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살아남는 것이 미덕이다.
라고 오래 전 정성일 평론가가 쓴 말이 기억납니다. 정확한 인용은 아니지만, 일단 살아 남아야 무언가라도 할 수 있다는 맥락의 이야기 였던 것 같습니다. 

대략 육년전 이 곳에 영화학교를 준비하며 알게 되었던 정보글을 올렸었습니다. 나름 정보에 목이 말랐었고 어디에도 물어 볼데가 없었던 답답함을 생각해 혹시 영화유학 나오시는 분들이 계시면 도움이 될까 하고 올렸던 글이었습니다. 
그때는 학교입학준비에 정신이 없었지만, 입학후에 연락이 오는 분들은 나름 성심껏 답변해 드렸습니다. 물론 모든 메일에 답장을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한국인데 유학가고 싶어요. 어떻게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같은 질문은 좀 난감하지 않나요. 뭐 하여간...

그사이에 독일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한국학생들의 수가 상당히 늘었습니다. 
전 올해 학교를 졸업하고 영화하며 먹고 살기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이 곳에 글을 남겼던 기억이 나더군요.
해서 나름 그 동안 머리속에 쌓여 있던 정보도 정리하고 정보도 공유할 겸 몇자 적어 보려 합니다. 지금 영화학교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이나 영화학교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내지는 분위기 파악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은 영화공부 안하셨더라도 독일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개인의 경험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 글에서 오류를 발견하시거나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답글 달아주세요.

가장 먼저 졸업후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방법은 독일에 산재해 있는 영화진흥기금을 따내는 것입니다. 이 진흥기금은 주마다 거의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은 그 주와 관련된 영화를 찍거나 그 주에 거주하는 감독, 프로듀서에게 지원금을 줍니다. 이 진흥기금은 모두 제각각의 기준이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진흥기금을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예를들어 Nordmedia는 니더작센지역과 브레멘 지역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노르트메디아 진흥기금으로는

1. 시나리오 및 영화소재 개발,
2. 프로젝트진행,
3. 제작

등이 있습니다.
뭐 그외에도 배급, 상영, 영화제 등이 있지만 그런 것들은 이 글에서는 크게 중요치 않으니 넘어가겠습니다. 
진흥분야에 따라 제작비의 전액지급이 되는 진흥금도 있고 50-80퍼센트만을 지급하는 진흥금도 있습니다만 단편영화 진흥금의 경우에는 많은 경우 전액지불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흥금중 Zuschuss와 Darlehen의 구별이 있는데요. 전자는 그냥 주는 경우고 후자는 차후 되돌려 주어야 하는 대출금 성격의 돈입니다.

독일 영화의 70퍼센트 이상이 이 진흥금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그 규모면에서 방대할 뿐 아니라 영화의 다양성면에서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족이지만 한국에서도 스크린쿼터보다도 진흥기금의 확장으로 정책을 바꾸는게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진흥기금들은 언급한 것 처럼 굉장히 다양한 규정들이 있으니 각각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길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아래는 진흥기금을 모아놓은 링크입니다.

MFG - Medien- und Filmgesellschaft Baden-Württemberg / Filmförderung Baden-Württemberg
www.mfg.de/film

BKM Beauftragter der Bundesregierung für Angelegenheiten der Kultur und der Medien
www.filmfoerderung-bkm.de

FFA Filmförderungsanstalt
www.ffa.de

Kuratorium Junger Deutscher Film
www.kuratorium-junger-film.de

Medienboard Berlin Brandenburg
www.medienboard.de

Filmförderung Bremen
www.filmbuero-bremen.de

FilmFernsehFonds Bayern
www.fff-bayern.de

Hessische Filmförderung
www.hessische-filmfoerderung.de

Kulturelle Filmförderung Mecklenburg-Vorpommern
www.film-mv.de

Mitteldeutsche Medienförderung
www.mdm-online.de

Filmstiftung Nordrhein-Westfalen
www.filmstiftung.de

Nordmedia – Die Mediengesellschaft Niedersachsen-Bremen
www.nord-media.de

Kulturelle Filmförderung Schleswig-Holstein
www.filmfoerderung-sh.de

MSH – Gesellschaft zur Förderung audiovisueller Werke in Schleswig-Holstein
www.m-s-h.org

Filmförderung Hamburg
www.ffhh.de

다음으로는 방송국과 직접 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것이
ZDF의 Das Kleinefernsehspiel 인데요. 자신의 프로젝트 제안을 프로그램의 담당자에게 보내서 선정이 되면 ZDF가 그 제작을 담당합니다.
짐자무쉬와 파티 아킨도 이 프로그램으로 데뷰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죠. 특별한 마감기한은 없습니다. 영화의 트리트먼트와 전 작품등을 보네고 하염없이 기다리시면 됩니다. 여기선 어떤 Redakteur/in 에게 보내는 지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8명의 Redakteure가 있는데 그들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고 자신의 영화와 분위기나 방향성등이 비슷한 사람에게 보내는 것이 선정확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아래는 링크입니다.

http://daskleinefernsehspiel.zdf.de/ZDFde/inhalt/29/0,1872,1021277,00.html

영화과 학생들은 재학중 꾸준히 영화제에 자신의 영화를 가지고 가는 일이 아마도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가장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특히 오버하우젠이나 라이프치히 독 같은 필름마켓이 상존하는 영화제에 상영이 된다면 직접 프로듀서들과 접촉할 기회가 생길테니까 말이죠.

생각외로 글이 굉장히 길어지는 군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고 다음기회에 계속하죠.

추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