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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려주는 새아리는 낡은 반복의 메아리가 아니라 거창하지 않은 작은 것이라도 뭔가 새롭게 느끼게 해주며, 소박한 가운데서도 문득 작은 통찰을 주는 그런 글들을 기다립니다. 소재와 형식, 문체에 제약이 없는, 제멋대로 자유롭고 그래서 나름 창조적인 자기만의 글쓰기를 환영합니다.

독일 미안하다면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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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303회 작성일 01-03-11 10:58

본문

디벨트 발췌, Sonntag, 11. März 2001 Von Dana Horáková

"'tschuldigung!" (촌스럽게 엔트슐디궁이라고 하지말고 이처럼 그냥 슐디궁이라고 하면 된다)

교황도 이걸 했고 클린턴도 했다. 이들은 사과를 했다. 교황은 유태인에게 박해에 대해 사과했고, 클린턴은 아프리카인에게 노예제도에 대해 사과했다. 요쉬카 피셔는 자기가 때려눕힌 경찰관에게 사과했다. (바람피운) 프란쯔 베켄바우어는 부인에게 사과했다. 교통체증 때 내 사이드미러를 건드린 운전자는 미안하다고 소리치고는 계속 차를 몰고 가버렸다.

이렇듯 말하기는 쉬운 법이다. 왜냐하면 그 사과는 거의 수치와 결부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왜 수치가 왜 떨어져 나갔냐고? 수치는 고통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미안"이라는 말은 이브가 "하나님 아빠 미안~해~ 뱀이 그랬지 내가 아니야"라고 하면서 이 말을 써먹은 이래 아마도 자기 잘못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고 할 때 우리가 느끼는 가장 달콤한 유혹일 것이다.

하루도 저명인사의 사과가 없는 날이 없다. 물론 그 사과는 상투적인 공허함속에서 경박하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미안의 과잉생산에 있어 가장 사람을 열받게 만드는 것은 그럴듯함의 소실이다. 왜냐하면 원래 미안하다는 말은 기대되는 참회의 전단계로서만 의미가 있는거다. 피셔 외무장관은 사과를 했다. 근데 그게 그의 참회라고 할 수 있나? 베켄바우어는 자기 부인에게 딴자식을 들키고서야 후회의 제스춰를 보였다. 그리곤 그걸로 그만 쫑이다. 이는 마치 자기가 먹은 밥값계산서를 지불하지 않고 미안이라는 말로 떼우려는 것과 같다. 쿨하게 파르동 한마디 하면 충분하다 그러면 당장 죄의식은 추방되며 양심의 가책같은 것도 슬쩍 쓸어 내버린다. 그리곤 재수가 없었음을 탓하며 다시 똑같은 짓을 한다.

헤어만 브로흐는 " 죄없는자들""Die Schuldlosen" (Suhrkamp; 98 Mark) 이라는 책에서 행위자의 아랑곳없는 뻔뻔함을 분석한다. 이들은 무슨 잘못을 하든지 자기들 시각에서는 이것은 실수일 뿐이며, 그러므로 미안하다는 말 한방이면 족하다. 이런 행동양식은 당연히 죄의 세속화와 말발의 진부화를 초래한다. 특히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규범간의 관계에서 본질적인 규정요인이 상실되어 버린다. 이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희생자는 되려 용서와 망각을 강요당하게 된다.

물론 73세의 스위스 철학자 뷔베처럼 완전히 다른 설교를 하는 이도 있다. 자신의 에세이 "미안합니다""Ich entschuldige mich" (Siedler; 29,90 Mark)에서 그는 점점 많은 대중들이 미안하다는 말을 사용하게 되는 것을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계속해서 종교적인 가치들에 결부되어 있다는 궁극적인 증거로서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는 심지어 이런 이런 사죄의 인플레이션이 고등종교을 향한 외침이라고 주장한다. 이 가치는 국가에 대한 충성, 페어함, 관용같은 가치들과 공통점을 가지고 했다.

참회없는 쏘리는 립서비스Lippenbekenntnis일 뿐이다. 진질한 모습이 함께 해야 사죄도 산다. 빌리 브란트가 1970년 바르샤바에서 무릎 꿇었던 모습이 일테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역사에서 예외적인 모습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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