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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박사학위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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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13 11:05 조회14,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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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는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한국 학생이 연간 백 명이 넘는 적도 있었다는 데 요즘은 그 수가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박사학위 명칭이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독일은 공대의 엔지니어 공학의 경우 Dr.-Ing., 일반 의학 Dr. med., 법학  Dr. jur., 자연과학 Dr. rer. nat., 수학 Dr. math. 등으로 쓰이나 한국서 간혹 번역의 오류가 생기는 경우는 Dr. Phil. (philosophiae) 입니다. 이 학위는 원래 대학의 고전적 인문학과에 속하는 모든 분야, 철학, 문학,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정치학 등을 포괄하며 자연과학이나 수학과도 철학박사로 마치는 대학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하던 독문학 전공의 경우도 '철학박사'입니다. 한국서는 인문계 박사학위에 국문학, 독문학, 교육학 등 학과별로 명칭이 따로있는 차이 때문에 과거에 간혹 혼란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박사과정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종합대학에서 마스터나 아직 소수 남아있는 과거의 디플롬, 마기스터를 좋은 점수로 마쳐야 가능합니다. 응용학문대학 (FH)은 박사가 가능한 전공일 경우 종합대학 (Uni)으로 옮겨 시도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 종합대학에서 몇 과목을 더 이수할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예외적으로 학사 (Bachelor)만 마치고도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특수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수한 점수 외에 담당교수와 학과의 별도 승인과정이 필요합니다. 모든 학과에서 다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반드시 논문을 쓰지 않고 박사학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 전공의 경우 박사논문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관련 학술지 같은 곳에 정해진 분량의 논문을 기고하고 인정을 받으면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kumulative Dissertation). 역시 예외 규정으로 모든 대학, 모든 학과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에 정식 등록을 하고 할 수도 있지만 대학에 등록을 하지 않고, 전공 분야의 직업활동을 하면서 교수의 지도만 받으며 논문을 쓸 수도 있습니다 (extern). 독일인의 경우 이런 등록하지 않은 학생이 많아 정확한 박사과정생이 몇이나 되는지 통계를 낼 수가 없습니다. 몇몇 대학에서는 논문 제출하기 한 학기 전에 등록 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외국학생의 경우는 체류허가를 받기 위해서 등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면 대학의 wissenschaftliche Mitarbeiter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공계는 많은 수가 연구원이 되며 보통 50% 할당의 계약을 하고 월급을 받으며 논문을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인문사회 계열에서는 논문만 쓰는 학생도 많고, 특히 외국인의 경우는 연구원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박사는 화학, 의학 전공자들이 합니다. 80% 가까이 학업을 박사로 마치는 데 의학은 보통 4학기 끝나면 논문준비 많이 하지요. 역사에서 생긴 전통인데, 의사의 경우, 독일을 비롯 유럽에서는 박사학위 유무에 상관없이 구어체에서 의사를 '박사님' Doktor 로 칭하기도 합니다. 의사활동 하는데 Dr. 가 꼭 필요한 건 아닙니다. 여성들은 과거에 박사학위를 받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습니다. 70년대 까지 독일어에서 Frau Doktor 란 말은 여성 자신이 박사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박사학위를 가진 남자의 아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외국학생의 경우, 지원 시 처음 보내는 메일이 아주 중요합니다. 물론 내가 외국인이니까 대충 써도 교수가 알아서 이해하겠지 하는 지원자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수들의 거절하는 방식도 다양한데 아예 대답을 안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짧게 '유감이지만 나는 자리가 없다' 정도 쓰는 교수가 대부분, 그러나 어찌나 친절하게 써서 보내는지 거절당하고도 슬프기는 커녕 이런 마음좋은 교수도 있구나 싶은 교수도 간혹 있습니다. "실은 당신같이 유능한 학생을 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내가  전공이 좀 달라 놔서 지도하는 데 책임을 질 수 없을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 이 정도 나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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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Massiveattack님의 댓글

Massiveattack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논문을 쓰지않고 박사학위를 받는다면 저는 그런 사람을 연구소에서나 회사에서 채용안합니다..

조심스럽게 말해서 그런 사람들은 그저 돌팔이 박사로밖에 안보입니다.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귄위있는 학술지에는 아무나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이런 공개된 논문은 전 세계 수만명의 전공자들이 읽습니다. 허위나 오류가 드러날 가능성은 박사논문보다 높습니다. 영미권에서 주로 행해지고, 독일은 시행된 지 오래지 않습니다만.  독일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박사를 마친이들은 소수이기도 하지만 더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 추천 1

Carin님의 댓글

Cari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노엘리님 쓰신 글 잘 봤습니다.
독일박사에 관해 새로운 점을 알게 됐고, 무엇보다 학위논문을 쓰지 않아도 박사학위 수여가 가능하다(다른 전문 논문으로)는 사실이 놀랍군요.
쪽지로 몇가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절대 사절입니다.

그리고 본문에 소개한 대로 독일의 모든 대학, 모든 학과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일부 전공, 지원자에 한해서 가능한 경우 입니다. 미국쪽에 더 발달해 있습니다....(^^)

  • 추천 1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오. 놀라실 것 없어요. 발표논문 모아서 박사논문 만드는 것이 적어도 세곱절은 더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이 발표논문이란 것이 또 일종의 시리즈 성질이 있어야하고요.


길벗님의 댓글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학위논문 전수조사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 독일에서도 정치인들의 학위논문을 대조해서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약 한국에서도 이런 면밀한 조사를 한다면 ...., 문대성의원이 살아 남는 것을 보면 "좋은 게 좋은 거야" 라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 끌어주고 덮어주는 게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미덕인 것 같습니다.

친일파들이 주장하는 35년 일제하에서 친일파 아닌 사람이 어디있겠냐 하는 주장이랑 별 다를 게 없겠죠. 학위논문 부정에 더해, 논문 대필까지 더 들어간다면 아마도 많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 같은) 사람들이 논문 적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산학연의 프로젝트 발주처에서 연구프로젝트를 주면서 박사학위를 연계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후에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적당한 때 은퇴후 대학으로 가는 경우를 대비해서 학위가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 대필을 뛰어 넘을 수도 있습니다.

주위에서 정말 유능한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만, 그분들 주류로 못들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논문 대필로 돈을 버는 경우를 많이 들어봤습니다. 일반화의 오류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그들에게서 정말로 잘 된 논문도 나올 수 도 있는데, 이런 때는 논문 연습용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군요. ctrl-c, ctrl-v 로 성의없는 논문을 쓸 때는 아마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 박사, PhD, Dr. 라고 불리는 사람들, 가슴에 손을 얻고 치열하게 살던 지나간 날들을 회상해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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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1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독일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한국도 지금까지는 표절이나 대필이 어느 정도 '통하고', 길벗님 말씀처럼 서로 덮어주는 게 미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 분위기 전체가 이런 것에 관하여 관대하다는 느낌마저 받습니다. 그렇게 학위 받아서 기득권에 들어가고, 말씀처럼 유능한 이는 밀려나는 세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발달하는 정보시대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처럼 대필이나 표절이 만만하게 통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한숨.....


AtoZ님의 댓글

AtoZ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자연계열에서 박사논문은 가치 없어요, 연구논문 즉, 실적이 생명인데.. SCI급 논문 3편을 투고하는건 학위논문쓰는 것 보다 휠씬 어렵습니다. 투고된 연구논문을 묶어 박사논문의 형태로 제출하는게 요즘 트렌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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