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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전후] - 유학직전에 챙겨야할 것들을 중심으로 독일 본에서 유학하신 미리내님이 주로 정리하신 내용입니다.

유학을 오기까지1 - 유학을 결심하면서   

미리내 이름으로 검색 2002-01-12 (토) 07:18 17년전 38375  
1. 이 글을 올리면서...

독일로의 유학을 최근에 감행한 사람으로서, 저의 유학 준비 경험을 소개하는 것이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컴퓨터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으실 분들 중 제가 할 모든 이야기들을 이미 들으신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제가 조금 부정확한 정보를 올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의 지난 5개월간의 경험을 정리하는 것이라, 사실 철저히 저의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여러 상황에 참고가 될 어떤 내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한국에서 독문학을 전공했으며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친지 4년이 되었고, 서른 세 살의 여성입니다. 앞으로 제가 한국에서 쓰게 될 박사 논문을 위한 자료도 수집하고, 독일어와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 배우려고 지난 3월말에 본Bonn으로 왔습니다. 현재 본 대학 부설 어학 코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2. 유학을 결심하면서...

그야말로 "이 나이에" 이렇게 독일에 오게되기 까지는 참 망설임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의 석사 과정 동기들은 대부분 5-6년 전에 석사를 마친 직후 독일로 유학을 떠났었습니다. 저는 박사 과정에 진학을 했었고, 처음엔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장기 유학을 하려는 계획, 즉 독일에서 박사 논문을 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개인적인 사정이 변화되기도 하였고, 또 장기 유학을 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 같지도 않아서 일 년의 단기 유학을 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일 년을 다녀올까 6개월을 다녀올까 아니면 독일 문화원 등에서 제공하는 2개월 정도의 어학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할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독일 문화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혹은 독일 대학에서 제공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따라 독일에 다녀오면서 자료 수집도 병행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경험을 들어보면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6개월 이상 독일에 있고자 하는 경우는 대학에 입학 지원서를 보내 입학 허가를 받아 학생의 자격으로 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환율 차이는 차치하고서라도, 독일에서는 학생 자격이냐 아니냐에 따라 주어지는 혜택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경비 면에서, 그리고 우리 나라 사람은 무비자로 독일에 3개월 이상 체류할 수 없기 때문에 비자를 얻기 위해서라도 대학에서 입학 허가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입학 허가를 얻기 위한 절차가 본인의 수고를 요구하고, 어디에서든 6개월 이상을 지낸다는 것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생활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2-3개월을 체류하는 것보다는 준비할 것도 많고 초기 경비도 많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그 프로그램을 제공한 곳에서 숙소 등 여러 가지 것들을 다 해결해주기 때문에, 그리고 기간이 짧아서 생활의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경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편이고, 기간이 짧다보니 독일이나 독일인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생각되었습니다.

6 개월 이상의 연수를 계획한다면, 6개월이냐 1년이냐 혹은 2년이냐는 순전히 자신의 여건에 달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은 거의 비슷하니까요. 경비 면에서 볼 때, 독일 대학에는 등록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체로 한 달에 기본적으로 1,300 마르크 정도의 생활비가 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도 주(Land) 마다 차이가 많습니다. 남부 지역일 경우에는 물가가 더 비싸고 학생에 대한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조금 더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단기간 연수를 하게 될 경우에는 아무래도 여행비나 책 값, 복사비 등이 장기 유학생들보다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평균 생활비를 좀더 높게 책정하여야 합니다. 물론 자신의 생활 스타일에 따라 또 차이가 있겠죠. 어쨌든 월 1,300 - 1,500 마르크 정도는 기본적으로 예산하셔야 할 것입니다.

짧은 기간 체류하면서 이곳에서 일을 해서 생활비를 조달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어느 일자리든 독일어가 어느 정도 통해야 가능하고, 어학 코스에 있는 동안에는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비자만을 받기 때문에 불법적인 일자리(Schwarzarbeit라고 합니다)를 구해야 하는데, 이런 일자리가 근로 조건이나 임금이 제대로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들어본 Schwarzarbeit의 일자리로는, 심야 시간의 술집 종업원이나 호텔의 Zimmerm dchen 등인데 노동 조건이 열악하고 임금이 박하고 노동강도가 무척 높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하면서 생활이나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단기 연수를 계획하시는 분들이나 혹은 장기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도 일단 최소 6-7개월의 생활비는 확보된 상태에서 오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6개월이라는 기간을 설정한 것은 이곳 대학(Universitaet)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어학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이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보통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자마자 이 시험에 합격하면 모든 일이 무난하겠습니다만, 그러기가 쉽지 않고, 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거나 어학 코스에 다니게 될 경우는 그 동안 노동 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독일 대학의 어학 시험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 독일 대사관을 통해 일단 3개월 짜리 비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일에 와서 자신의 입장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다시 3개월의 비자 연장을 받거나 아니면 1년 동안 비자를 연장 받을 수 있습니다. 3개월 짜리 비자라는 것이,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기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굳이 비자를 받고 나올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무비자로 독일에 나온 경우 이곳에서 학생 자격을 얻게 되더라도, 정식 학생 비자를 받으려면 다시 한국에 귀국해서 받아 나와야 합니다. 그러니 일단 학업이나 연수가 목적이라면 처음부터 학생비자를 받아 나와야 합니다.

그 다음은 어느 도시로 갈 것이냐, 즉 어느 대학을 선택해서 갈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겠습니다. 일단 구 서독 지역과 구 동독 지역으로 구분해서 본다면, 아직까지 구 동독 지역은 제반 시설이나 생활 환경 그리고 외국인 차별 문제에 있어서 구 서독 지역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교통 시설도 그렇고요. 물론 구 동독 지역이 생활비는 조금 더 싸다고 합니다. 방도 구하기 쉽구요. 저는 단기간 유학이기 때문에 독일의 이곳 저곳에 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인근 국가들도 기회가 닿는다면 방문하고 싶었기 때문에 교통 시설이나 여러 정보를 얻기에 더 유리한 서독 지역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북부와 남부 지역으로 나누어 볼 때, 남부 지역, 즉 Baden-Wuertemberg 주나 Bayern 주는 물가가 중 북부 지역에 비해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에 대한 혜택도 적은 편이고요. 그러나 문화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거나 좀 더 일자리가 많은 대도시를 선호하시는 분은 이 지역의 대학을 선택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Stuttgart, Mainz, Muenchen 등이 이 지역들을 대표하는 대도시들입니다. 그러나 남부 지역은 북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인이 살기에는 어려움이 조금 더 많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와는 달리 독일은 남부 지역이 산악 지대이고 북부 지역이 지대가 낮은 평야 지역이기 때문에 남부 지역이라고 무조건 더 따뜻하고 기후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도시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뮌헨의 경우는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여름엔 무척 덥고 겨울에는 무척 춥다고 합니다. 만일 기후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날씨도 조금 고려하시는게 좋겠지요.

저는 단기 연수의 경우에는 대도시로 가는 것이 좋다는 권유를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독일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베를린의 경우에도 인구는 서울의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대도시라는 것은 이곳에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만, 독일의 생활 스타일이 한국에 비해 호흡이 느린 편이기 때문에, 역시 이곳에서도 대도시에 산다는 것은 서울에서와 비슷한 장단점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비싼 집 값, 어려운 방 사정, 높은 물가, 교통 혼잡과 어디를 가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과 다양한 문화적 경험의 가능성, 활기 넘치는 분위기, 다양한 교통 시설의 편리성, 생활 편의 시설의 우수성 등이 장점에 속하겠지요. 바로 이러한 경우가 남부의 대도시들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중 북부의 대도시들(Koeln, Duesseldorf, Hannover, Frankfurt 등)도 이러한 점에서 비슷합니다만, 남부에 비해 외국인 차별이 적고 학생에 대한 혜택 면에서 조금 유리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베를린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금년 7월부터 본에 있던 정부 시설들이 옮겨가고, 문화적인 가능성들도 무척 다양하다고 하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수도로서 면모를 갖춰가는 베를린의 역사적인 시기에 그곳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 결과, 잠깐 다니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일 년 정도 생활을 하려는 것이면 베를린이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구 동독 지역의 한 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독일이나 유럽의 타지역으로 연결되는 교통이 아직 많이 불편하고, 위치상 동쪽 끝에 있다보니 타지역(구 서독 지역)으로 가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구 동독 주민들과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방 사정 등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물가도 비싼 편이라고 했구요. 그러던 참에 현실적으로도 베를린에서 입학 허가를 받아 날짜에 맞추어 제대로 비자를 받아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비자 신청을 한 후 적어도 한 달은 걸려야 비자가 나오는데, 베를린 대학에서 온 입학 허가서가 한국에 도착한 날짜와 제가 베를린 대학에 도착해야 하는 날짜 사이에는 두 세주 정도의 차이 밖에 없었습니다. 베를린 대학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일단 독일 다른 도시로 온 후 다시 입학 허가서를 독일에서 받은 경우이더군요.

이런 저런 생각 후에 본으로 결정을 하게 된 데는, 본 대학에서는 일단 어학 시험을 보라는 조건이 아니라, 어학 코스로 곧장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입학 허가가 나왔다는 것과, 소도시라는 것, 그리고 주변에 쾰른이나 뒤셀도르프 등이 가깝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문화적인 욕구의 충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와보니 소도시 치고 본이 여러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어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물론 여태까지 제가 쓴 내용은 전적으로 저의 필요와 생각에 기초한 것이라, 다른 상황에 계신 분들은 또 다른 도시의 다른 면들이 장점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서는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199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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