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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소식] - 교육관련 소식을 전하는 곳입니다. 대개 새아리의 교육뉴스를 나중에 이곳으로 옮겨 모아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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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명씨이름으로 검색 조회 3,285회 작성일 02-05-03 04:05

본문

테러성 짙은 글만 안올리면 익명도 나쁜 건 아니지만... - -
앞으로 아이디 무명씨로 쓰겠습니돠...

졸업하고 다시 유학 준비하면서 새삼
2년 전 제 자신은 용감하고 당찬 게 아니라, 완전 미쳤었다는 걸 깨닫곤 합니다.
무식하면 겁도 없다는 말이 어째 생겨났는지 알것만 같은...
독일어과란 자존심에 ( 그러나 실력은 전혀 전공을 배반하는...)
어찌나 겁도 없이 덜컥 만사를 저질렀던지요.
그나마 제가 자잘한 것을 꼼꼼히 챙길 수 없다는 주제 파악만은 했기에
괴테를 통해서 갔었어요. ( 그 때는 콩나물국에도 고기가 들어갈 정도의 형편...)
당연히 ...' 아. 나는 독일어가 전공이니까 유학원 대행 따위는 필요가 없지' 하고 거만 떨면서
대사관도 겨우 겨우 찾아갔더랬어요.
대사관앞 언덕길을 오르면서도 용무를 끝내고 점심먹을 장소를 물색하는 등...
이제사 저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자세를 돌아보면
이미 불행은 예고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말하자면... 자초한거죠.
그것은 배움을 얻고자 떠나는 자의 자세가 아녔습니다.
그것은 유람을 떠나는 자의 자세였습니다.
돌아보면 제 인생은 이러한 산만함과 덜렁댐으로 인한 피해로 점철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학교( 요새는 초등학교지만...) 1학년 입학식날. "우리들은 1학년"이란 책을
햄버거집에 놓고 오면서부터 제 학교 생활은 힘겹기만 했어요.
그 시절 일기장을 펼쳐보면 언제나 학교 이야기는 없고 늘 방과후 이야기만 있죠.
그에 비해 언니의 일기장을 보면, 새학기 교과서를 받아서 펼쳐보니 이런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서 너무너무 기대된다. 어서 배우고 싶다... 하고 써있더라구요.
같은 밭에 같은 배추난다는 말은 완전 뻥이죠.

비자 신청서 쓰던 날 아부지가 재정보증인으로 와 주셨댔어요. 회사에서 잠시 나오셨는데
어찌나 황송하던지... '아부지 고마와유...' 속으로 살짝 외쳐보았습니다.
그래서... 비자 신청서 쓰면서 한국어 설명본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핫. 그놈의 자존심...--
허리 휘게 등록금 대주시는 아부지로써 내 딸이 독일어를 잘도 하지 믿고자하는 부정도 인지상정.
그런 아부지의 노고에 보답하고자 비자신청서쯤 가볍게 써내려가려고 딸의 연기도 인지상정.
이러한 절묘한 이심전심속에서 불행의 씨앗은 자라났어요.
학교 수업시간엔 절대 만나지 못했던 단어들...
솔직히 학점을 따고자 몹시 강독 수업에, 소설등등만 들었던 지라
아는 단어는 한계가 있었던 거죠. 늘 그 것이 그것...
그러나 사태가 사태인지라 신청서의 있는 글을
눈치로 대강 대강 단어의 뜻을 되새겨보며 마치 신중하게 기입하고 있는 척
아버지앞에서 연기를 했더랬습니다. 그나마... 독일어는 아무리 긴 단어도
단어의 조합이 많은 지라 열심히 추리해보면 알 듯도 한 것 들이었어요.
이것이... 제가 느낀 첫번째 자괴감이었어요.
어쨌거나 저도 사람이기에 수오지심의 미덕을 알았던거죠.
그리고 근 삼십분만에 완성. 장 수도 왜그리 많은지!
마치 한권의 자서전을 집필하고 난 느낌이었습니다.
어찌나 무리를 했던지 파김치가 되어 접수 창구 앞에 섰습니다.
아니 근데... 직원도 한국인 맞는데, 왜 독일어로 묻는지...
멋지게 독일어로 대꾸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원할한 비자 발급에 확실성을 기하려 친숙한 모국어로 대꾸했어요.
그랬더니 상대도 금새 아름다운 우리말로 화답하더군요...
" 얼마나 머무를 거에요?
"1년이요"
"독일에서만 공부할겁니까?"
"네"
3초 후...
( 약간 졸아든 목소리로 ) "인근 국가도 갈 계획인데요, 여행차..."
...하고 당찬 포부도 말해보았습니다.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중요한 비자 안건이니 저 아줌마도 신중하게 처리하겠지
믿었지요. 그 때는 학생때라 세상이 다 제 맘 같은 줄만 알았어요.
개인 사정에 인하여 두달 후로 출국을 미루게 되었죠.
그리고 독일에서 지난 지 한달여 지난 어느날 밤, 그러니까 그날로 부터 약 넉달 반만에
여권의 숫자에서 엄청난 사실을 깨닫으며 고꾸라졌습니다
세상이 절 속여서 노엽고 슬픈데다 무서웠습니다...
.
.
이것이 사건의 전모 입니다.
외국인 관청에서 체류 연장 허가는 받아냈지만.
제 여권에 써있는 비자는 "D" 타입이었습니다.
독일 각 주를 유람하기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던 거죠.
이 일을 겪는 과정에서 만사가 지겨워져서 귀국한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독일 교육의 여러가지 장점에 매료되어서
유학을 결심하게 되면서, 언능 졸업할 필요가 있었죠.
졸업 후 1년이 더 걸려서야 떠나게 되었네요.
하지만... 저는 이번에 비자신청할 때 그 직원에게 조용히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중 질문의 오류를 범했습니다" 라고...
저 싸이코 같죠? --
그치만 저는 그녀가 원망스럽습니다.

저는 독일에서만 공부하고, 인근 국가에선 여행하려고 했다구요!

지금이 새벽이니...
약 열두시간 안에 다시 그녀를 만나겠군요.
과연 제가 마음에 사무쳤던 그 고백을 할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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