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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6.15공동 선언 9주년 기념 강연회 참관기( 6.15 유럽 공동위www.615europe.de주최)

---통일과 민주주의에 대한 단상 ----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115회 작성일 09-06-09 23:50

본문

독일 라인강변의 유명한 포도주 산지 뤼데스하임에서 5월30일부터 2박3일일정으로 열린 6.15공동선언 기념강연회에 참가한 한 참가자의 강연회 참관기입니다.
원래 참가자들이 더 많았는데 일부 가버린 상황에서 뒤늦게 찍은 단체사진
지난 2000년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나 도출한 6.15선언 직후 분단시대의 그 한한 갈등이 통일이라는 이름으로 치유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일이 더 이상 표상적이거나 남의 일이 아니라는 기대는 비단 나만의 바램은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근래에 고국에서 들려오는 참담한 소식들이란 결국 바램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인식과 거기에 안주하는 소시민으로의 귀결로 나와 내 일상을 몰아세우기에 충분했다. 덮친 격으로 노 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민주주의자체의 존립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러 젊은 시절 활짝 핀 민주주의시대를 보냈던, 말 그대로 잘 차려진 민주주의라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달랑 올려놓은 빚을 지고 있던 나는 요즘 제대로 정신적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치 끝나지 않을 무서운 악몽이라도 꾸는 듯.....  그러나 희망이라는 선물은 늘 약자의 편이었고 간간히 그 희망이 현실이 되었던 우리 역사가 있었기에 이 악몽에서 깨어 날 수 있으리라 믿고 또한 그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금번 6.15유럽 공동위 강연회 참여는 또 다른 희망을 엿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랄 수 있겠다. 


아주 우연히 지인의 도움으로 2박3일간 라인강변의 고도 뤼데스하임에서 열린 6.15유럽공동위 강연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우선 첫 인상으로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은 것은 라인강변의 아름다운 경관이다. 반은 직업적인 이유로 반은 팔자에 들어있는 역마살로 여기저기 다니는 편이지만 이곳처럼 자연과 인간의 더부살이가 자연스럽게 재현되는 곳도 드물지 싶다. 두 번째 인상은  간담회에 참여하신 분들의 면면이다. 팔순이 넘은 연세가 지긋하신 분부터 아이들이 딸린 가족단위까지 모였지만 행사 내내 그 평화로운 분위기는 잃지 않았고 또한 각자의 가슴에 넘쳐나는 통일의 열망이란 강연회라곤 머리털 나고 처음 참관하는 나에게는 분명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첫날 간단한 인사와 함께 숙소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수도원에서 와인시음시간을 가졌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로마네스크교회당과 넉살좋은 손님들에게 쉴 새 없이 와인병을 들고 나오는 넉넉한 인심의 독일 수녀님, 그리고 박학다식한 김 선생님의 설명으로 진행된 와인시음은 이국적인 정경 외에도 입의 즐거움, 그리고 또 다른 차원의 삶의 방식을 체득한 귀한 시간이었다. 약간의 주의만 들였어도 라인가우 와인의 특성을 잘 배웠을 것을 원체 젯밥에만 관심 있는 터라 주는 족족 다 들이켰더니 말미엔 혀끝이 얼얼했다. 역시 세상의  한한 술중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공짜술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금 확인했던 지적 즐거움(?)의 자리였다. 석식 후 “위기극복과 통일을 향한 소통과 연대를 꿈꾸며”라는 주제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내용 중에 자주 등장했던 “경계인”이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단어를 놓고 의견들이 분분했다. 송 두율 교수의 저서에서 처음 접한 이 단어는 학문에서 필요한 이론상의 표현이고 좀 더 후하게 쳐서 저자 개인의 삶의 경험과 철학을 토대로 설정한 자신의 위치쯤으로 치부했었던 기억이 있다.
토론 후 다시금 나의 교만함과 행간의 의미를 선별해서 읽으려는 무지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통일과 반통일, 민주와 반민주, 상식을 가진 국민과 친일파 찌꺼기들...... 그 한한 경계 어디 멘가 위치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차제에 그 저서들을 다시 한번 정독해야 할 필요성을 되새겨 본다.


 이튿날 오전엔 6.15선언을 기념하며 6.15 Km의 산행이 있었다. 비교적 험한 산행이었지만 가족단위의 어린이들과 청장년,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모두 하나 되어 도와가며 주파하는데 그 의미가 컸고 숨이 찰 만큼 경사진 길, 돌멩이 길, 평평한 길, 잠시 쉬었다 가는 곳, 부담 없는 내리막길 등등이 어쩌면 통일을 향해 우리가 가야만하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묘한 기분이 오버랩 되면서 결코 싫지 않은 주말오전을 보낼 수 있었다.  게다가 김 선생님의 명 해설이 곁들어져 전설과 문학, 그리고 음악이 산행 내내 함께했는데 혹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면 팔자 좋은 사람들의 문화 탐방정도로 보일 만큼 낭만적이고 지적인 경험이었다.  Eichendorf나 Heinrich Heine의 시적 감수성이 이런 풍광 속에서 자연스레 다듬어질 수 있다는데 저절로 수긍할 수 있었고 더욱이 내 아들이 그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릴 만큼 유명한 Johannes Brahms(함부르크출신)의 교향곡 3번  F dur “Wiesbadner” 가 여기서 작곡되었다는 건 처음 접한 사실이다. 아는 만큼 느낀다고 하더니 아들 녀석 오랜만에 아는 곡 하나 나왔는지 아직까지 브라암스 타령이다. 


 점심식사 후엔 그야말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행사에 참여하기 전 그저 적당히 토론 한 번하고 경치 감상이나 하겠거니 하는 나의 생각은 치명적인(?) 오판이었다. 강의, 토론, 강의, 토론, 저녁식사, 강의, 토론...... 그러나 그 긴 시간 한 명도 졸았던 사람이 없던 걸로 보아 명강의와 훌륭한 토론 자세라는 후한 점수가 결코 과하지 않다는 걸 증명한다. 김귀옥 교수의 민족에 관한 강론에서는 역사적인 의미로서의 민족, 사회 및 문화적의미의 민족 그리고 통일을 위해 우리가 받아들여야할 민족의 의미와 우리의 모습 등등 여러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와 질문을 던졌다. 예상대로 토론시간에 격론이 오갔다. 제반의 사회변화와 글로벌세계라는 이름 하에 진행되는 자본의 이동을 통해 민족의 의미가 많이 퇴색한 것이 사실이지만 통일이라는 대명제하에서 아직까지 버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는 주장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어진 정체성 강의 또한 아주 민감한 부분이어서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토론이 이어졌는데 일본에서의 우리 동포들의 정체성이라는 것이 그 역사가 생각보다 아주 길고 그들의 한과 가슴속의 응어리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야멸찬 행태 속에서 다시금 통일의 당위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멀리 중국에서 오신 김 범송 교수의 연변지방 동포들의 정체성 강의 또한 어디 가서 듣기 힘든 귀한 강의였다. 더욱이 본인 스스로 연변지역의 동포로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들이 진솔한 언어로 실타래처럼 풀려나와 많은 새로운 팩트들을 접한 건 차제하고라도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6.15선언 1조에 나오는 우리 민족끼리는 통일의 가장 핵심어 이지만 기실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통일의 의미로서 우리민족)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한 번 하지 않았던 건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재외 동포로서의 지금의 내 모습 또한 통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내 스스로 떠안은 아니면 역사가 내게 준 책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말미에 있었던 노래자랑시간은 모두가 모처럼 실력발휘 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 못한다 안한다하면서도 나중엔 마이크(숟가락)잡고 흥에 겨워 한 가락 멋지게 뽑아낼 줄 아는 여유, 내가 본 우리 민족의 동질성이다. 


“어느 나라를 가던 철조망이 있는 곳엔 미군이 있더라” 라는 김 귀옥 교수의 발언은 처음엔 신선했지만 다음 순간 자괴감으로 이어졌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조국의 민주주의, 민족의 통일이 부정하고 싶지만 미국의 논리에 많이 좌우된다는 이 역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정말 우리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통일을 이루고 더 나아가 아시아의 그리고 세계의 평화에 함께 할 수 있을까? 9년 전 6.15선언을 다시 한번 음미하며 그 실마리를 찾아본다.


 요즘처럼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분양소에 조문을 한다거나 길에서 촛불을 든다거나 인터넷에 정부정책에 반한 글만 올려도 좌익으로 몰려 잡혀가는 세상에서 지난 10년은 차라리 꿈이었을 수도 있겠다. 노 무현 전대통령면전에서 장애인정책을 신랄하고 비판하고 당당하게 항의하던 두 장애우와 그렇게 최고 권력자에게도 반기를 들 수 있는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그 땐 그렇게 부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민주사회의 분위기를 너무 깊이 향유한 나머지 아예 취해버려 민주주의 개념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헌명했던 수많은 민주투사들의 희생을 잠시 망각했던 것 같다. 그 상황이 아주 자연스러운 듯 담담히 받아들인 노 무현 전 대통령이 눈물겹도록 한없이 그리운 오늘 하루이다.


2009년 6월 10일 마인츠에서 윤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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