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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30 14:11 조회4,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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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기호로 약속해 놓은 때의 마디를
우리는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때도 마디도 시간도 모두 기호들일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시들고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도 기호일 뿐입니다
시들어 감과 사라짐을 두려워 하는
우리의 마음도 어쩌면 우리가 심어놓은 기호의
약속일 뿐입니다 제발이지
우리의 시들어감과 사라짐은 아름다운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우리가 기호로 맺은 약속일 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기호로 보고 있는 지금의 나도
어쩌면 세상을 드러내는 기호일 뿐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드러내는 기호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지막히 중얼거려 봅니다 
나의 아픔은 세상의 아픔이며
세상의 아픔은 나의 아픔입니다
나의 사라짐은 세상의 사라짐이며
세상의 사라짐은 나의 사라짐입니다
나의 잘못은 세상의 잘못이며
세상의 잘못은 나의 잘못입니다



30.06.2010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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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세상의 기호들과 나의 기호를 제대로 해석하는 일은 정말이지 어렵다 못해 아예 불가능해 보입니다. 비뚤어진 세상과 비뚤어진 나. 이 둘 사이의 치열한 싸움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nbsp;많은 사람들은 세상과 나 사이의 적당한 타협을 선택합니다. 이들이 정말 스스로와 세상의 기호를 제대로 해석하고 싸우거나 타협하는 걸까요. 우리는 결국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나 그래도 갖고 있는 믿음(Aber..glaube)에 따라 삶의 방식을 택해 살아가는 듯 합니다.<BR><BR>기실, 일상의 생계를 꾸려가는 우리들에게, 이런 기호에 대한 해석과 그 해석을 바탕으로 한 실천은 일상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는 듯 합니다. 두엄을 파헤치다 문득, 나도 언젠가는 사라질 세상 풍경을 수놓는 많은 기호들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BR><BR>베리 여러분 모두 행복한 7월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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