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질이 불편해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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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3 16:47 조회2,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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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평가하건대 나는 손질이 간편한 인간이다. 생활도 관게도 되도록이면 슬림하게 유지하는 류의 인간말이다.
요즘 인간개조운동 수준의 변화를 주고 있는 중인데 뭐 나름 흥미롭다, 적어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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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3 17:19

여태까지는 시골길에서 운전했었더랬다. 우와, 오늘 시내에서 2시간 반가량 차끌고 다녔는데, 완전 후덜덜이다. 특히 밤길 운전은 그야말로 주금이었다. 그 왜 고속도로 비스므레한 데서 진입할 때 전혀 옆차선에서 달려오는 차의 거리를 객관적으로 느낄 수가 없었다. 옆에서 제부가 코치 안해줬으믄 아마 사고냈을거다. 크 완전 서울와서 쫄아붙은 시골쥐 꼴이었다. 근데 아까 길 한가운데에서 사마귀 한마리를 만났었는데, 놈이 허리를 곧추 세우고 두 앞다리를 똑바로 든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내가 운전하는 차가 그를 밟고 지나간 것 같다. '당랑거철'이란 이런 상황인거구나.... 근데 그거 6차선인가 8차선인가 하는 도로였는데 놈은 어떻게 그 한중간까지 걸어갔는지 참 불가사의다. 그런 대단한 사마귀를 치다니. 밤에 오줌싸면 안할텐데.

dob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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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4 07:19

운전만큼 빨리 느는게 없답니다. 곧 담대하게 전국을 돌아다니실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Apori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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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5 17:22

저녁에 재봉을 할 때, 특히 두꺼운 단이 3센티 안에 버티고 있을 때, 페달을 와다다 밟진 못하겠고 폴리를 손으로 이리저리 돌려 최대한 소리가 안 나겠끔 또는 땀질이 삐져나가지 않겠끔 조심조심하는데 그걸 꼭 지난 자릴 봐야 알겠으니 엄마야 나 아직은 재봉초짜인가봐.  그런데 말이지요. 사마귀 이야기는 프레데터 최근편에 나왔던 양복입은 사무라이와 프레데터의 칼 쌈 하는 장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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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5 17:39

댓글 달다가 머리통이 사정없이 내리꽂혀서 잘라고 이불폈는데, 웬시같은 집주인이 끌고 나가서 뱃속의 기생충 동영상 보여주는 바람이 잠이 홀라당 다 날아갔어요. 뱃속이 꾸물꾸물한 것이 내 뱃속의 기생충이 그거보고 삘받아서 난동을 부리는 것 같아요. 아, dobo님 저같은 초짜들은 그런 이야기 들으믄 막 힘이 솟아난답니다. 움하하 나도 빨랑 잘해야지. Aporie님, 양복입은 사무라이가 더 셀까 프레데터가 더 셀까 0.3초쯤 고민했어요. 근데요, 저 잘게요. 다시 그분이 오셨어요.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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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0 15:48

어제 오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못만났다. 우리 동네 구두수선 할아버지가 요즘 참 비싸게 군다. 나는 도대체가 구두굽을 뜯어먹기라도 하는 것이냐 무어냐. 일주일 남짓 밖에 안됐는데, 벌써 철굽이 따각거린다. 예전엔 그래도 2주일은 신었었는데. 주말 내내 청소를 너무 많이 했다. 아무래도 나 집주인한테 월급 받아야겠다. 상주가사도우미 얼마씩 받는지 좀 알아봐야겠다. 내가 손질이 불편해진 정도가 7cm 하이힐 위에 공중부양하고 있는 정도라면 집주인 기생충 키우면서 불편해진 정도는 킬힐 신고 깨금발로 서있는 정도인 것 같다. 근데 어째 그 깨금발을 나랑 제부랑 대신 서고 있는 듯한 이 짖은 의구심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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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2 16:07

요즘 여러가지 내비게이션을 섭렵하고 있는데,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그녀들마다 각각 나름의 퍼스낼리티라고 할 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오늘 나름 장거리 주행을 했는데, 오늘의 내비는 글쎄 동네 안길 같은 시골길로 나를 끌고 가더니 막다른 골목 끝 개인 전원주택 안으로 인도해 놓고 560미터 더 가서 우회전 하란다. 마당에서 빨래 널던 아주머니 벙쪄서 바라보시고. 가시내 어디 믿고 다니겠남. 지독한 길치인 나는 내비없었으면 어떻게 운전을 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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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3 12:59

네비 없이 그냥 1년 만 운전하고 다녀보셔요. 운전하고 다녔던 지역은 눈감고도 누비게 될테니 다시 손질이 가벼운 그녀로 부활하실 것입니다. 운전하는 것이랑 숨쉬는 것이랑의 차이를 별로 못느끼는 저는 네비가 없는 덕에 아주 가끔 초행길인 곳에서 긴장감이 생기므로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구수 수선 할아버지도 사생활이 있으신가 본 데 좀 더 기다려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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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3 15:42

목로주점님은 운전 잘하는구나. 요즘엔 운전 잘하는 사람이 젤로 멋있어보여요. 근데 또, 목로주점님 말씀마따나 긴장감이 가져오는 쓰릴은 초짜들의기쁨원이 되기도 한 듯합니다. 방금 전에는 사거리 바로 제 눈 앞에서 사고나는 것을 보고 간이 쫌 오그라 들었었어요. 참말이지 사람들 대단한 것 같아요. 용감하다고 해얄지 부주의하다고 해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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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5 16:05

원체 신체싸이즈가 작은데다가 긴장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그동안은 앞 좌석을 핸들에 바짝 붙여 앉았었었다. 어제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어 의자를 좀 뒤로 빼고 앉았다. 흠, 그랬더니 백미러를 통해보는 시야의 폭이 엄청 넓어졌다.  7cm 위에서 보는 세상과는 비교할 게 못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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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5 21:57

그 맛에 제가 자꾸 운전석을 자꾸 뒤로 빼다 보니까 어느 순간 문득 브레이크 페달에 발이 안닿지 뭡니까? 서글픈 숏다리여! 깨깽! 다시 좌석을 앞으로 바싹 당겼습니다.  피에수: 그리고 사고는 저도 엄청 무서워해요. 그런 장면 목격하면 며칠간 후덜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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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9 01:26

아, 증말 집주인이 인제 인터넷도 배급제로 돌릴 모냥이어요. 어제 손꾸락에 침을 튕기면서 내비년 성토대회를 하고(글쎄, 지 말 자꾸 안듣는다고 동네 비좁은 골목길로 끌고다니더니 급기야 한길 한복판에서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 한마디하고 묵묵부답. 소심한 반란은 1시간반 헤매이다 단숨에 제압당하고 오늘은 "예, 마님"모드로 기냥 가라는대로 왔어요-_-.  가시내, 쫌만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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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9 01:29

아, 맞다. 근데 그거 올릴라고 하다가 글 다 날렸잖아요. 악독한 집주인이 어쩐지 인터넷 앞에 앉은 나를 보고 잔소리를 안한다했더니 기냥 가서 조용히 인터넷 전원 끈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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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21 14:37

내가 요즘 내비씨와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그러니까 대체로 어떻게 하면 쨈 속에 좀 덜 파묻혀 있을까하는 고민에서였다. 일반적으로 쨈 속에 있으면 좀 달콤해야하는 것이겠으나 이 traffic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쨈은 도대체가 당최 달콤함하고는 거리가 먼 것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며칠 간의 길치의 소심한 반란이 별 수확을 못 거둔 후 내비에의 복종 혹은 새로운 반항 차원에서 고안해낸 방법이 라디오 음악 듣는 일이다(순식간에 딴 생각에 빠져드는 내 성격을 잘 아는 관계로 그동안은 왠만하면 차 안에서 무언가 듣는 일을 자제해왔었다.) 그런데 이거 의외로 참 기특한 방편이다. 나름 대단히 달콤하기도 하려니와 음악소리가 내비양 목소리를 눌러주시는 거라. 그래서 이제는 기회만 있으면 음악소리로  따시키는 내비양 자극하지 않으면서 하는 소심한 반항 중이시다. <o:p></o:p>
<o:p> </o:p>
그리고 말인데 요즘 나의 새로운 삶의 모토는 ‘아는 길 절대 물어가지 마라’이다. <o:p></o:p>

내가 요즘 내비씨와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그러니까 대체로 어떻게 하면 쨈 속에 좀 덜 파묻혀 있을까하는 고민에서였다. 일반적으로 쨈 속에 있으면 좀 달콤해야하는 것이겠으나 이 traffic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쨈은 도대체가 당최 달콤함하고는 거리가 먼 것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며칠 간의 길치의 소심한 반란이 별 수확을 못 거둔 후 내비에의 복종 혹은 새로운 반항 차원에서 고안해낸 방법이 라디오 음악 듣는 일이다(순식간에 딴 생각에 빠져드는 내 성격을 잘 아는 관계로 그동안은 왠만하면 차 안에서 무언가 듣는 일을 자제해왔었다.) 그런데&nbsp;이거 의외로 참 기특한 방편이다. 나름 대단히 달콤하기도 하려니와 음악소리가 내비양 목소리를 눌러주시는 거라. 그래서 이제는 기회만 있으면 음악소리로&nbsp; 따시키는 내비양 자극하지 않으면서 하는 소심한 반항 중이시다. <o:p></o:p>
<o:p>&nbsp;</o:p>
그리고 말인데 요즘 나의 새로운 삶의 모토는 ‘아는 길 절대 물어가지 마라’이다.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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