 남들이 안 가본 길을 인류 최초로 개척하러 가는 것도 아니다.. 수십,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미 했거나 하고 있다. Why not me? "
독일오시면 이미 공부했던 인생 선배들 많아요. 이미 경험하신 선배들께 조언을 구하고,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과 힘을 내자고 서로 격려하면서 그렇게 뚜벅뚜벅 눈 앞에 펼쳐진 일들을 해나가시면 됩니다! 당연히 어제보다 더 나은 독일어 실력을 위해 열공하시구요! 행운을 빌어요!!

  • 추천 1

nanamericano님의 댓글

nanamerican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왜 평생 갇혀서 살던 코끼리들을 풀어줘도 다시 돌아온다고하더라고요..ㅠㅠ
자꾸 난 과거에 이랬으니까 계속 이럴꺼야라는 무의식 중에 생각이 아무것도 변화할수 없게 만드는거같아요.
저도 그렇고 다 똑같습니다! 다 잘하고 다 잘될순 없겠지만 할실 수 있습니다 화이팅!! ㅎㅎ

  • 추천 1

oappoa님의 댓글

oappo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안녕하세요~ 일이 바빠 간만에 들어오게 됐는데,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댓글 달아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이제 정말 출국이 코 앞이네요. 여러분들이 걸어가셨던 그 길을 저도 한 번 잘, 아니 그냥 묵묵하게 쭉 가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댓글 감사드립니다.


공부왕님의 댓글

공부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당신의 글 읽으면서 저도 힘을 얻습니다.
솔직한 글에 저도 동감하고.. 댓글도 저에게는 힘이 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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