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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폐차지원금 제도(Abwrackpraemie)의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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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17 17:13 조회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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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는 올해 초부터, 낡은 자동차를 새로운 자동차로 교체하는 것을 지원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고 자동차 제조업계의 불황을 타개한다는 목적으로 총 50억 유로의 예산을 편성, 등록된 지 9년이 지난 자동차들을 폐차하고, 새 차(1년 미만)를 구입하는 경우에 2500 유로를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마감은 2009년 연말 또는 5십억 유로의 책정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입니다.

8월 중순 현재까지 180만 건의 지원금이 지불되었거나 지불이 약정된 상태이고, 매일 평균 8000여 건의 신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9월 총선 전에 예산이 바닥날 것이라고 합니다. 9월 예산 소진 때 까지 폐차 지원금제도 덕택으로 판매된 새 차는 모두 약 2백만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비업계가 겪고 있는 문제는, 오래된 차를 가진 운전자들이 수리나 부품 교환을 포기하고, 폐차지원금을 받아, 별 문제없이 타고 다니던 멀쩡한 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하는데 있습니다. 많이 타지 않아 킬로 수는 적고, 점검도 제대로 받아 그야말로 그냥 오래되기만 한 A급 차들도 많이 폐차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영세한 독립 정비업체들은 약 30% 의 매출 감소로 냉가슴을 앓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정비 또는 부품 교체를 해 주던 오래된 차들은 사라졌고, 사람들이 그 대신 구입한 새 차들은 거의 대부분 제조업체의 '무상수리 개런티'가 있기 때문에, 정비업체를 찾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때문에 업계는 내년에 독일 전체의 4만 여개의 정비업체들 중 5천 곳이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고차 시장도 거의 무너져 내렸습니다. 소비자들은 할인된 중고차를 사느니, 차라리 폐차 보조금을 받고 새 차를 구입하자는 생각입니다. 물론 최근의 중고차 가치 하락은 폐차지원금 제도의 도입 때문 만이 아니라, 지난 수 년간 계속된 중고차 과잉 공급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금번 지원금 제도가 기존 중고차 시장의 공급-수요 질서를 혼란시킨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오래된 차들의 가치가 매우 크게 떨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지원금 제도를 다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IWK 경제분석 및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 '지원금 제도 때문에 차의 수요가 인위적으로 앞당겨졌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지원금을 받고 차를 산 사람들은 원래 새 차를 샀을 사람들이 아닙니다.  작년에 비해 개인 구매자들의 비율이 거의 두 배로 늘었지요. 보통 신규 등록 차량의 60% 정도는 업무용 차량인 것이 정상인데, 회사들이 신차 구입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는 다시 업무용 차량 구입이 정상화될 것입니다. 물론 내년에는 올해의 과열된 소비 양상(3천 5백만대-3천 7백만대로 예상)에서 2천 9백만대 수준으로 줄어들긴 하겠지요. 하지만 지원금 제도가 없었더라면 겪었을 경제적 위기와 비교해 볼 때,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추세로 볼 수 있습니다.'

*지원금 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겔젠키르헨 자동차 전문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내년에 업무용 차량 시장이 다시 붐을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그렇게 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기업들은 모두 지출을 줄이고 있으니까요. 또 전체적으로 하향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업무용 차량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습니다. 폐차지원금 제도는 그야말로 경기를 살린다면서 짚으로 불을 때는 꼴입니다. 내년에 많은 정비업체들과 딜러들이 문을 닫는다면, 위기는 그냥 내년으로 연기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50억 유로를 내고 선거 잔치 한 번 거하게 치룬 셈이지요.'

독일 폐차지원금 제도가 경기부양 정책의 대표적 성공 사례인 양 포장되어 홍보되고 있지만(미국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많은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대규모의 제도를 시행하기 전에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미리 여러 방면으로 대책들을 준비했어야 마땅하겠지만,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러기에는 너무 근시안적(kurzsichtig)인 것 같습니다. 많은 차량 정비 기술자들이 연쇄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일은 아무쪼록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Tagesschau 17.08.2009 요약 발췌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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