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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려주는 새아리는 낡은 반복의 메아리가 아니라 거창하지 않은 작은 것이라도 뭔가 새롭게 느끼게 해주며, 소박한 가운데서도 문득 작은 통찰을 주는 그런 글들을 기다립니다. 소재와 형식, 문체에 제약이 없는, 제멋대로 자유롭고 그래서 나름 창조적인 자기만의 글쓰기를 환영합니다.

독일 방 구하기가 쉬울까, 복권 당첨이 쉬울까

독일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 전쟁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0건 조회 8,298회 작성일 13-07-12 19:53

본문

현재 독일의 대학에는 250만 명의 대학생이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작년보다 600 000명이 늘어난 숫자다. 그러나 공립기숙사 자리는 약 3%많이 증가했을 뿐이다. 대학의 규모가 큰 뮌헨,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함부르크, 쾰른 등의 도시에서 방 구하기는 특히 어렵다. 조용하고 맘에 들고 대학에 가까우면서도 집세가 비싸지 않은 방을 구하는 것은 '운’에 달렸다 하겠다.

오늘 슈피겔 온라인에 난 몇몇 독일 대학생들의 경험담을 간추려 본다.

마르셀 하게도른 (Marcel Hagedorn 22세 쾰른 대 법학 )
"지금은 현실주의자"

만약 은행가의 딸이 아빠와 같이 방을 보러온다면 그다음은 뻔하다. 나에게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쾰른에서 겪은 일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좋은 동네 였는데 집구하는 여대생의 아빠가 넥타이 정장을 하고 와서 집 관리인에게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유명은행의 로고가 찍혀있는 명함을 건네는 것이었다.

이 순간 가난한 학생으로서 적은 돈으로 대학 근처의 아름다운 방을 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행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지금 현실주의자가 되었다. 수없이 많은 방을 보고 난 후 쾰른 외곽지대에 작은 방을 하나 얻어 살고 있다.
 
versailles-saal-neu3-DW-Kultur-Versailles.jpg

                                  베르사이유 궁 유리의 방
                             물론 학생이면 꼭 이런 방에 살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마리케 에버트 (Marike Ewert, 23 루드빅스부르크 대학 사회복지학)
거절 20번 당하면 절망하기 시작

방을 보러 가자 인사를 나눈 후 주거공동체에 다른 학생들은 내 사진을 찍었다. 벽에는 이미 30명의 지원자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다음 그들은 나와 약 5분간 대화를 했다. 마지막으로 점수를 매기고 엑셀프로그람에 넣었다. 유감스럽게 나 역시 뽑힐 만한 점수가 되지 못했다.
 
이런 방 구하기 ’오디션’은 신경이 아주 튼튼한 사람만 견딜 만하다. 20번 정도 거절을 당하고 나면 자책감에 빠지기 시작한다.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나는 혹시 보수적이고 융통성이 매우 없어 보이는 지", "아니면 너무 직선적인가?"
 
물론 같이 살 이웃은 중요하다. 이 오디션 과정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요즘은 해도 너무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 전체를 "독일은 수퍼스타 이웃을 찾는다"(1)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뮌헨은 가장 심한 곳이다. 오디션 과정 중 심하면 300개의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아멜리 트라웁(Amelie Traub, 25: 함부르크 대학 법학)
집세가 한 번에 60% 올라

벌써 4년째 함부르크 살고 있으며 지금까지 방구하는 어려움은 모르고 지냈었다. 4년 전은 상황이 요즘과는 달랐다. 내가 살고있는 곳은 함부르크 샨채(Schanze)로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동네다. 같이 살던 이웃은 이사를 나갔지만 나는 이 방 두 개짜리 집에 계속 살고 싶었다. 크기는 48제곱미터이고 지금까지 수도세 관리비 등을 합쳐 550유로를 집세로 냈다.

어느 날 갑자기 관리실에서 편지가 왔다. 집세를 800유로를 내라는 것이다. 한 번에 60%가 올랐다. 집을 수리한 것도 아니고 3년 전 그대로이며 아무 이유가 없는데도 그랬다. 집주인은 다른 사람이 이 액수를, 심지어 더 내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이 돈을 내던지 이사를 가라고 했다. 나는 이제 떠나야 한다.
 
 
요제프 오퍼만 ( Josef Opfermann, 19 함부르크 대학 스포츠언론학)
 
작년 10월 작센 안할트의 작은 도시에서 함부르크로 왔다. 학기 초, 주거공동체(WG)에 수백 번 지원을 했으나 방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누군가 전화를 해서 정원이 넓은 오래된 주택에 방이 있다고 연락을 해왔다. 나는 사전에 집을 보지도 않고 이사를 했다.
 
그 집은 정말 오래된 집이었다. 얇은 유리가 끼워진 창문, 전기 난방장치에 겨울엔 극심하게 추웠다. 집 전체에 곰팡이냄새가 나고 부엌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샤워 등 목욕시설이 문제였다. 이 집은 상하수도 연결이 되어있지 않았다. 정원에 대형 하수저장웅덩이가 있었고 한 달에 한 번씩 초대형 하수 펌프자동차가 와서 그 물을 퍼냈다. 집주인인 중년부인은 집 문 앞에 종종 쪽지를 써 붙였다 "하수웅덩이가 다 찼으니 샤워하지 말 것"
 
 
사라 슈튀베(Sarah Stüwe, 21 베를린 샤리테)

학기가 시작되어 급한 대로 베를린 외곽에 사는 친척 집에 머물렀다. 3개월 동안 책상도 옷장도 없이 살았으나 아기들과 노는 법은 배웠다. 베를린에 관광 온 사람처럼 큰 가방 하나만 가지고 살았다.

방을 구하기 위해 40개 이상의 방을 둘러보았고 매번 온갖 증명서를 보여야 했다. 슈파(Schufa), 보증인, 은행의 잔액증명서와 통장, 신분증 등등…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힘이 빠지고 기대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내게도 행운이 찾아왔다. 모아빗(Moabit)에 친절한 주인이 사는 집에 방을 구했다. 3개월 후 내 짐 속에서 내 옷과 물건들을 다시 꺼내는 기분은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다른 옷을 입은 나를 보고 한 친구가 놀라서 내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네 옷은 딱 네 벌뿐인 줄 알았어!"
 
(1) 인기 캐스팅 프로그람 "Deutschland sucht den Superstar"의 패러디
 
 
추천1

댓글목록

yonnie님의 댓글

yonn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어. 저는 학생부부로 뮌헨에 살고 있는데요. 정말 운이 좋게 둘 다 학교에 다니는지라 학생동네 기숙사에서만 계속 살아왔지만 방은 정말 전쟁이죠...... 오죽하면 지하철에다 뮌헨 학생들에게 집 좀 달라고 정식으로 광고를 할까요. 근데 그나저나 함부르크가 고급이라 해도 솔직히 제가 보기엔 뮌헨보다 방세가 싸군요...... 좋은 동네에 방 두 개짜리 집이 warme Miete로 800이면 누구나 덥석 잡을듯요... 물론 방 두 개가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뮌헨 슈바빙 지역에 방 두 개가 학생에게 800일 수 있을까나요. 4년 전에 우니에서 지하철 열 정거장 정도 떨어진 주택지역에 방 두 개인 집이 칼테로 700이 넘었었거든요. 결론은 방 구하시는 모든 학생분들 힘내세요!!

Noelie님의 댓글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럼요  yonnie 님 말씀 처럼 모두 용기를 내세요!
사실, 외국인이라 더 어려운 가 하겠지만, 늘 그런 것 만도 아닌 것 같고요.
독일 학생들도 저런 상황이니까요.

예전에 누가 그러던데. 누가 정원 싸게 빌려주면 튼튼한 천막 치고 살아도 된다고요. 제가 대학생 초기일 때 아직 마르크 Mark 화를 쓸 때 였는데요. 한인 학생 사이에 유행하던 말입니다.

"천막 살려면 천막 있어아 혀"

(천막 = 천 마르크 Mark의 한국식 발음. 당시 작은 기숙사 방세가 200 마르크 정도 였음)

Noelie님의 댓글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자분들의 경우, 겁이 전혀 없는 분이시라면 가끔 싸고 괜찮은 방을 구하실 수도 있지요. 제 지인이 살던 방은 지하였지만 크고 밝고 좋았는데 집세는 너무나 싸더군요.

이유는 방이 공동모지 바로 옆, 3미터 정도 간격을 둔 집 지하층 이였거든요.

  • 추천 2

yonnie님의 댓글의 댓글

yonn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오~ 그거 참 겁없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네요.
그런데 뭐... 설사 귀신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십중팔구 사투리 독일어를 할 테니 서로 무슨 말인지 몰라 괜찮지 않을까요. ㅎㅎ 귀신도 독일 애도 아닌 유학생을 붙잡고 뭘 말할 리도 없을테고요 ㅋㅋ 아니면 싼 방 플러스 탄뎀도 얻는 두 배의 기회일지도요 ㅎㅎㅎ

  • 추천 1

이용혁님의 댓글의 댓글

이용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 그거 좋은데요? ㅋㅋ 안그래도 묘지를 지날떄마다, 한국 공동묘지는 으스스하고 무서운데, 여기는 전혀 무섭지가 않네, 라고 자주 생각했어요. 아마 우리 식이랑 달라서 무서운 느낌이 안 드나봐요.

Noelie님의 댓글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두 안녕하세요?
오늘 좋은 날씨 좋은 주말이죠?

저는 여기 게시판의 '베플' 때문에 가끔 웃습니다. 색이 연어 색이 되는 것까지는 좋은데 맨위로 올라오는 위치 때문에 엉뚱한 일이 자주 생기더군요.

이용혁님의 댓글 '후덜덜'은 실은 자신이 학생으로서 방구하는 현실이 공포스럽다는 의미의, 즉 본문 내용에 따른 '후덜덜' 이었는데 제 귀신글이 갑자기 맨 위로 올라가니까, 귀신 나오는 방이 무서워서 '후덜덜' 이라고 쓰신 것 처럼 읽힙니다..... ㅎㅎㅎ

log9님의 댓글

log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번에 친구하고 만나서 대화하다가 집세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가 최근에 아비투어 시험 제도가 바뀌는 것 때문에 대학가 주변의 집세가 오르고 방 구하기도 힘든거라고 말하더군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최근에 독일 아비투어 시험을 보는 시기를 13학년에서 12학년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시행되면서, 마지막 13학년제 졸업생과 첫 12학년제 졸업생이 같이 한꺼번에 대학교에 입학하는 과도기적 현상(Doppelter Abitur-Jahrgang)이 함께 발생하고 있는지라, 독일 전반적으로 대학생 숫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학가의 주택 수요도 급증하니 덩달아 집세도 올라가고 방도 구하기 더 힘들어 지는 거라고 합니다.

제가 살고있는 NRW 주도 올해부터 12학년제로 바뀌었는데, 이런 과도기에 대비하는지 학교 측에서도 강의실과 기숙사를 추가로 짓고 있고 학교 주변에도 사립 기숙사들이 새로 오픈되는 경우가 좀 있더군요.

토트님의 댓글

토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동네도 요즘 방이 부족한지 옆옆집 사람이 이사간다고 방을 내놓았는데,
그저께 Besichtigung 하러 온 사람들을 보니 여러명이 보고가더군요.

학생수가 다시 줄어들면 거품이 빠질테니..
부동산이나 주택공급업체들도 섣불리 건물을 더 짓거나 하기 곤란해보이기도 합니다.

웃긴건 이와중에서도 대도시들은
학생들은 발도 디디기 힘들
'고급 주택'들 짓는대에는 열성이란거죠 :D

이용혁님의 댓글의 댓글

이용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으로치면 '주공아파트' 같은거 잔뜩 지어서 다같이 적당히 나눠가지면 좋을텐데 말이예요.

Noelie님의 댓글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log9 님, 토트님
안녕하세요?

말씀하신대로 작년부터 그 이중 졸업생 때문에 아닌게 아니라 한꺼번에 신입생이 두배가 되는 주가 많아 난리입니다. 학과 정원수를 임시로 대폭 늘리고, 강의실이 모자라 극장, 교회, 심지어 어는 대학은 축구경기장을 빌려 강의실로 사용, 세계적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었지요.

작년부터 시작, 몇 년 정도의 문제라 마구 새로 지을 수도 없는 일이고요.

어떤 정치가는 예전 군인숙소(Kaserne)에 학생들 보고 들어가라고 하니 누구는 안 간다고 항의고.
암튼 작년부터 유난히 힘든가 봅니다.

Noelie님의 댓글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고, 귀신보다 훨씬 더 정떨어지는 지겨운 남친도 있네요.

여자친구 놀래킬려고 티비에서 귀신이 밖으로 나오는 트릭을 개발했더군요.
남친도 가지가지군요.

동영상입니다.

http://www.focus.de/panorama/videos/schreck-fuers-leben-mann-schockt-freundin-mit-extrem-fiesem-streich_vid_39992.html

아들러님의 댓글

아들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도시들은 좀 나을 줄 알았더니, 외국인인데다 수입 없는 학생이라 그런지 어디든 베를린이나 마찬가지네요. 보눙은 둘째치고, WG 구하기조차 하늘의 별따기구요.
일단은 지금 사는 집 퀸디궁한 상태인데, 이사 갈 도시의 집이 안 구해져서 막막합니다.
군필자로서는 Kaserne도 몇 달 정도까진 살아볼만 할 것 같습니다. 들어온 짬밥 순으로 잡일시키려나요 ㅎㅎ
사족이지만, 왠지 SCHUFA AG는 가맹사들보단 집 구하는 개미들에게서 올리는 수입이 더 짭잘할 듯..

Noelie님의 댓글의 댓글

Noel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규모의 대학이 있는 곳이 아니라면 조금은 나을지도 모르니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꼭 좋은 집 구하시기 바라고요.

짬밥이라는 군대 '전문용어' 가 있군요. 저는 군대를 안 다녀와서 이런 단어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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