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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전후] - 유학직전에 챙겨야할 것들을 중심으로 독일 본에서 유학하신 미리내님이 주로 정리하신 내용입니다.

유학을 오기까지 5 - 출국준비   

미리내 이름으로 검색 2002-01-12 (토) 07:22 17년전 19575  
유학을 오기까지 5 - 출국준비

독일에서의 생활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는 체류 목적과 기간에 따라 차이가 좀 있습니다. 어학 연수를 목적으로 3-6개월 정도 체류할 경우와 1년 정도를 체류할 경우, 그리고 장기 유학이 목적인 경우, 혼자 나오는 경우와 결혼하여서 나오는 경우 등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여러 경우 차이가 있다고 한 이유는 결정적으로 무엇을 독일에서 사는 것이 낫고 무엇을 한국에서 준비하여 나오는 것이 더 나은 가에 대한 질문과 연관되는 것입니다. 일단 당연한 것은 한국에서 밖에 살 수 없으면서 자신의 생활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한국에서 가져오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림을 하시게 되는 경우, 즉 부부가 나오시고 나중에 식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혼자 사는 경우보다 좀더 제대로 살림살이가 갖춰져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쓰던 살림을 전부 가져오는 것은 불필요한 일입니다.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는 분들이나 오래 이곳에 계셔서 살림살이가 좀 넉넉하신 분들에게 접시나 컵 등 기본적인 살림살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도 하고, 벼룩시장에서 싼 물건들을 살수도 있으며 대형 할인 매장 등에 가서 싼 물건들을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일단 최소한의 것들을 갖추고 지내다가 한국에 갈 일이 있다거나 하면 또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 생활이라는 것이 편리함을 추구하기는 힘드니까요.

한국에서 사와야 할 대표적인 것이 전기 밥솥입니다. 6개월 이상 체류하실 예정인 분들에게는 꼭 가져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냄비 밥을 해먹는 것보다 편리하고 시간도 단축되니까요. 보통 5인분 정도의 취사가 가능한 밥솥들을 많이 가져오시는 것 같습니다. 혼자 지내실 분들은 무슨 5인분이나 되는 밥솥을 사가라는 거냐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는데, 사람이 살다보면 맨날 혼자 밥 먹게 되는 것도 아니고 또 매일 밥을 하는 정성을 기울이기도 힘듭니다. 물론 개인적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5인용 이상의 밥솥은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다음으로 많이 가져오시는 것으로는 전기요입니다. 물론 이것은 독일에서도 살 수 있고 들은 바로는 가격에 큰 차이가 없더군요. 장기 체류하실 분들은 독일에서 사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독일의 겨울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일단 한 여름에도 이곳은 바람이 꽤 많이 부는 편입니다. 그러니 겨울에 이런 바람이 계속 분다면 어떤 분의 표현대로 "뼈가 저릿저릿"하다고 합니다. 물론 독일에는 온돌이라는 것이 없고 방안에, 보통 창문 아래에 히터가 하나 달랑 있기 때문에 차가운 공기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만, 별로 두껍지 않은 이불 하나 덮고 침대에서 차기에는 추울 것 같습니다. 저도 아는 분의 충고를 듣고 전기요를 용산 전자 상가에서 사왔는데 몸살 기운이 있는 날에 틀고 자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내보니 봄이 되어도 4월말까지는 전기요를 종종 사용하게 되더군요.

한국의 전기용품들의 전압은 독일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부피가 크지 않고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 전자 제품은 가져오셔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전화기는 시스템이 다르니까 여기서 사셔야 할겁니다. 커피 메이커는 독일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단기로 오시는 분들에게나 장기로 오시는 분들에게나 있으면 생각지도 못한 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이 침낭입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여벌의 휴대용 이불이라서, 갑자기 남의 집에 가서 신세를 지게 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찾아 올 때 혹은 처음 기숙사나 방을 얻게 되어서 침구류가 준비 안된 상태일 때 등등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저는 남대문 시장의 회현 역 근처에 있는 등산용품 전문점에서 싼 것을 구입했었는데(등산용 침낭은 엄청나게 무겁고 비쌉니다), 그래도 오리털 침낭이라 예상보다 따뜻하기는 했었습니다만 털이 자꾸 빠지는 것이 흠이더군요. 물론 침낭은 필수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 무거운 것은 사오지 마세요. 여행이라도 다닐 때 사용하려면 가벼워야 하니까요.

단기간 동안 체류하실 분들이 가져오시면 유용한 것으로는 또 작은 청소기입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단기간 있으면서 큰 청소기를 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여기서 빗자루하고 쓰레받기를 사서 쓰느니 손으로 들고 쓸 수 있는 청소기를 가져오시면 청결한(?)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독일은 한국보다 공해는 적습니다만 바람이 많아서 먼지는 한국에 못지 않게 많습니다.

전선을 사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가볍지는 않습니다만 독일에서 사면 꽤 비쌉니다. 한국에서 주로 컴퓨터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전원 차단이 가능한 멀티탭을 길이가 넉넉한 것으로 두어 개쯤, 그리고 보통의 전선 한 두 개쯤 사오시면 편리합니다.

건전지 충전기를 사오시는 것도 절약이 됩니다. 독일에서 처음에 제가 놀란 것 중 하나가 바로 건전지 값입니다. 아무래도 워크맨이나 혹은 건전지가 사용되는 전자 제품 한 두 개는 가져오시는 것이 일반적이고 지내다 보면 아무래도 이런 저런 용도로 건전지를 종종 사게 됩니다. 최소형 건전지 4개 짜리 한 팩이 우리 나라 돈으로 7천원 정도 하거든요. 재충전이 가능한 건전지와 다양한 크기의 건전지를 재충전 할 수 있는 충전기를 같이 사오시면 편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워크맨이나 CD Player를 가져오실 거면 충전용 어댚터도 같이 가져오세요.

우리가 흔히 맥가이버 칼이라고 하는 다용도 칼을 사오시면 무척 유용합니다. 물론 여행을 많이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요. 그리고 저는 용산 전자 상가에서 휴대용 드라이버를 사왔었는데, 드라이버 날의 한 쪽은 십자형이고 다른 한 쪽은 일자형이라 필요에 따라 날을 돌려서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손바닥 크기 보다 작아서 아주 간편한 것으로 장기 체류할 것이 아니라 공구세트를 살수도 없는 저에게는 쓰임새가 많습니다.

옷은 특히 겨울옷을 단단히 준비해 오셔야 합니다. 한국 멋쟁이들 중 이곳에서도 여전히 스타일을 유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롱코트니 무스탕이니 하는 것들은 어쩐지 이곳에서 입기가 좀 그렇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학생으로 오는 것이니 학생다운 것이 좋겠지요. 바람을 잘 막아줄 수 있되 드라이를 자주 하지 않는 옷, 세탁기에 다른 옷들과 같이 넣고 돌려도 문제가 없으면서 굳이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옷들이 좋습니다.

저는 기숙사에서 지냅니다만, 이곳에서 빨래는 어디에서 살던 돈이 드는 일입니다. 저의 경우는 공용 세탁기에다 세탁 카드를 사서 매번 3 DM씩 지불하면서 세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방을 얻어 사시는 분들에게도 독일의 물 값이 무척 비싸기 때문에 세탁은 월중 행사 정도가 되기 쉽습니다. 또 혼자 살다 보면 실제로 빨래가 그렇게 빨리 쌓이지도 않으니까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속옷과 양말을 충분히 사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독일에도 면제품의 속옷이 있고 싼 것들도 있습니다만, 한국 제품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흰색보다는 색깔이 있는 속옷이 좋습니다. 저는 3주정도 빨래를 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속옷과 양말을 준비해 왔었습니다. 추위를 타시는 분들은 내복도 꼭 준비해 오세요. 목도리나 스카프 등도 바람이 많이 부는 이곳에서는 도움이 됩니다. 물론 수건도 여러 장 준비해 오세요. 수건은 짐 쌀 때 이곳 저곳에 물건을 잘 보호할 수 있게도 해주니 짐을 잘 싸시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습니다.

세탁 얘기가 나온 김에 독일 세탁기에 대해서 조금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미리 빨래를 불린다거나 삶는 다거나 하는 과정은 세탁기가 아니라 사람이 해야합니다만(물론 이런 기능을 다 갖춘 세탁기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세탁기가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합니다. 95도로 빨래가 가능하니 따로 삶을 필요 없고, 모 제품 세탁, 면 제품 세탁, 더러운 빨래 세탁 등 기능이 다양합니다. 또 깨끗이 빨아지고요. 또 기숙사에 따라서는 건조기가 따로 비치되어 있어서(물론 따로 또 돈을 내야하긴 합니다만) 빨래한 직후에 곧 입을 수 있을 정도로 건조까지 확실히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흠이라면 너무 강력하게 세탁을 하기 때문에 옷이 금방 상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멋지더라도 너무 약한 옷은 가져오지 마세요. 그리고 이건 진짜 가져오거나 말거나 이긴 합니다만, 큼직한 세탁용 망을 하나 사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옷이 자꾸 상하는 것 같아서 여기서 하나 샀는데 한국 것보다 비쌌습니다. 세탁시 옷이 늘어지지 않게 보호해주니까 장기간 있을 분들에게는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일 여름은 별로 덥지 않다는 말만 믿고 저는 여름옷을 너무 적게 가져왔는데, 금년 독일 여름은 한국의 여름 못지 않았습니다. 지난 2년 정도 라니냐 때문에 이곳 여름이 무척 서늘했다고 합니다만, 금년은 이곳이 독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덥더군요. 6월부터 따뜻해지기 시작해서 7-8월은 한낮에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 되었습니다. 지금 9월입니다만 아직도 대낮에는 27-28도 정도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나 열대야는 없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그늘만 찾아 들어가면 금방 더위가 가십니다. 그래서 더워도 견딜만하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여름을 견디기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햇볕입니다. 이곳이 한국보다 위도가 높아서, 우리 나라에서는 머리 위에 있는 여름의 햇볕이 여기서는 바로 눈 높이로 내리 쬡니다. 그래서 햇볕이 찔러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특히 눈이 부셔서 견디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거기다 그늘만 찾아가면 시원해서 그런지 독일에는 에어컨 시설이 되어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선풍기도 보기 드물고요. 그래서 저는 여름옷도 충분히 가져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울 때는 한국만큼 덥다고 생각하시고 준비하세요. 그리고 선그라스를 꼭 가져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약간 사치품 취급을 받는 것입니다만,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선그라스 없이 이 햇볕을 견디는 것은 해롭다고 할 정도라서 누구나 다 선그라스를 꼭 휴대하고 다닙니다.

독일 날씨의 특징 또 하나는 일교차가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제가 이곳에서 경험해 보니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해가 지면 반팔로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 가벼운 초가을용 잠바나 겉옷도 필수품입니다. 비라도 오면 더 쌀쌀해지거든요. 이왕이면 방수가 되는 것으로 가져오세요.

한국에서는 흔히 급한 일이 생기면 택시를 잡아타고 짧은 거리를 갈 수 있지만, 독일에서 유학생 처지에 이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요금이 비싸서요) 버스나 전철이 잘 연결되어 있더라도 아무래도 한국에서 보다 많이 걸어다니게 됩니다. 중소도시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하게 될 경우도 많고요. 그러니 멋쟁이 신발로는 이곳에서 버티기가 힘듭니다.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 하이힐이나 무거운 통굽 구두를 신으시면 발을 학대하는 일만 됩니다. 제가 와서 보니 독일 신세대 대학생들은 그렇게 초라하게 입고 다니지만도 않습니다만, 한국식의 유행타는 옷이나 신발은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쓸모가 있습니다. 물론 좀 격식을 갖춰서 옷을 입어야 될 일도 아주 가끔은 있습니다. 그러니 정장 스타일의 옷은 한 벌이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캐쥬얼한 것으로 가져오세요. 신발도 발이 편한 것을 준비하시고요.

이곳에 오실 때 슬리퍼를 준비해 오시면 좋습니다. 신발 종류를 이곳에서 사면 비싸기도 하거니와 독일 사람들에게 맞춰져서 그런지 전부 큽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실내용 슬리퍼 말고 동네 슈퍼에 갈 때 신는 어느 정도 튼튼한 슬리퍼를 가져오세요.

비상약도 필수품입니다. 아시겠지만 항생제나 종합 감기약 등은 우리 나라에서 사요셔야 합니다. 자신의 체질에 따라 설사약이나 소화제 변비약 두통약 등도 가져오시고, 대일 밴드, 연고류, 파스, 물파스 등 장기 여행에 필요한 제품을 다 사오세요. 의사 처방전 없이 사는 약들도 다 비쌉니다.

우산은 독일 생활에서 필수품입니다. 비가 자주 올뿐더러 우산 값도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3단으로 접히는 좋은 우산 하나는 꼭 가져오세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독일에서는 양산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어떤 선배 언니 말이 사람들이 하도 쳐다봐서 양산 쓰기를 포기했다고 하더군요. 양산 대신 모자를 가져오시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카메라는 대부분 준비물 목록에 꼭 포함되는 것이고, 이왕이면 필름도 한국에서 사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 슬라이드 용 필름도 몇 통 사왔습니다. 관광을 다니든가 할 때 찍어 두면, 나중에 혹시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될 때 자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어떤 분이 충고를 해주셔서요. 사실 독일의 생활이나 여러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슬라이드 자료를 한국에서 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할인 매장에서 사셔도 싸고, 저는 남대문 시장 숭례문 상가에서 구입을 했었는데 확실히 싸더군요.

알람 기능이 있는 소형 탁상용 시계를 가져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이곳 저곳에 여행을 다니거나 처음 왔을 때 도움이 많이 되었었습니다. 남대문 시장에 가보시면 손바닥 크기 만한 전자 시계를 팝니다. 이런 종류의 시계도 이곳은 비쌉니다. 한국에서 5천원이면 사는 것을 이곳에서는 2만원 정도 주고 사야 하니까요.

학용품 가격도 예외가 아닙니다. 볼펜, 지우개, 샤프 등등 모든 것이 두 배 이상 비쌉니다. 가위나 칼,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 잍, 공책, 리포트 용지 등 너무 많이 사오실 필요는 없어도 넉넉히 준비해 오시면 좋습니다. 특히 볼펜이나 젤러 펜 등 자신이 많이 사용하는 필기구는 리필이 되는 것으로 심까지 같이 사오시면 많이 절약이 됩니다.

사전은 독한 사전과 한독 사전 둘 다 가져오시면 좋습니다만, 한독 사전은 꼭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독독 사전은, 독일어 철자법도 바뀌었고 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이곳에서 사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복사판 독독 사전을 가져왔는데 처음에 쓰기에는 크게 불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기 유학을 하실 분들이면 2005년부터는 새로운 철자법만을 사용해야 한다니까 이곳에서 그에 맞게 새로 편집된 독독 사전을 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보시던 어학 교재가 있으면 한 두 권 가져오세요. 그리고 한국 문법책도 한 권 있으면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간략하게 나와있는 교재는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이곳 어학 수업에서 배우는 문법이나 어휘는 한국에서 접하던 것들보다 수준이 높은 편이라 좀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는 문법책을 가져오세요. 독일 문화원을 다니셨던 분들은 Themen을 테이프와 같이 가져오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 교재의 내용이 독일 일상생활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처음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여성분들 중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은 기초 화장품들을 한국에서 사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일은 날씨가 한국보다 건조하고(봄에서 가을까지) 물이 달라서 그런지 샤워 후 피부가 많이 가렵거나 건조해집니다. 자외선 차단 크림도 필요합니다. 바디 로션도 필요하고요. 그러나 이런 소소한 것들은 이곳에서도 별로 비싸지 않게 살수 있으니 꼭 사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는 피부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사오시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색조 화장품도 한국 것이 비슷한 가격이라면 질은 더 낫습니다.

단기간으로 오시던 장기간으로 오시던 독일에 대한 관광 안내 책자를 구해오시는 것이 당연히 유용합니다. 독일만 자세히 다룬 책자는 한 종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를 다룬 것을 사오시면 아무래도 독일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물론 이곳에 오셔서 독일어로 된 것을 사셔도 됩니다만, 처음에는 독해하는 데에 시간이 걸려서 한국어로 된 책만큼 유용하질 않더군요. 그리고 근처 국가들을 여행해보실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면 [세계를 간다 - 유럽 100배 즐기기]라는 책이 내용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선전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내용이 매우 충실해서 권해드리는 것입니다.

단기간(1년 이내) 머무실 분들은 당연히 워크맨이나 CD Player 중 하나를 가져오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도 우리 나라처럼 CD 문화입니다. 그러나 어학 교재 등은 아직 테이프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니 이곳에서 어학시험을 보실 예정인 분들은 테이프를 들을 수 있는 워크맨을 가져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본의 경우 어학 실습실을 대학에서 제공해 주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담당자에게 테이프 복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공 테이프를 가져오면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줍니다. 그러니 공 테이프를 여러 개 사오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역시 독일에서 사면 비쌉니다). 어학 교재에 딸린 테이프는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더블 데크를 가지신 한국 분에게 부탁을 하거나 학교에 비치되어 있는 테이프를 복사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보통 짐을 들고 나오기 위해서나 여러 가지 목적에 편리한 큼직한 배낭은 다 가지고 나오시겠습니다만, 사실 보통 생활에서 이런 큰 배낭을 자주 쓸 일은 없습니다. 중간 크기의 배낭과 여성분들의 경우 공간이 넉넉한 손가방을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가방은 정말 한국의 것이 싸고 좋습니다. 모양도 예쁘고요.

독일에서 또 비싼 것이 안경 값입니다. 의료보험에 들면 조금 할인이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 것보다는 비쌉니다. 눈이 많이 나쁘신 분이라면 튼튼하고 좋은 안경을 한국에서 가져오시고 시력 교정도 한 번 더 확실히 하시고, 이왕이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여벌의 안경도 꼭 가져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6개월 이상 체류하실 분들이라면 여권 사진은 꼭 많이 준비해 오십시오. 증명 사진 값이 많이 비싸고, 생각보다 사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10장 이상은 꼭 가져오세요. 그리고 일단 오신 후 학교를 옮기실 예정인 분들은 당연히 더 많이 가져오셔야 합니다. 이곳에서 Antrag을 보내셔야 할 테니까요. 서류 준비에 대해 설명드릴 때 이미 말씀드렸듯이 제 증명서들도 원본으로 두 장 정도씩은 가져오세요. 복사본을 보내더라도 원본이 있는 게 나을 테니까요.

숟가락은 이곳에서 살 수 있지만 젓가락은 가져오시는 게 좋습니다. 가벼운 나무 젓가락을 사오시면 아무래도 포크질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유용하며, 외국인을 초대할 때 젓가락을 놓아주면 신기해하면서 꼭 젓가락질을 배우려고 하니 우리 문화 알리기에도 좋습니다.

다시다,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 참기름, 국 멸치, 구운 김, 마른 미역, 깨소금 등을 처음에 오실 때 가져오세요. 멸치 볶음 등 물이 흐르지 않을 밑반찬을 가져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형 커터기도 가져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마늘 다지기에 아주 좋습니다). 아무래도 독일 음식이 처음에는 입에도 안 맞고 사먹으려고 하면 엄청나게 비싸고 빵만 먹고 살 수도 없으니, 살 곳이 정해지고 나면 제일 먼저 한국 음식을 시도해 보게 됩니다. 특히 한국음식을 꼭 먹어야 하는 분의 경우는 더욱 그렇지요. 한인 상회에서도 다 팝니다만 한국에 비해 세 배 정도 비쌉니다. 그리고 일단 한인 상회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요.

반짓고리, 즉 기본 색상의 실과 바늘을 간편하게 담아 놓은 것을 꼭 가져오세요. 이곳에서도 팔긴 합니다만 한국만큼 싸지 않습니다. 검정 색과 흰색 실은 추가로 더 가져오시게 좋겠지요.

기본적인 준비물을 대략 말씀드렸으니 이제는 추가로 사올 만한 것, 꼭 사올 필요는 없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컴퓨터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가져왔습니다. 일년 후에 한국에 가서도 계속 쓸 수 있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가져온 컴퓨터를 쓰지 못해서 새로 구입하시는 선배님들의 사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컴퓨터나 전자 통신 분야는 한국이 독일보다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의 대학생들의 대부분이 아직 386이나 486을 쓰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PC의 가격 면을 볼 때 이곳에서 쓸만한 것을 사면 한국에서 비해 더 비싸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더 싸게 살 수 있기도 하고, 자신이 컴퓨터 조립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저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굳이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실 필요가 없는 장기 유학 예정자들께서는 이곳에서 구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물론 한글 윈도우가 내장된 것을 가져왔는데, 제 자신이 이런저런 작업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만, 한글 윈도우에다 독일어 워드 프로그램(MS Word Deutsch)을 깔아 보니 글자가 깨져서 쓸 수가 없더군요. 용량이 넉넉하면 독일어 윈도우도 깔아 보라고 어떤 분이 충고를 하셨습니다만, 단기간 있을 제가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있는가 싶더군요. 이곳에 와보니 독문학을 하는 저에게는 매우 유용한 CD Title들이 많습니다만 한글 윈도우 상에서 그것들이 깨지지 않고 뜰지 자신이 없어서 살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본인의 필요를 고려하셔서 준비하세요. 어쨌든 이곳에서 논문을 쓰려면 당연히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장기간 계실 분이 한국 컴퓨터를 가져와서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다는 점도 고려하세요. 물론 ?글 프로그램으로도 독일어 문서를 작성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독일어 워드에는 독일어 철자법 교정 프로그램이 있는데 ?글에는 없는 점이 아쉽기는 합니다) 그래서 장기 유학하시는 분들 중 한국의 노트북으로 꿋꿋이 잘 버티시는 분도 계십니다.

저는 프린터는 이곳에서 구입했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의 것이 쌀 것 같아서 용산 전자 상가에 가서 하나 사오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프린터 판매하시는 분이 한국에 맞춰 제작된 것이 독일에서는 안 맞을 것이라고 하셔서 그냥 이곳에 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 있는 분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하고, 한국의 그 분 말씀은 프린터처럼 모터를 사용하는 전자 기기는 Hz가 다르면(한국은 60Hz이고 독일은 50Hz) 작동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직 제가 한국 프린터를 가져와서 독일에서 쓰시는 분들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곳에 와서 프린터를 사려고 하면서 놀란 것은 한국에 비해 비싸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나오기 전 가격을 알아보니, HP나 Epson 등의 외국 메이커들이 중저가 모델들을 한국에서는 더 이상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50만원 대의 잉크젯이나 아니면 레이저 프린터들만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만, 이곳에 와보니 한국에서는 이미 사라진 중저가 모델들이 한국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독일에서도 여러 메이커들이 경쟁 때문에 계속 가격을 낮추고 있는 과정이었고, 주로 문서 출력이 목적이었던 저는 적당한 기종을 20만원(Epson Stylus InkJet) 조금 못되게 주고 사서 잘 쓰고 있습니다. 아프터서비스나 잉크를 구하는 문제가 불확실해서 한국 제품을 사오지는 않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이불입니다. 저는 오리털 이불을 가져왔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한국에서는 봄이나 가을에 덮을 만한 두께의 이불 속이 기숙사에서 제공되더군요. 여기서 이불 커버를 사서 그 위에 씌우고 생활합니다. 아직 제가 겨울을 경험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그 이불로 겨울을 지내기에는 좀 추울 것 같았습니다. 제 친구는 남대문 시장 침구류 코너에서 면 이불을 사왔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한국의 따뜻한 이불을 하나 가져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가져오는 이불은 여기서 1인용으로 쓰는 것들보다 다 크기 때문에 맞는 이불 커버를 사기가 힘듭니다. 혹시 한국에서 이불을 가져오시려면 이불 커버도 여벌로 하나 더 준비해 오세요.

요즘 우리 나라도 샤워 문화로 많이 바뀌고 있고 독일에 때를 밀 곳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신의 생활 습관을 고려하셔서 때 수건이나 샤워 수건 한 두 개 사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기숙사 방을 배정 받아 와보니 마땅히 책을 꽂을 만한 곳이 없더군요. 벽에 선반이 달려 있기는 합니다만, 무거운 책들을 그곳에 많이 올려놓을 수도 없고 해서 한국에서 쓰던 북 스탠더 생각이 많이 났었습니다. 그냥 책상 위나 어디나 책을 늘어놓고 그 끝을 고정해주는 기능을 하던 ㄱ자 모양의 철제 스탠더 말입니다. 이곳에는 파는 곳도 드물고 있어도 엄청나게 비쌉니다. 오래 계실 예정이 아니라면 책장을 살수도 없으니 북 스탠더 두 개 정도 가져오시면 부피도 크지 않고 꽤 유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독일에 와서 살 곳이 정해지면 제일 먼저 사게 되는 것이 비누곽입니다. 한국에는 대부분 세면대 옆에 비누곽이 붙어 있습니다만, 여기는 그런 것이 없더군요. 그러니 한국에서 비누 하나를 밑에 물이 빠지게 되어 있는 비누곽에 담아 오시면 처음에 편리합니다.

탁상용 달력을 하나 가져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살수도 있습니다만, 단기간 계실 분들을 하나 작은 것으로 가져오세요.

작은 크기의 보온병을 가져오시면 많이 유용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큰 것은 무거우니 작은 것으로요.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커피 값은 한국에 비해 독일이 쌉니다만(약 1500원에서 2500원 정도), 이곳에는 커피 자판기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드물고(대학 식당 구내 외에서는 못 봤습니다) 그렇다고 맨날 카페에 앉아서 팁 주어가면서 커피를 마실 수도 없고 자판기가 있더라도 커피의 한 잔의 가격이 천 원 가까이 됩니다. 도서관 구내에 있는 매점도 일찍 문닫는 경우가 많고요. 일상 생활 속에서나 여행을 다닐 때나 보온병 하나 있으면 든든하고 돈 절약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국산 차 티백을 많이 사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에도 녹차를 팔기는 합니다만 당연히 엄청 비쌉니다. 외국 친구들을 사귀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둥글레 차나 현미 녹차 혹은 우리 고유의 차를 사오세요. 대접하면 다들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녹차 등은 이곳에서도 마실 수 있어서 그런지 둥글레 차나 치커리 등 우리 고유의 것들로 대접하면 말투가 달라집니다. 선물을 해도 좋고요. 원두 커피 가격은 이곳이 쌉니다만, 가끔 우리 나라 식의 진한 커피가 그리울 경우를 대비해서 커피 믹스 한 통 사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보리차 티백을 사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의 물에는 정수를 해도 걸러지지 않는 성분이 있다고 해서 물은 보통 사먹습니다만, 그것도 돈이 꽤 들고 장 볼 때마다 너무 무겁습니다. 그래서 저는 브리타 정수기를 사서 일단 거른 물을 끓여서 보리차를 넣어 먹습니다. 처음에 탄산 성분이 든 물에 적응이 잘 안되시는 분들도 있고 하니 가져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고유의 차 뿐 아니라 간단한 기념품을 사오시는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대문 시장과 인사동에서 우리 고유의 문양이 새겨진 열쇠 고리나 작은 기념품들을 사왔는데,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되는 물건으로 엄청나게 많은 감사를 받습니다.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좋고요. 특히 장기간 이곳에서 공부를 하실 분이라면 독일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것이 좋을 것이고 어느 정도 친해진 이후 이렇게 작은 선물을 주면 서로 부담도 없고 깊은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수업에 들어가서 발표나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는 독일인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도움을 받고 답례로 이런 선물을 하는 것도 좋겠지요.

배낭 여행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철도 패스를 가져오시면 무척 절약이 됩니다. 이것은 독일이나 유럽 내에서는 살 수 없습니다. 독일 내에서만 철도 여행이 가능한 것으로 저먼 레일 패스가 있고, 유럽 전체 내에서 가능한 것으로 유레일 패스가 있는데, 사용 기간에 따라 금액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패스는 일단 단기간으로 오시는 분들에게만 처음에 사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패스들은 구입한 지 3개월 이내에 사용하기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먼 레일 패스의 경우는 사용 시작 후부터 한 달 이내에 사용일 수를 채워야 하고, 유레일 패스는 두 달 이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플랙시 패스의 경우). 만일 3개월 이내에 사용 시작을 하지 못한 경우에 환불은 가능하나(구입 일로부터 6개월 이내) 15%의 금액이 제해집니다. 그러니 3개월 이내로 예정하실 경우는 사오시는 것이 좋고, 그 이상 계실 분들은 독일에 와서 초기에 여행을 많이 다니실 분들만 사오세요. 이곳에 계시다가 집중적으로 여행을 다닐 만할 때에 한국에 부탁하면 본인이 없어도 쉽게 사서 부칠 수 있으니 나중에 구입하셔도 됩니다.

물론 이 패스들의 가격이 싼 것은 아닙니다만, 독일의 철도 요금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보통 이 패스를 사와서 5시간 이상 걸리는 곳을 한 번만 왕복하면 본전이 빠집니다. 독일은 우리 나라보다 넓어서 보통이 다섯 시간 이상 걸립니다(예를 들어 제일 빠른 ICE를 타고 본에서 뮌헨까지 5시간 30분, 본에서 베를린까지도 5시간 걸립니다). 특히 유럽 내를 기차로 다니시려면 유레일 패스가 당연히 압도적으로 쌉니다. 물론 독일 내에서는 이런 패스가 없이도 싸게 여행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행을 많이 하실 분이 아니라면 비싸게 주고 사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년 이상 체류하실 분이라면 이곳에 오셔서 반 카드(Bahn Card)를 사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일년 단위로 독일 철도의 회원이 되는 것으로 독일의 기차역 어디에서 가입할 수 있고 요금의 50%를 할인 받습니다. 특히 25세 미만이라면 회원비도 저렴하기 때문에 사용 기한이 촉박한 저먼 레일 패스보다 더 편리하죠. 이곳에 오니 오래 계신 분이 처음 일년 동안에 많이 여행을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즉 공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로는 그럴 엄두를 못 낸다고요. 반 카드 회원이 아니더라도 Schoenes Wochenende Ticket이나 Guten Abend Ticket 혹은 Gruppenreise Ticket 등을 이용해서 할인을 받습니다만, 모든 가격이 반 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다 비쌉니다.

유스호스텔 회원증과 국제 학생증은 이곳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들어 오시면 편하겠지요. 대학 학생회에 가셔서 수수료를 조금 내면 국제 학생증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혹시 이곳에 오셔서 사설 어학원에 다닐 예정이든가 첫 어학 시험에 떨어져서 독일 대학의 학생 자격을 못 얻을 가능성에 대비하셔서 한국에서 만들어 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다가 뭐 이런 것까지 가져오라는 거냐 아니면 이렇게 많이 가져가야 되나 뭐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단기 유학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되도록 한국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에 오래 사신 분들은 어떤 물건은 어디 가서 사면 되는지, 혹은 어디 가서 사면 싼 지를 잘 아시기 때문에 요령 있게 필요한 것들을 싸게 잘 사시지만, 처음에 막 와서는 도대체 어디가야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지리도 잘 몰라서, 예를 들자면 전선이 없어서 스탠드를 켜지 못하고 지낸다거나 약간 비싸면서 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사게 되는 일이 흔합니다. 그렇다고 아는 분께 다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고 뭘 사야할 때마다 같이 가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싼 걸 사려면 다리 품도 팔고 시간 투자도 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있는 분들에게는 그렇게 가치가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해보니 "싼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은 독일에도 통용되더군요. 가방이나 신발이 엄청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있다가 마침 싼 게 있길래 샀더니 가방은 끈이 금방 망가지고 신발은 바닥 부분이 망가져 버렸습니다. 이런 "비지떡"은 대체로 독일이 아닌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들입니다. 물론 독일에서 생산된 것들은 다 엄청 비쌉니다. 또 독일은 서비스 분야의 인건비가 비싸서 무엇이 망가져서 수리를 맡기면 싼 물건의 경우 그 물건값과 비슷한 수리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니 결국 얼마 못쓰고 돈만 버리거나 자신이 고쳐서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한국의 우수한 제품들을 싼값에 사오시는 것이 이곳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생각나는 대로 다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왕이면 한국에서 많이 사오시는 것이 나으신 분들은 대체로 단기 유학을 하시는 분들의 경우입니다. 잠깐 있을 거면서 이것저것 사게 안되더군요. 그리고 막상 이곳에서 달달이 생활비 받아가면서 방 값, 전화비, 책 값 그리고 식비 등을 해결하다보면 생활비가 넉넉한 것도 아니구요. 어쨌든 저의 글은 참고로 하시고 본인이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비행기를 타고 오실 때 루프트한자의 경우 일인당 20kg의 짐만을 싣게 해줍니다(대한항공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 무게는 금방 넘어버립니다. 유학생이니 봐달라고 사정을 하면 30kg 까지는 봐줍니다만 그 이상이 되면 1kg당 8만원 정도의 추가 요금을 낸다고 합니다. 물론 봐주는 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할 것이니 많은 것을 가져오시기가 힘듭니다. 대체로 책이나 사전 그리고 당장 필요한 것들 중 무거운 것들은 배낭에 지고 비행기에 타는 쪽으로 합니다만, 이것도 꼭 필요한 것만 챙긴 것 같은데도 허리가 펴지지 않을 정도로 금방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만일 가려고 하는 도시에 아는 분이 있으면 당장 쓰지 않는 물건들을 배로 부치시는 방법을 사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제 생각에는 쓰던 살림들 중 깨지지 않을 것들을 이렇게 부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독일로 짐을 배로 부치면 약 2-3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다음 계절의 옷이나 당장 보지 않을 책, 없어도 당장 생활이 곤란하지 않은 물건들은 아는 분의 주소로 출국하기 전에 부치세요. 만일 아는 분이 없으면 가족들에게 부탁하셔서 본인의 주소가 정해지고 난 후에 부쳐달라고 하시던가요. 우체국을 통해서 부치시거나 탁송 업체들에 의뢰하실 수 있습니다만, 탁송 업체의 경우는 당연히 요금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어디를 통해 보내건 부치는 내용물이 무엇인지 가격은 얼마 정도 되는지 분명히 명시해야 하고, 만일의 경우 분실될 수도 있으니 영수증 등은 꼭 보관하세요.

다음 편에서는 독일의 어학 시험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99/09/15


'195.93.65.162'윤재호: 유학준비 [02/13-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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