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5.6 한국의 집권여당인 새천년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민주당 총재직에서 물러난 바 있는 김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통해 관례를 따르게 되었는데, 한국 정치에서는 대통령이 임기 말에 집권당을 떠나 (소위) 중립적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통상적이다. 김 대통령의 임기는 2003년 2월에 끝나며, 그는 헌법에 따라 오는 12.19의 대선에서의 재선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탈당은 지자체 선거를 한 달 남겨두고 있으며 그의 세 아들에 대한 부패 의혹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졌다.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씨는 체육복권 발행과 관련하여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체육복권 발행 허가에 대한 대가로 약 2백만 유로 상당의 현금과 주식이 분배되어졌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차남의 친구를 포함한 관련 혐의자들이 현재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언론들은 5.6 검찰이 다음 주 김 대통령의 3남에 대해 조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검찰은 대통령 아들의 지시에 따라 가명으로 이루어진 주식거래의 행방을 찾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세 아들들에 대한 고발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자신에게는 실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서관이 대독한 탈당 선언에서 이러한 부패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내 아들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포괄적 조사"의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인내를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을 둘러싼 논란들은 지난 몇 주 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청와대는 김홍걸이 주요 혐의자 중 한 사람과 LA에서 골프를 쳤다고 보도한 한 신문에 대해 고소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체육복권 스캔들은 오는 5월 개막되는 월드컵 열기를 덮어버릴 위험이 있는데,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은 월드컵을 자신과 한국을 위한 무대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수많은 부패 스캔들이 더욱 확대된다면 월드컵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는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오히려 작은 문제에 불과할 수도 있다. 집권 여당인 새천년 민주당은 지자체 선거와 대선에서 득표 감소를 우려해야 한다.

77세의 김 대통령을 승계하는 후보로서 새천년 민주당은 과거 인권 운동가였던 노무현 씨를 내보낸다. 그는 한국이 군사독재 하에 있을 때 미군 철수를 주장한 바 있다. 한국에는 현재 약 37,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55세인 노무현 후보는 현재는 더 이상 당시의 강경한 반미 주장을 내세우고 있지 않다. 그는 민주당 후보경선과정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전임 대통령들보다 미국 정부에 대해 좀더 거리를 둘 것임을 시사한 바 있으나, 지난 4월 말 노무현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결정된 민주당의 정강정책에는 한미동맹관계를 국가안보의 기본으로 설정하고 이를 유지, 강화할 것임이 명시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노무현 후보는 가난한 농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그가 대선 선거전에 들고나갈 정책들은 국민들에게 "더 나은 복지국가"를 약속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부의 균형적 분배를 의미한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개혁 노선을 대체로 지속시켜 나갈 것이며 공산 국가인 북한과의 화해정책 역시 유지해 나갈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5년 전 대선 선거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노무현 후보 역시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있다. 만일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들은 엄정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김영삼 전임 대통령의 아들 역시 의심스러운 사업과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선거 개입 때문에 구속된 바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2002.5.7. 번역:고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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