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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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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07 23:55 조회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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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좀 풀려서 가스계량기가 착 착 돌아가는 소리가 좀 멎은 것 같아 가슴을 쓰려내립니다.

사실은 베리의 문학가님들께 부탁이 하나 있어서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혹시 한용운님의 시 "첫키스"를 아시나요?

그 시에 대해 정치적인 해설을 좀 듣고싶습니다.. 아님 불교적인 해설도 좋구요..
구글과 다음에서 아무리 찾아도 님의침묵에 대한 해설은 많은데 첫키스에대한 해설은 못 찾겠네요...

제 제목땜에 낚이신 회원님들께는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꾸벅


.......................................................................................................................



첫 키스

                                                     -한용운님


마셔요 제발 마셔요.

보면서 못 보는 체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입술을 다물고 눈으로  말하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뜨거운 사랑에 웃으면서 차디찬 잔 부끄럼에 울지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세계의 꽃을 혼자 따면서 항분 (亢奮)에 넘쳐서 떨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미소는 나의  운명의 가슴에서 춤을 춥니다. 새삼스럽게 스스러워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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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IV>안녕하세요. 미미모나님.</DIV>
<DIV>&nbsp;</DIV>
<DIV>문학가도 아니면서, 정치적이지도 불가적이지도 않은&nbsp;저 나름의 느낌을 감히 적어 봅니다.</DIV>
<DIV>&nbsp;</DIV>
<DIV>시집 '님의 침묵'에 실린 88편의 시들은 하나의 이야기라고 할 만큼 유기적인 연관성이 있습니다. 시 '님의 침묵'에 나오는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에서의 그 '첫 키스'를 제목으로 한 시라고 볼 수 있겠지요.</DIV>
<DIV>&nbsp;</DIV>
<DIV>어찌 보면 '나'는 '님'에게 또 하나의 '님'입니다. '님'이 나에게 있어 세상의 전부이자, 살아있는 모든 것, 모순된 현실이듯이, 나도 님에게 또한 그러한 존재일&nbsp;것입니다. 시에서 내가 님에게 끊임없이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하고는 있어도, 그럴 수밖에 없음의 한계를 나와 님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nbsp;이 둘의 입맞춤은 세상에 대한&nbsp;처절한 인식이며, 모순된 현실에 대한 공감이자&nbsp;스스로에 대한 부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토록 나와 님과의&nbsp;입맞춤은 쓰디쓰게 날카로운 무엇이지만, 그 첫 키스에 대한 추억은 마치 미소처럼 내 운명 위에서 춤을 추고 그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 사라집니다(님의 침묵).'</DIV>
<DIV>&nbsp;</DIV>
<DIV>현실을 보고도 못 본 체 하고, 입술을 다물고 눈으로 말하며, 뜨거운 사랑에 웃고 부끄러워 울며, 세상을 한탄하며 분에 차서 떨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nbsp;그린 이 시는&nbsp;한 세기가 지난 요즘도 똑같은 크기의 울림을 줍니다.</DIV>
<DIV>&nbsp;</DIV>
<DIV>눈 내리는 겨울 아침 좋은 시를 읽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미모나님.</DIV>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fatamorgana님<br>실은 아무도 답글을 안 달아주심 어쩌나...&nbsp; 떨었거든요..<br><br>님의 해설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어떤분들은 님의침묵을 윤회와도 연결하던데..&nbsp; 그러니까 첫키스는 님의침묵과 연관을 시켜서 해석을 하여야 하는군요.<br>제가 고등학교때 읽던 한용운님의 시집을 여기까지 들고 왔지만&nbsp; 2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먼지 쌓이고 아이들의 낙서가 가득한 시집을 꺼내들었습니다..<br><br>사실은 저 시를 독일어로 함 변역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진짜 문학도들의 해석을 함 듣고싶었습니다.. <br>베리에 신기루님이 계셔서 참 든든합니다....<br><br>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br><br>P.S. 스스러워 마세요... 가 무슨 뜻일까요....<br>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DIV>별 말씀을 다하십니다.</DIV>
<DIV>한용운님이 불자이셨으니, 품고 있던 불가의 말과 생각이 당신의 시에도 우러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저에게는 결코 글과 생각&nbsp;뒤에 숨지 않고 행동하려 애쓴 그 분의 삶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DIV>
<DIV>그럼 나중에 미미모나님의 멋진 번역시 기대하겠습니다.</DIV>
<DIV>눈이 제법 많이 내리네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DIV>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DIV>수줍어 하거나&nbsp;부끄러워 하지 마시라는 뜻입니다. 사전에서 '스스럽다'를 찾아 보시면 나옵니다.</DIV>


유미님의 댓글

유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IV>앗! </DIV>
<DIV><IMG style="MARGIN: 5px; WIDTH: 19px; HEIGHT: 19px; VERTICAL-ALIGN: middle" class=handCursor border=0 alt="" src="http://www.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9.gif"></DIV>
<DIV>속았다..</DIV>
<DIV>미미모나님이 첫키스의 추억을 공개하셨는지 알고 들어왔어요...</DIV>
<DIV>...공부방이군요..</DIV>
<DIV>한용운님의 시..와 </DIV>
<DIV>&nbsp;신기루님의 해설..감사합니다..</DIV>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하하하...지송~~~~<br>제 첫키스의 찐한 추억은 공짜론 공개가 안 되져... 뜨끈한 어묵과&nbsp; 달달한 동동주 쏘시면 말씀해 드릴 의향은 있슴매!!!! <img alt="" style="width: 19px; height: 19px; margin: 5px; vertical-align: middle;" src="http://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34.gif" border="0"><br>


Herausforderer님의 댓글

Herausforder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안녕하세요 미미모나님, 신기루님.<br>저는 자꾸 마셔요가 trinken으로 보이죠?<br>자꾸 님의 입술을 마시라는 듯 말이예요.<img alt="" style="width: 19px; height: 19px; margin: 5px; vertical-align: middle;" src="../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26.gif" border="0"><br>저는 이러지 마셔야 할텐데...<br><br><br><br>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마셔요를 그 마셔요로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군요...<img alt="" style="width: 19px; height: 19px; margin: 5px; vertical-align: middle;" src="http://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22.gif" border="0"> <br>그런데 마세요 가 이젠 표준어가 아니라던데... 그럼 한용운님이 글을 쓰실 때 그 때의 철자법으로 다시 돌아갔나요???<br><br>참.. 물을 마시라고 할 때&nbsp; 마셔요 라고 하나요, 아님 마시셔요 라고 하나요???<br>참 2...&nbsp; 입술을 어떻게 마시나요??????<img alt="" style="width: 19px; height: 19px; margin: 5px; vertical-align: middle;" src="http://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21.gif" border="0"><br>


Herausforderer님의 댓글

Herausforder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입술을 마실듯한 격한 그런?<img alt="" style="width: 19px; height: 19px; margin: 5px; vertical-align: middle;" src="http://www.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9.gif" border="0">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IV>안녕하세요. Herausforderer 님.</DIV>
<DIV>그러고 보니 입술을 정말 마시지는 못해도 마시는 소리는 낼 수 있을 듯 합니다만.</DIV>
<DIV>한용운님이 쓰신&nbsp;원글에는 "마서요"로 되어 있고, 입술도 "입설"로 되어 있답니다.</DIV>
<DIV>'마시세요'라고 해야겠지요. </DIV>


Herausforderer님의 댓글

Herausforder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원문에 마서요로 되어있으면 분명하네요.<br>제 판타지는 거기까지.<img alt="" style="width: 19px; height: 19px; margin: 5px; vertical-align: middle;" src="http://www.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cheditor/icons/em/24.gif" border="0"><br>


아델슈타인님의 댓글

아델슈타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P>시를 읽는 좋은 방법 중의 한 가지는 시를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언어행위나 예술장르가 그러한 것처럼, 시는 읽는 행위를 통해 완성됩니다. 다시 말해 그 시를 누가 읽고 이해하는 동안 그 시는 완성됩니다. 시를 잘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를 읽는 그대로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BR><BR>제가 보기에 위 '첫키스'는 글자 그대로 첫키스의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첫키스의 설레임을, 열정을, 망설임을, 그리고 순결을 그 시는 말하고 있습니다.&nbsp;쉽게 말해, 너무 망설이지 말고 키스하라는 뜻입니다. 눈으로 말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데, 뭘 그리 부끄러워 하고 그러느냐, 세계의 꽃을 혼자서 따고 있는 중인데 망설일 게 뭐냐, 스스러워 하긴.... 나는 지금 미소짓고 있다. 당신의 키스를&nbsp;애타게 기다리는 중이다....<BR><BR>시를 이런 식으로 풀어서 말하는 게 어쩌면 결례가 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nbsp;우리가 그 시를 읽으며 머릿속에서 풀이하는&nbsp;방식 그대로 말해도 그 시에 아무런 결례가 되지 않습니다. 시가 읽음으로써 완성된다고 할 때, 그것은 그 시가 읽는 개개인마다 각양각색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BR><BR>너무 한용운이라는 이름에 짓눌리면 그 시를 잘 감상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nbsp;그 시를 쓴 시인이 예상했거나 바라는 바도 아닐 것입니다.<BR><BR>미미모나 님은 그런데 이미 시를 해석해 놓고 계십니다. "정치적 해설...또는 불교적 해설"을 주문하실 때 이미 님께서는 그 시를 그런 개념들과의 연관 속에서 이해하려고 하신 것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혹시 이유라도 가지고 계십니까. <BR>혹시 시인의 다른 작품 '님의 침묵'이&nbsp;우리가&nbsp;옛날 학교서 밑줄쳐가며 배운대로&nbsp;정치적, 혹은 불가적 의미의 '님' 개념 속에&nbsp;이해되는 게 정설이라고 생각하셔서인지요...?<BR>그 학교적 해설 정말로 맞다고 생각하시는지요.<BR>맞다고 생각하신다면 '님'은 잃어버린 조국이거나 불가의 어떤 경지 혹은 완전자적 존재를 말하는 것인데, 그 둘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시지 않는지요. 즉 둘 중 하나다, 라고 말하고 말기에는 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시지 않는지요.<BR>설령 '님의 침묵' 문제가 그렇다쳐도 그것이 '첫키스'라는 시를 같은 맥락에서 정치와 불교적 세계의 표현으로 해설해야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BR>'첫키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는지요. 시인도 같은 것을 떠올리고 썼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는지요. 베리의 회원들이 미미모나 님의 글 제목을 보고 떠올렸을 어떤 것을 만해 한용운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지 않았을까요.<BR><BR>가령, 저는 세상이 진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성과의 사랑이나 성이란 단어에 대해 저의 정치적 입장과는 굳이 별 상관이 없는&nbsp;경험과 생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용운은&nbsp;독립운동가이고, 불가의 수도자이고, 시인입니다.&nbsp;좀 다르게 말하자면,&nbsp;한 편으로 위대한 독립운동가였고, 한편으로는&nbsp;불가의 수도자였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nbsp;좋은 시인이었습니다. 그 뿐입니다.&nbsp;그 셋은 상호 연관적일 수도 있지만&nbsp;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BR><BR>'님의 침묵'이란 시의 한 구절을 떠올려 봅시다.&nbsp;이 시에서,&nbsp;'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라는 구절을 봅시다. (아무래도 '첫키스'라는 단어가 나오는 구절이니 해설을 하는 데 좀더&nbsp;쉽겠군요.) 이 구절을 읽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첫사랑이나 첫키스를 떠올리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힘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다'는 표현에 대개들 공감하고 감동할 것입니다. 그&nbsp;경험의 잊혀질 수 없는&nbsp;황홀을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뒷걸음쳐서 사라진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는 것입니다.&nbsp;<BR>시인 한용운은 그것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nbsp;첫키스가 무엇인지, 연애의 아픔이&nbsp;무엇인지&nbsp;아는 사람이었습니다.&nbsp;<BR><BR>그런 사람이 위와 같은 시- 첫키스의 떨림에 관한 시를 썼다는데 놀라울 것이 있는지요.&nbsp;<BR>저는 그저 그런 맥락 속에서&nbsp;위 시를 읽고 싶습니다. 써진 그대로요.<BR><BR>제게 다만 놀라운&nbsp;것은 '님의 침묵'이나 '첫키스'에&nbsp;여성의 목소리가 어찌도 이리 짙게 깔려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키스를 기다리는 여성.... 아, 이 얼마나&nbsp;섹시합니까. 그 여성이 망설이지 말고 얼른 키스하라고 합니다.&nbsp;<BR><BR>해석자가 나름의 해석을 함으로써 하나의 시는 완성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말은 동시에 이런 뜻이기도 합니다. 정치니, 불가니 하는 그런 해석방식을 너무&nbsp;의식하지 '마셔요, 제발 마셔요'. 그냥 있는 그대로 읽고, 읽는 그대로 있게 하셔요.&nbsp;꽃을 혼자서 따고 있는 마당인데 뭘 그리&nbsp;두리번 거리고, 망설이시나요.<BR><BR><BR>&nbsp;<BR>&nbsp;&nbsp;&nbs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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